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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e편한리뷰] 전격문고:크로싱보이드, 너무 과했나? 헬적화로 삐끗한 첫 단추

박성일 기자

기사등록 2019-04-30 09:11:24 (수정 2019-04-29 23:2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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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지우고 스크린샷만 덜렁 있으면 그 회사 직원도 무슨 게임인지 분간 못 해, 게임스타트 버튼 누르자마자 나오는 첫 화면에서는 게임에 대한 소개보다 유료 상품 판매 팝업창이 더 크게 떠, 게임성보다 과금 유도가 더 눈에 들어오는 게임들이 많다 보니 어떤 게임을 어떻게 리뷰를 해도 '믿고 거릅니다', '기자 미쳤냐', '입금 완료' 등의 댓글만 달리는 마당에 비슷한 신작은 계속 나오고 안 쓸 수는 없고 그냥 속 편하게 써보는 리뷰.

게임 자체는 참 특이하고 개성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IP 원류의 게임 대부분이 캐릭터만 가져오고, 특징이 되는 스킬 set 몇 가지를 넣은 채 캐릭터팔이, 코스튬팔이에 지나지 않는 게임이 워낙 많았으니까. 음성과 일러스트, 연출까지. 세계관 전체를 아우르는 별도의 시스템 안에서 원작 캐릭터를 충실히 구현한 것만으로도 첫인상이 좋았다.

 

'전격문고:크로싱보이드'. 소드아트온라인,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작안의 샤나,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 리가 없어! 등 국내서도 팬층 두터운 총 24권의 전격문고 라이트노벨 대표 캐릭터들이 총출동한다고. SEGA 와 91Act가 공동 개발했고, 국내 서비스는 '37게임즈'가 맡았다. 하지만 문제는 오픈 이후 바로 불거졌다.

 

게임에 대한 얘기를 하기 전에 이 게임은 먼저 서비스에 대한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겠다. 리뷰 쓰기 위해 플레이한 요 며칠 동안 어찌나 짚이는 부분이 많던지.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현지화 과정에서 해외 서비스에 비해 과도하게 치우친 정책을 펼쳤다가 이 점이 이용자들에 의해 적발, 비교되고 있다는 점이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일명 '헬적화'라고 일컫는 행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일단 편집자 주까지 텍스트만 주절주절 너무 많으니까 자세한 내용은 광고 60초 후 까진 아니고 일단 게임 대표 스크린샷 아래서 계속.

 

 

 

여러 이슈가 있지만 크게 짚을 만할 부분은 총 세 가지. 먼저 해외에서는 단일 유료 재화로 지급되는 '마이고'가 국내서는 무료 마이고와 유료 마이고로 분류되어 같은 행위의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재화를 모아봤자 동일한 콘텐츠를 즐길 수 없다는 점, 10 연속 뽑기 시 A랭크 확정 지급 부분이 삭제된 점(확률이 점점 올라가는 행운 시스템으로 대체됐으나 요구치가 훨씬 더 높으며 이 행운치는 심지어 매일 초기화되어 사라진다.). 해외 서버에서는 S 급 캐릭터를 확정으로 주는 초보자 퀘스트 내용이 국내서는 삭제된 점, 특히, 이 부분은 최초 적용 시 게임 내 알림 창에서는 S급 캐릭터 지급에 관한 룰이 적용되어 있다가 추후 번역 오류를 핑계로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별다른 조치 없이 넘어가는 치명적 번복 행위까지 이루어졌다는 부분이다.

 


공개 이후 번역 오류를 이유로 변경된 캐릭터 뽑기 룰. 변경 전(좌), 변경 후(우)

 


마찬가지로 공개 이후 변경된 초보자 플랜 지급 룰. 변경 전(좌), 변경 후(우)

 

이 밖에도 다양한 부분에서 해외 서버에 비해 더 엄격하거나 특정 보상 및 성장에 필요한 요구 수치를 높이는 등 여러 문제가 지적되고 있는 중. 서비스 지역과 시점이 다른 만큼 어느 정도야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최근 모바일게임 트렌드가 국내 정식 출시되기 전 이미 해외 서버에서 먼저 즐기는 플레이어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해외 서버 정보를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는 요즘 시대에 첫 단추를 잘못 꿰찼다고 하겠다.

 

이슈가 발생한 직후 해명 공지사항에 게임 PM 자랑소개를 하는 바람에 이용자들의 비아냥이 더 심해진 데다가 더구나 스토어에 이런저런 이슈에 대한 항의성 리뷰에 대해 오타투성이의 어눌한 말투의 답변, 혹은 복사+붙여넣기식 댓글이 달려서 이건 돌려서 멕이는 거(?) 아니냐-며 더 조리돌림 당하기도.

 

 

일단 장점부터. 최소한 원작 팬이 보면 쏙 빠져들만한 연출이 가장 큰 장점. 당연하게도 원작 성우를 기용한 점이나 원작 캐릭터들의 능력 구현이 잘되어 있다-고 한다-. 견문이 좁은 기자조차도 보는 맛이 살아 있던 전투 연출. 스토리 진행이나 로비에서 볼 수 있는 LIVE 2D 퀄리티도 매끄럽다. 게임 홍보 전면에 올 핸드드로잉 애니란 표현을 내세울 정도. UI도 최근 트렌드에 맞게 큼직하니 깔끔하다.

 


Lv.5 미코토가 초반 등장한 것도 연출력 때문일 것으로 = 게임조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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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토의 필살 스킬, 초전자포 연출 = 게임조선 촬영

 

스토리 모드, 전투 모드 할 것 없이 게임 연출 전반이 충분히 원작 팬을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 차례대로 각 작품의 주요 인물들을 등장시켜가며 이들이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사건 사고로 마주치는 형태의 구도도 괜찮은 편.

 

다만, 캐릭터를 한 명씩 등장시켜가며 사건을 엮는데 중점을 두고 있을 뿐 원작 자체에 대한 설명은 없기 때문에 얘네가 왜 이렇게 사이좋게 대화를 나누고 있는 건지, 왜 싸우는 건지 이런 요소를 일일이 다 알 수는 없다. 순수하게 원작을 다 알고 있는 팬들을 위한 감사제라고 보는 것이 옳겠다. 짚자면 게임 초기 듀라라라의 시즈오가 던진 자판기가 어떤 과학 시리즈의 미코토, 쿠로코가 있는 곳에 떨어져 시비가 붙는 장면은 원작 팬이 본다면 즐거울 수 있는 부분이지만 모르는 입장에서야 뜬금없는 이벤트로 보일 수 있다는 차이.

 


상징적 장면이지만 원작을 모른다면... 그러고보니 '회'손 역시도 상징적 = 게임조선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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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보이스로 진행되는 대화씬 연출도 좋다 = 게임조선 촬영

 

특히, 전투 모드에서의 연출은 보통의 공격 패턴도, 미코토의 초전자포 같은 필살기 연출 형태도 잘 구현됐지만, 서브 캐릭터와의 연계 플레이 등 등장인물 간의 케미까지 잘 구현된 것이 특징. 캐릭터마다 메인/서브 속성이 있어 메인 캐릭터 즉, 전투 일선에 나서서 싸우는 실제 전투 참여 캐릭터와 서브로 등록되어 연계 공격이나 부가 효과를 주는 서포트 캐릭터로 활용되는 등 쓰임이 각각 다르다. 주로 같은 작품이거나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에 한해 연계 효과가 활성화된다.

 

같은 캐릭터라 하더라도 등급에 따라 완전히 별개의 캐릭터로 인식되지만 다행히 '계승'을 통해 언제든지 더 높은 등급의 캐릭터로 성장치를 이전할 수 있다. 또한, 영령 조각 등을 소모해 캐릭터마다 주어지는 재능을 부여하다보면 낮은 확률로 랭크업이 되는 등 이런저런 의외의 시스템을 보여준다.

 

캐릭터의 호감도를 올려 음성 및 명대사를 오픈하거나 LIVE 2D 로 구현된 고급 이미지를 획득하는 것도 가능하고 같은 복식에도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컬러링 기능을 지원하는 등 팬덤을 위한 요소가 존재한다.

 


캐릭터별 호감도 및 수집요소를 지원한다 = 게임조선 촬영

 

이 게임의 전투는 대전 격투 게임처럼 늘어서서 벌이는 턴제 RPG 형태를 따른다. 일렬로 늘어서 대치하고 있고 대열을 무시하고 공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얼핏 보면 대전 액션 게임의 한 장면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캐릭터별로, 스킬별로 단일 혹은 다수를 공격하느냐-의 형태가 달라질 뿐 기본은 일반적인 캐릭터 RPG 와 크게 다르지 않다. 초중반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어떤 형태의 공격을 가하고, 어떤 연계를 보여주는가-를 '보는 재미'는 확실.

 

전투 방식이 독특. 먼저 모든 캐릭터는 액션 직전에 스킬 포인트를 회복한다. 이 스킬 포인트를 소모해 일반 스킬을 사용할 수 있고, 스킬 포인트를 사용하면 해당 포인트 만큼의 필살 포인트를 얻게 된다. 여기서 스킬 포인트는 캐릭터별로 별도 회복되고 또 쓰이지만, 축적되는 필살 포인트는 공용. 이 필살 포인트를 소모해 사용하는 스킬이 바로 작중 캐릭터의 필살기라고 볼 수 있다. 일부 필살기는 즉시 사용되지 않고, 다음 턴까지 캐스팅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러한 캐스팅 스킬은 브레이크 스킬로 끊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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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설공주(메인)와 키리토(서브)의 필살 연게 공격 = 게임조선 촬영

 

다만, 전투 방식이 색다르기는 하나 대형이 일렬로 늘어서서 많아야 최대 3 vs 3 까지만 구현해서인지, 전투 시 등장하는 최대 머릿수에 비해 하나의 전투가 꽤 오래 진행된다. 쿨타임만 조절하면서 스킬 펑펑 필살기 펑펑 쓰는 것이 아니라 스킬 사용을 위해 포인트를 조절해가며 모으고, 필살기 역시 전체 축적 포인트 중 선택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포인트 축적부터 각종 상태 이상 누적까지 신경써서 제대로 된 필살기를 사용하기까지 소위 '빌드 업' 단계를 차근차근 밟게 된다.

 

즉, 하나의 파티가 파티원 전원이 각자 알아서 내 능력껏 싸우고 주어진 스킬에 따라서 알아서 시너지가 발생하는 구조라기보다는 강력한 공격 한방을 위해 공격 순서대로 차곡차곡 블럭을 쌓아 터뜨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물론 초강력 한 S급 각성 캐릭터가 있다면 다를 수도 있겠다. 이처럼 캐릭터 조합 및 순서에 따라 캐릭터 쓰임, 파티 전체 쓰임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초중반에 단순하게 좋아하는 캐릭터, 고랭크 캐릭터 한둘 뽑아서는 혼자 잘났다고 제 성능을 못 낸다는 점도 큰 단점은 아니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 조금 무거울 수 있겠다. 캐릭터 수집이 느릴 수밖에 없는 무과금, 소과금 이용자는 특히나.

 


성장도 성장이지만 캐릭터 조합 의존도가 높아 단일로 크게 빛 보기 어려운 구조 = 게임조선 촬영

 

기본을 캐릭터 수집 RPG 에 두고 있는 만큼 캐릭터 성장은 캐릭터 레벨업, 스킬 레벨 업, 컬렉션, 성급 성장, 각성 등 수집에 의한 성장 요소가 있고, 당연히 이러한 육성에 필요한 재화를 얻기 위한 각종 서브 콘텐츠가 존재한다. 목적은 달라도 결국엔 싸워서 클리어 한다는 개념 안에서 진행되므로 수행 난이도나 제한이 되는 룰의 차이만 있을 뿐 캐릭터 RPG 에서 다 흔히 볼 수 있는 요소들.

 

 

잘 만들어진 팬디스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원작을 구현하기 위한 세부 퀄리티와 세계관 전체를 아우르는 전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스킬 밸런스 세팅을 해둔 점은 좋게 평가할 수 있겠다. 위 내용을 봐서라도 알겠지만 캐릭터 수집 RPG 전반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아 IP 활용 외 독특한 장점을 딱 내놓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찍어내기식 수집 RPG가 아닌 것은 분명 맞다.

 

하지만 게임 자체의 완성도 이전에 운영에서 불거진 문제가 워낙 커서 포장지가 영 마음에 안 들고, A/S도 불안하다. 이 게임은 대단한 홍보 없이도 참 조용하게 출시됐다. 팬덤에 위한 입소문이 사전예약과 게임 출시 이후 원동력이 됐다고 과언이 아니다. 이런저런 이슈에도 불구하고 순위조차 완만한 오름세로 괜찮다.팬덤의 힘은 크다. 얼마 전, 블리치-사신격투의 CBT 버전 리뷰를 했을 때만 해도 별 놈의 게임 다 리뷰한다고 욕 무진 먹었지만 정작 게임 출시되고 나니까 매출 10위 찍더라.

 

서비스되는 시기도, 런칭 스펙도, 지역도 다르니까 현지화 과정에서 변경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을 수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무언가 차이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어쨌든. 여기저기 노출되는 광고 없이도 순수하게 팬심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IP 의 게임을 기다려온 유저들에게 이런 차별에 가까운 첫인상을 보여서야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기는 정말 쉽지 않을 것.

 

 

Point.

1. 원작 구현은 충실하나 원작 모르면 당연히 재미 반감.
2. 헬적화 이슈가 터지면서 오히려 입소문이 나서 사람이 더 몰린 듯
3. 무과금 진행 시 5스테이지 즈음에 막힌다
4. 뽑기 몇 번 돌려보니 A급은 곧잘 나오는데 S급은 잘 안 나오더라. 확정 없앤 이유가...
5. 중국에서 건너와서인지 샤나가 좋아하는 빵이 파인애플번으로 번역됨
6. 헬적화도 헬적화지만 입장 표명이 늦는 것도 더 문제

 

 

◆ 플레이 영상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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