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버튼


상단 배너 영역


취재

(2보) 신용불량자 전락, 정신과 치료까지... '클라우드게이트' 17억 임금 체불의 비화

배향훈 기자

기사등록 2019-07-19 10:41:09 (수정 2019-07-18 19:40:40)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제보

사회 초년생인 A 씨는 서울에 첫 직장을 구했다. 직원 수 200명이 넘고, 전국 100개가 넘는 스크린 야구 체인점을 가진 회사였다.

그러나 그를 채용한 회사에서 입사 첫 달부터 급여가 지급되지 않았다. 원래 회사가 그런 것인듯, 어디에 마음 편히 물어보지도 못했다. 자식 홀로 상경시킨 부모님께 걱정을 끼칠까 차마 말하지 못했다.

2018년 12월, A 씨의 입사 3개월째, 임금 체불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임금 체불 건에 대해 기다림을 구하는 대표 명의의 사내 메일을 받았다. 회사에 퇴사자들이 대거 속출한 시기도 이때였다.

A 씨도 퇴사를 통보했지만, 회사 측은 동종 업계 이직 시 불이익을 줄 것이라는 말로 퇴사를 막았다. 젊은 패기로 시작한 그의 서울 생활은 단 3개월 만에 차비조차 없어 새벽부터 걸어서 출근하고 점심 식권 단 한 장으로 하루를 버티는 생활로 전락했다.

2019년 2월 그는 결국 퇴직에 '성공'했다. 그가 6개월 남짓 회사를 다니며 받은 돈은 단 100만원 뿐 이었다.

A 씨의 회사는 '클라우드게이트'. 작년 9월 임금 체불 사태가 시작된 이후 9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피해자 150명 이상, 체불 임금 총액 17억(2019년 7월 기준)을 넘는 회사다. 대중적으로는 스크린 야구인 '레전드야구존', 스크린 게임 '레전드히어로즈'로 더 잘 알려져있다.

관련기사 : 레전드야구존 '클라우드게이트' 9개월 간 17억원 이상 임금 체불. 피해자 150명 이상 (클릭)

 


클라우드게이트 및 자회사 레전드야구존의 오동석 대표 = 레전드야구존 홈페이지 발췌

 

■ 신용불량은 기본.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회사 측의 회유와 협박은 A 씨뿐만 아니었다.

B 씨는 회사 인원이 20명 남짓할 때부터 출근한 터줏대감이다. 일은 힘들고, 야근도 많았지만 직원 수 200명이 넘는 회사로 함께 성장한 일원으로서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작년 6월에는 오래 연애해 온 현재의 배우자와 결혼도 약속했다.

하지만 9월 임금 체불이 시작되면서 인생이 되바뀐다.

행복해야 할 결혼은 비용 부족으로 부모님과 지인들에게 손을 벌려 구색만 겨우 맞췄다. 결혼하고도 신혼집을 구하지 못해 오랜 기간 주말부부로 살아야만 했다. 참다 못한 B 씨가 사측에 '출근할 차비라도 지급해줘라'라고 요구하자, 회사 측의 답변은 '그럼 퇴사해라'였다.

B 씨는 현재 5월에 태어난 아이를 책임져야 하는 세 가족의 가장이자 신용불량자이다.

 

기자가 본격적으로 찾아보니 피해자는 너무나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사연 없는 사람이 없었고, 기구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스트레스와 미래의 불안 때문에 퇴직금과 청년 채움 공제를 포기한 것은 물론, 오래전 계획한 출산마저 미룬 C 씨. 수년간 발품을 팔아가며 마음에 쏙 드는 집을 찾은 D 씨는 계약금까지 지불한 집 구매를 끝내 포기해야만 했다.

누구누구가 신용불량자가 됐다거나, 화병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심지어 그 치료비는 고스란히 빚이 된다)는 너무 많이 들어서 일일히 예를 드는 것이 미안할 정도다.

 


2018년 11월 기준 클라우드게이트 임원진 조직도 = 익명 제보자 제공

 

■ 회사 측은 사태 해결 의지 없어. 회유와 협박 뿐...

피해자들이 말하는 회사 측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체불 임금 지불을 요구하거나 퇴사를 통보하면 사측의 태도는 180도 달라진다는 것. "지금 퇴사하면 동종 업계 이직에 불이익을 주겠다", "자금이 돌아 임금을 줄 때가 오면 가장 늦게 주겠다", "지금 회사가 정상화되기 직전인데 당신의 퇴사로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같은 이야기가 주 레퍼토리였다.

하지만 회유와 협박도 이탈자를 막진 못했다. 작년 11월을 기점으로 퇴사자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게 된다.


작년 11월을 기점으로 퇴사자는 급속도로 늘어났다. = 크레딧잡 '클라우드게이트' 정보 발췌

 

■ 대규모 소송으로 번진 체불 사태. 현재도 진행 중...

E 씨는 흩어져있던 피해 퇴자사들을 모아 단체 행동을 제안한 사람이다. 100여 명을 모아 2차에 걸친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서울 북부 지검의 담당 검사는 지나가는 말투로 지검 창설 이래 단일 회사 임금 체불로는 최대 인원, 최대 액수라고 할 정도로 큰 규모다.

E 씨는 "퇴사자 뿐만 아니라 현재도 재직 중인 사람들과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피해도 막심하다"라고 말한다. 이 중에는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양신' 양준혁 전 프로야구 선수도 포함되어 있다.

직원들은 지난 7월 13일 회사 측으로부터 '이번에도 체불 임금 지급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벌써 열 손가락으로는 꼽지 못할 만큼 많이 들은 답변이다. 피해 퇴사자들의 단체 소송을 주관하고 있는 E 씨의 말에 따르면 "날짜만 일주일에서 보름씩 밀릴 뿐 대답은 항상 똑같았다."고 한다.

클라우드게이트는 지난 15일, 체불 계획을 묻는 본지의 질문에 "아직 구체적인 지불 계획인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중국 사업이 잘되면 임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2018년 9월부터 시작된 회사의 방임과 그 회사를 위해 일했던 이들의 고통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2018년 9월 200명이 넘는 직원은 현재 50명 이하로 줄어든 상태다 = 크레딧잡 '클라우드게이트' 정보 발췌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1보) 레전드야구존 '클라우드게이트' 9개월 간 17억원 이상 임금 체불. 피해자 150명 이상
(2보) 신용불량자 전략, 정신과 치료까지... '클라우드게이트' 17억 임금 체불 비화

※ 게임조선에서는 클라우드게이트에 현재 재직 중인 직원, 레전드야구존 가맹점주 분들의 제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으셨거나 관계자 및 해당 건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분들의 제보 바랍니다.
제보) tesse@chosun.com / gamedesk@chosun.com

배향훈 기자의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최신 기사

주간 인기 기사

게임조선 회원님의 의견 (총 2개) ※ 새로고침은 5초에 한번씩 실행 됩니다.

새로고침

nlv2 pikanova 2019-07-19 12:19:35

급여지급을 해달라!!!

nlv3 김뚜웅 2019-07-19 13:31:10

돈은안주면서 일은계속해달라하고 막상 그만둔다하면 불이익을 주거나 태세전환 그나마 6개월체불하다1달치정도 울며겨자먹기로한번줫다는데 이마저도 사직서작성했거나 퇴사예정자는 안줌

nlv19 자일로스슈가 2019-07-19 15:47:32

ㄴ 남아있는 사람들하고 퇴사자들하고 이간질하려는 전형적인 수법입죠 그럴때일수록 사람들끼리 서로 사정 이해해가면서 똘똘 뭉쳐야됨 그래도 재직자들도 퇴사는 안하더라도 싸울땐 같이 싸워줘야 하는데... 파업이든 내부 시위든. 밖에선 당연히 소송전 언론전 들어가고

nlv121_0054 v[O_O]v 2019-07-21 08:06:55

진짜 나쁜놈들이네

nlv2 pikanova 2019-08-05 14:34:45

국민청원 게시판 입니다.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81760

0/500자

목록 위로 로그인


게임조선 소개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