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버튼


상단 배너 영역


리뷰/프리뷰

[e편한리뷰] DX:신세기의전쟁, 고퀄리티 시네마틱 RPG에 발번역 같은 것을 끼얹나?

박성일 기자

기사등록 2019-10-17 11:43:22 (수정 2019-10-16 17:39:45)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제보

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에 비슷한 신작은 계속 나오고 안 쓸 수는 없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플레이 시작한 지 딱 1시간 만에 리뷰 타이틀로 결정했다. 모바일 게임은 다 똑같다는 말, 그 식상한 얘기에 이 게임은 조금 다른 시도를 했노라고 말해볼 수 있겠다 싶었다.

모바일게임에서 언뜻 무시되기 쉬운 '시나리오'와 자칫 스킵되기 십상인 스토리를 보여주는 '연출'의 힘. 게임의 전체 분위기 탓에 누군가는 블레이드앤소울을, 누군가는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를 덧붙여보기도 하던데 엌, 사실 거기까진 좀... 물론 그런 비교는 한참 앞서갔다. 하지만 뭐 때문에 그런 말을 했는지 어느 정도 수긍은 갈 정도의 집약을 보여주고는 있는 것도 맞다. 

중국발 MMORPG 트렌드가 대체로 양산형 아닌 척하면서 초반 십여 분에 고급 한정식 코스 요리를 차려놓고 정작 본판에 들어가면 김밥 이쑤시개 찍어 먹는 수준으로 뻔한 낚시를 시도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 게임의 흐름을 낚시라 한다면 최소한 원양어선 수준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게임의 스케일이 다르긴 다르다.

이번 타이틀은 MMORPG 분야에서 다수의 히트작을 론칭한 바 있는 '이펀컴퍼니''DX:신세기의전쟁'. 15일부터 21일까지 CBT 진행 중. 원제는 '용족환상'. 자칫 선입견이 생길 수 있었던 뻔할 타이틀명에서 잘 정했다. 로옹엔터테인먼트가 개발했다. 국내 정식 서비스에 앞서 정상급 걸그룹, 트와이스를 홍보 모델로 내세웠다. 아이돌이나 배우 마케팅에 치를 떠는 분들이 분명 계시겠지만 이 게임은 정식 생활 콘텐츠로 '아이돌 모드'가 따로 있으므로 아예 동떨어진 기용은 아니라고 볼 수 있음.

 

이 게임의 오프닝은 장장 50여 분에 걸쳐서 진행된다. 전에 없던 볼륨감 있는 오프닝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앤소울보다도 길다. 굳이 블레이드앤소울 얘기를 꺼냈는가 하면 사실 연출 기법부터 해서 많은 부분 비슷한 느낌을 받기 때문.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한 그래픽에서 오는 예쁨 그 자체의 캐릭터, 스토리텔링에 충실한 시네마틱 컷씬 활용과 선택지에 의한 분기 이벤트. 풀 더빙된 성우들의 열연을 더해 기존 모바일게임에서 보기 힘들었던 콘솔급 연출을 경험할 수 있다.

근미래 배경의 SF물이지만 드래곤도 등장하고 검과 마법을 사용하는 판타지 색채가 강해서 혹시 모를 호불호는 완충되는 편. 워낙에 힘 꽉 주어 만든,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여럿 등장하고, 대화씬에서 이들의 외모를 살리기 위한 클로즈업 연출이 기본이라 스토리에 관심이 없는 이용자라도 언뜻 스킵 하지 않고 쭉 보게 된다.


이 게임에서 가장 많이 보게 되는 구도 = 게임조선 촬영

튜토리얼에서 주인공 무시하고 핍박하는 애들한테 열 낼 필요 없다. 어차피 다 죽거든. 초반 등장인물들에게 미처 애정이 생기기도 전에 참극이 벌어져 다소 따라가기 힘든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어차피 그 이후로도 떡밥 가득한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므로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뭐 한 가지씩 숨기고 있는 인물들이 숱하게 나와서 뭐 하나 해줄 것처럼 폼 잡는다. 


오글거리는 대사를 연속해서 선택하면 중2병 성향이 오른다 = 게임조선 촬영

DX:신세기의전쟁의 스토리에 대해 간략하게 말하자면 인간 외에도 악역으로 용족이 등장하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 용혈을 마신 혼혈종이나 고대종이 등장한다. 이런 배경 하에 용족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인간 문명이 발전하여 근미래까지 온 상황. 이들이 이능력을 발휘해서 다시금 대전쟁을 벌이게 되는 스토리다. 주인공과 친구들은 불법적인 용혈 실험 하에 탄생한 일종의 모르모트로, 자신을 이용하고 비참하게 정리한 흑막을 찾아 복수하게 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직업은 크게 4종. 검객, 거너, 집행자, 영술사로 이루어져 있다. 화려한 그래픽으로 표현된 캐릭터에 자동 사냥이면 섭하지. 장르는 MMORPG 지만 실제 액션 RPG 수준의 액션 패턴과 콤보를 구현해놨으므로 이런 부분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직업별로 남, 녀, 소녀 외형를 선택할 수 있다.


직업과 외형 선택이 자유롭다 = 게임조선 촬영

어느 직업이나 다 쓸어 담는 것은 똑같다. 이 게임의 외형에서 오는 만족보다 크므로 이 부분을 잘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펫이나 탈것 역시 상당 수준으로 구현했다. 원래 중국 MMO 에서 펫이나 탈것은 상당한 효자 콘텐츠이기도.

무엇보다도 협동 플레이를 필요로 하는 던전 구성력이 괜찮다. 공략이 필요한 보스들의 패턴도, 액션 어드벤처 수준의 기믹을 통과하고, 각자 맡은 퍼즐을 풀어야 하는 것도 존재하더라. 보스에게 죽는 것도 죽는 거지만 함정에 걸려서 죽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전투를 돕는 자동 전투 시스템이 있지만 던전만큼은 적어도 자동 돌려서 깰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던전 진행 도중 함정에 빠지면 즉사 = 게임조선 촬영


보스전은 익히 아는 그 방식 그대로 = 게임조선 촬영

 

이 게임은 초반부. 모바일 게임이라면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것이라 여겼던) '반복 사냥'의 느낌을 없앴다. 무슨 말인고 하면 그냥 퀘스트 따라 스토리를 하나하나 읽어보고 인물들과 대화하고 벌어진 상황을 해결하며 틀어주는 영상을 감상하다 보면 그냥 레벨이 쭉쭉 오른다.

무의미하게 로비에서 세팅하고, 전투 스테이지에 진입하여 반복 사냥을 요구하는 그런 '모바일 게임적인' 부분을 최대한 배제한 셈이다. 이러한 남다른 흐름은 하루 꼬박 플레이한 이후인 44레벨 즈음까지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 게임은 정말 콘솔 게임처럼 흑막을 밝히고 최종 보스를 쓰러뜨린 후 엔딩을 보면 끝나는 게임인가? 물론 그건 아니다.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어느 순간 레벨 제한에 걸려 스토리를 진행할 수 없게 되는데 이 간극을 메우기 위해 서브 콘텐츠를 이용해야 한다.


어느 순간 레벨 제한에 걸리고 한계가 찾아온다 = 게임조선 촬영

이 순간부터는 여타 MMORPG와 동일한 노선. 거대 보스를 쓰러뜨리거나 각종 보드게임과 같은 미니게임을 하거나 혹은 PvP 콘텐츠일 수도 있다. 이때 해야 할 콘텐츠는 비교적 보편적인 콘텐츠인 셈이다. 서브 콘텐츠를 이용해 레벨업을 하고, 레벨업하면 다시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고, 막히면 다시 서브 콘텐츠를 이용하는 식으로 반복하게 된다. 

일단 메인 스토리 진행만큼은 심각한 번역 퀄리티와 작아졌다 커졌다 하는 음성 지원에도 불구하고 제법 극적인 장면에서 딱딱 끊기기 때문에 뒷 내용이 궁금해서라도 레벨업하게 되더라.


DX:신세기의전쟁 도쿄 시나리오를 하드캐리하는 에리의 극의 '심판' = 게임조선 촬영

 

여기에 조금 더 특이하게 부각된 것이 '아이돌 스타'과 '요리의 길'이다. 요리의 길조차도 단순한 요리 제작 스킬의 볼륨을 벗어나 있지만 대충은 감이 올 것. 아이돌 스타 부분에 대해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플레이어는 자신의 캐릭터를 아이돌로 데뷔시킬 수 있다.


아이돌로 데뷔하여 패션과 댄스 능력을 키워가는 것도 가능하다 = 게임조선 촬영

아이돌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능과 이미지, 능력 등 부가 스탯을 성장시켜야 하는데 이 와중에 자신의 매니저를 고용해서 평판을 관리하기도 하고, 광고를 찍거나 공연 무대에 오르기도 한다. 굿즈를 발행하여 수익을 올리는 것도 가능. 

물론 자신이 가진 재화나 물품, 의상 등이 많다면 숙련도를 올리는 데 더 유리하고 이렇게 등급을 높이면 높일수록 더 다양하고 화려한 일들을 할 수 있음은 당연하다. 일종의 육성 시뮬레이션과 같은 형태다.

 

앞서 스토리와 연출력을 앞세워 脫 모바일 게임으로 실컷 이야기해놨지만 가장 눈에 띄는 단점이자 치명적인 단점은 '번역', 게임 퀄리티를 반도 채 따라가지 못한다.


뭐요? (사실 이 정도는 양반이다.) = 게임조선 촬영

성우들의 연기 자체는 물론 좋다. 하지만 목소리 미스 매칭이 아쉽고, 전체적인 구성은 보지 못한 채 상황만 보고 녹음을 했거나 혹은 인물별로 따로따로 녹음을 한 것인지 인물 성격에 맞지 않게 톤이 제멋대로일 때가 많다. 너무 평면적으로 그냥 상황 상관없이 원 성격 그대로 하는 대사 톤을 자주 보게 된다. 물론 대사 자체도 썩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순수하게 캐릭터성과 궁금증 유발하는 떡밥만으로 멱살 잡고 끌고 가는 스토리.

더구나 텍스트와 성우 음성이 맞지 않거나 아예 텍스트 출력 부분이 엉망이거나 한 것도 여기저기 눈에 띈다. 일례로 '군염 2식 개방!'으로 보이는 기술명도 '군염 2식 열려!'라고 외치는 통에 영 폼이 안 산다.

번역 수준만 두고 말하자면 솔직히 처음부터 끝까지 죄 갈아 엎어야할 수준.

 

사실 최근 모바일게임 트렌드를 보자면 스킬 컷씬만 화려하게 꾸미거나, 중간중간 시네마틱 영상만 집어 넣는 수준의 연출은 많이 봐왔고, 실제로도 많이 시도되고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스토리 연출은 그저 하늘하늘 움직이는 캐릭터 일러스트 세워놓고 대사만 주고 받는 것이 전부. 어차피 전투력만 올리면 되니 어느 순간 스토리도, 연출이랄 것도 없이 신규 장비, 신규 캐릭터만 추가하는 모양새.

게임을 이루는 많은 요소 가운데 스토리란 것은 사실 기대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DX:신세기의전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 모난 곳 투성이다. 하지만 일단 모바일 플랫폼에서 이런 시도를 했다는 것 자체는 높게 사고 싶다. 모바일 게임에 국한하여 적어도 국내 개발작 중에서는 이 정도로 스토리 연출에 힘을 준 타이틀을 본 적이 없다.

다만, 과금을 유도하게 되는 모바일 게임 특유의 형태는 그대로다. 과금 없이도, 콘텐츠 반복 업이도 막힘 없이 진행하길 바란다면 실망하게 된다는 얘기다. 게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대단한 투철한 사명감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래도 이 정도 수준에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을 것.

 

Point.

1. 하이퀄 비주얼+멋진 연출+흡입력 있는 스토리
2. 엉망인 텍스트 와중에도 캐릭터에 매력이 느껴지는 것도 참 대단한 능력
3. 메인 스토리 연출 퀄리티는 계속 유지된다.
4. 국내 게임에는 왜 이런 시나리오 연출이 없을까?
5. 말해봐요. 번역 왜 그랬어요?
6. 초반 플레이 영상 찍다 보니 50분이나 통으로 찍어버림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박성일 기자의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최신 기사

주간 인기 기사

게임조선 회원님의 의견 (총 0개) ※ 새로고침은 5초에 한번씩 실행 됩니다.

새로고침

0/500자

목록 위로 로그인


게임조선 소개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