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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보드게임 #105] 롤앤라이트보단 세트콜렉션?! 만두게임즈 '부메랑호주'

이정규 기자

기사등록 2020-05-20 22:02:55 (수정 2020-05-20 21: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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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게임즈 신작 '부메랑호주' = 게임조선 촬영

최근 롤앤라이트 게임이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롤앤라이트 간에도 어떠한 변주를 주느냐가 게임의 중심이 된다.

예컨대 스타라이트게임즈에서 선보인 '웰컴투'는 카드를 뒤집어가며 앞뒤로 나오는 숫자와 효과를 병행해 다수의 유저가 함께 진행하는 방식이었다면, 행복한바오밥에서 선보인 코린트는 정해진 개수의 주사위를 굴리고 나눠가지는 형태로 진행했다.

이처럼 최근에는 롤앤라이트라는 말이 무색하게 라이트(write)하기 이전의 작업을 독특한 방식으로 채워 넣어 고유의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오늘 소개할 만두게임즈의 '부메랑호주'도 연필로 표기를 하며 진행하는 게임이지만, 주사위가 아닌 카드를 드래프팅하면서 진행하는 드래프트앤라이트 게임의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카드와 시트, 연필이 게임에 사용되는 전부다. = 게임조선 촬영

◆ 카드 드래프트란?

보드게임의 한 시스템으로 일컬어지는 '카드 드래프트(Card Draft)'는 손에 들고 있는 카드 중 한 장을 선택해 본인이 갖고, 나머지 카드를 옆 사람에게 넘기는 식으로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계속해서 한 장 뽑고 넘기 뽑고 넘기고를 반복해 결과적으로 처음 들고 있던 카드 수와 동일한 카드를 가지게 되지만, 자신에게 어울리는 카드만을 뽑아가기 때문에 그냥 랜덤으로 받고 시작하는 게임보다 훨씬 정교하고 운 요소가 적게 핸드가 만들어지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코리아보드게임즈의 세븐원더스나 테라포밍마스 등에서도 익숙하게 볼 수 있는 시스템이기도 하다.


어떤 카드를 가지고, 어떤 카드를 옆 사람에게 줄지 고민하는 것이 드래프트의 묘미 = 게임조선 촬영

드래프트 시스템은 단순히 자신이 좋은 카드를 가지는 것 외에도 매력 포인트가 여럿 있다.

우선 몇 번 돌다 보면 자신에게 돌아올 카드, 남들이 가져간 카드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원수가 많아져 넘긴 카드가 안 돌아오는 게임도 존재하지만, 대인원을 수용하는 게임이 아니라면 대개 자신이 포기하고 넘겼던 카드가 돌아오는 상황이 많아 그동안 상대 플레이어가 어떤 카드를 픽 했는지 대략적으로나마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자신에게 좋은 카드를 픽 하는 것 이상으로 남들의 카드 구성을 방해할 수도 있다. 다음 플레이어에게 가면 안될 것 같은 카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만큼 드래프트 시스템은 견제 요소도 큰 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다음 플레이어 한 명의 점수를 컷하기 위해 견제하면 견제 당한 플레이어와 견제하느라 턴을 소모한 자신 외 제 3자들이 이득을 보기 때문에 견제에 있어서도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다.

드래프트는 결론적으로 더 좋은 핸드를 만들어나가면서, 다른 플레이어의 핸드르 유추하고, 견제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요소가 가미된 시스템이다.

◆ 부메랑호주에서 드래프트란?

부메랑호주의 게임 방식은 매우 간단하다. 카드를 7장씩 나눠 받고, 7장 중 1장의 카드를 부메랑 카드로 지정해 자신의 앞에 비공개 상태로 엎어둔다. 그리고 남은 카드를 드래프트 룰에 따라 옆 사람에 넘기면서 계속해서 1장씩 카드를 픽 하면 된다. 이때 픽한 카드는 비공개로 놔둔 부메랑 카드 옆에 차례대로 올려두면 된다.


각 카드에는 숫자와 기호 2개, 지역기호가 표기돼 있다. 점수와는 별개로 호주 관광지도 그려져 있다. = 게임조선 촬영

7장의 카드가 모두 돌아 각자 플레이어의 앞에 놓이면 부메랑 카드를 모두 공개하고 7장의 카드에 맞춰 자신의 시트를 채우면 된다. 점수를 획득하는 방법은 총 5가지가 존재한다.

- 부메랑 점수: 부메랑 카드에 표기된 숫자와 7번째로 내려놓은 카드의 숫자 차이만큼 점수 받기
- 관광지 점수: 게임 종료 후, 카드에 적혀있는 관광지 기호에 맞춰 시트에 X표시하고 점수 받기, 한 지역을 모두 체크 시 추가 점수 선점
- 수집 점수: 녹색 아이콘에 적힌 숫자 점수 받기, 합이 7점 이하라면 2배.
- 동물 점수: 같은 동물 아이콘 2개당 아이콘 점수 받기
- 활동 점수: 특정 활동 아이콘 1개를 지정하고, 아이콘 개수에 비례해서 점수 받기. 한 번 지정한 아이콘은 다음 라운드부터 지정 불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총 5가지다. 모든 카드에는 숫자와 점수 기호 2개, 관광지 기호 등 4개의 항목이 있는데 이를 조합해 점수를 얻으면 된다. 드래프트 과정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기호를 쏙쏙 뽑아가며 점수를 높이면 된다.


게임이 끝나면 시트에 적힌 점수의 총합을 더해 순위를 정한다. = 게임조선 촬영

◆ 변수가 재미를 만든다

드래프트를 하는 만큼 자신에게 오는 카드에서 최상의 핸드를 만들어가며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여러 플레이어가 겹치는 전략을 짜지 않는 이상 비교적 균등한 점수가 나오기 쉽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의 재미, 플레이어의 점수 차를 만드는 것이 바로 '부메랑 점수'와 '활동 점수'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메랑 점수는 앞서 언급한 대로 처음 뒤집어 놓은 '비공개 카드'와 옆 플레이어가 마지막으로 건네준 드래프트 카드의 숫자 차이만큼의 점수다. 이는 드래프트로 운 요소를 최대한 줄인 게임 상황에서 운을 통한 미묘한 점수 차이를 만들어준다다.


각 플레이어는 가장 왼쪽에 비공개 카드인 '부메랑 카드'를 두고 게임을 진행한다. = 게임조선 촬영

부메랑호주는 1부터 7까지 카드를 각각 4장씩 사용한다. 당연히 최대 점수를 노리기 위해서는 되도록 숫자 차이를 벌리기 위해 가장 낮은 수나 높은 수를 깔아두고 나에게 카드를 주는 플레이어가 그와 반대된 수를 주기를 바라야 한다. 예컨대 1을 깔아둔 상황에서 7을 받으면 6점을 얻을 수 있지만, 2를 받으면 1점 밖에 얻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운이 따라야 하는 부분인 셈이다. 물론 4인 기준 모든 카드를 사용한다면, 공개된 카드와 자신의 손에 들어와 있는 카드, 그리고 1과 7에 그려져 있는 기호 등을 암기해 옆 플레이어의 부메랑 카드를 어느 정도 예측하고 견제를 시도해 볼 수는 있다.

활동 점수는 다른 점수와 다르게 매 라운드 종료마다 4가지 활동 아이콘 중 1개를 선택해 그 개수에 비례해 점수를 얻는 독특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 다른 카드가 매 라운드마다 강제적으로 적용되는데 반해 활동 점수는 자신이 가장 많이 들고 있는 활동 아이콘을 선택할 수도 있고, 심지어 이 점수 계산을 패스할 수도 있다.


카드마다 숫자와 기호 배치가 모두 다르다. = 게임조선 촬영

패스하는 것보다 무조건 1개라도 있는 아이콘을 받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꼭 그렇지마는 않다. 왜냐면 게임 중 한 번 선택한 아이콘은 이번 게임 내내 다시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활동 점수는 다른 점수와 다르게 카드가 많아질수록 제공되는 점수 폭도 커진다. 활동 아이콘 1개는 0점이지만, 2개는 2점, 3개는 4점, 4개 7점, 5개 10점, 6개 15점을 획득하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어쭙잖게 1~2개 모은 건 점수가 미약하기 때문에 이를 포기하고 다음에 더 큰 기회를 노리는 방식이다. 

예컨대 이번 라운드에서 부메랑 아이콘 2개를 모아 2점을 받았다면, 다음 라운드에서 부메랑 아이콘이 우연찮게 5개가 모여도 점수 계산을 할 수 없다. 같은 아이콘은 1번만 점수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때론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할 경우도 존재한다.

문제는 활동 점수 아이콘은 부메랑 카드 1장을 제외하고 나머지 공개된 6장에서도 제법 많이 모아야 하는 만큼 더 큰 점수를 포기했어도 막상 견제를 당하기 쉽다는 점이 문제로 다가온다. 특정 활동 아이콘을 3~4개 모은 상태라면 자신에게 드래프트 카드 주는 플레이어가 해당 아이콘 카드를 주기 껄끄러워 컷하는 상황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변수는 다른 점수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7점 이하일 경우 2배의 뻥튀기를 받을 수 있는 수집 점수나 지역 선점 등 여러 요소가 한 카드에 얽히고설켜 있어 매 드래프트마다 고민의 연속인 셈이다.

◆ 쓰는(write) 묘미 아닌 뽑는 묘미, 족보 만드는 세트콜렉션

사실 부메랑호주는 롤앤라이트의 재미보다는 세트콜렉션의 재미가 핵심이다. 일반적인 롤앤라이트류 게임은 주사위를 굴리거나 카드를 뽑은 이후 그 결과를 어떻게 자신의 시트에 표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바뀌어 간다. 같은 상황에서도 플레이어의 라이팅(writing)에 따라 점수가 변한다.

하지만 부메랑호주는 드래프트를 7장 모두 하고 난 시점에서 점수가 거의 달라지지 않는다. 활동 아이콘을 고르는 선택지를 제외하면 점수 변화는 제로다. 오히려 이러한 측면에서 비슷한 게임을 찾는다면 롤앤라이트 게임이 아니라 보드엠에서 선보였던 '판타지왕국'과 유사한 형태다. 7장의 카드를 모아 카드 간의 기호 연계에 따라 점수를 벌어들이는 셈이다.

덕분에 부메랑호주는 쓰는 재미보다는 드래프트에서 최선의 족보를 만들어 가는 '선택'의 재미가 있다. 

카드와 시트, 연필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인 만큼 어디서든 가볍게 꺼내서 빠르게 즐길 수 있으며, 점수 계산법 자체도 개인 시트에 모두 표기돼 있어 초보자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도 부메랑호주의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다.


시트만 봐도 점수 계산이 절로 된다. = 게임조선 촬영

◆ 그래서 실제로 해본 평은요

- R기자: 선택하고 선택하고 또 선택하는, 선택의 재미가 핵심
- N기자: 부메랑 카드를 잘 던져야 1등 한다!
- J님: 나에게 오는 카드의 상태가?! 욕하면서도 하게 되는 게임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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