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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디자인라운드테이블2019, 소규모 개발팀 위한 생존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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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조선= 이정규 기자] 사부작놀이디자인협동조합과 우보펀앤런이 운영하는 제3회 보드게임디자인라운드테이블2019가 16~17일 부산 센텀에 위치한 부산코리아콘텐츠랩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보드게임디자인라운드테이블(BDR)은 독립보드게임개발자에게 다양한 보드게임 정보 공유 및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컨퍼런스 행사다. 오전부터 점심식사 이전까지는 보드게임 체험회 행사가 진행되며 오후 2시부터는 강연자가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강연을 펼쳤다.
 
16일 컨퍼런스에서는 '소규모 개발팀을 위한 생존전략'을 주제로 한 최정희 게임올로지 대표와 '자신의 아이덴티티 만들어 나가기'를 주제로 한 나오타카 시마모토 잇텐 보드게임 개발사 대표, '대만의 보드게임 퍼블리셔로서'라는 주제를 선정한 '데이비드 리우'가 각각 발표했다.
 

Q&A를 진행중인 발표자들 = 게임조선 촬영
 
◆ 소규모 개발팀 위한 생존전략, '그래픽'
 
가장 먼저 강연자로 오른 최정희 대표는 게임올로지 특유의 리테마 패키지를 시작으로 보드게임의 아이디어와 보드게임의 그래픽과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게임올로지는 설립 이후 자체 개발이 아닌 해외 명작 보드게임을 오픈앤플레이라는 브랜드 아래에 독특한 디자인으로 재생산하고 있다.
 

최정희 게임올로지 대표 = 게임조선 촬영
 
과거 베니스 커넥션의 경우 마커를 이용해 'ㅡ'자와 'ㄱ'로 만든 단순한 프로토타입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한 퍼블리셔에 의해 빛을 볼 수 있었지만, 다양한 게임이 쏟아지는 현 상황에서 게임은 단순히 아이디어만으로 굴리는 것이 아니라 그래픽 역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 최 대표의 생각이다. 베니스 커넥션과는 반대로 여러 퍼블리셔가 참여하 캔트스탑의 경우 게임의 디자인, 그래픽에 따라 호불호 갈리는 결과가 나온 것을 보면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셈이다.
 
이 때문에 아무리 멋진 아이디어의 게임이더라도 그래픽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퍼블리셔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중론이다. 이러한 현상은 정보가 넘처나며, 디자이너가 팬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최 대표는 만두게임즈가 출시한 '사그라다'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사그라다의 경우 처음 테마 그래픽이 없는 상태에서는 그다지 매력적인 느낌을 줄 수 없어 여러 곳에서 거절을 당했으며, 이후 사그라다 성당으로 여행을 간 작가가 사그라다 테마를 입히면서 현재의 인기 보드게임 사그라다로 발매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질문에 답변중인 최정희 대표 = 게임조선 촬영
 
한편, 좋은 그래픽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좋은 그래픽에는 게임의 느낌이나 타깃에 맞춘 그래픽이나 게임을 잘 설명해주는 그래픽 등 다양한 그래픽 전략이 있을 수 있다. 게임의 테마를 살린 패키지 디자인이나, 게임이 어떤 내용인지를 강조한 패키지, 게임의 내용을 상상케 하는 패키지 등 다양한 패키지가 있을 수 있다. 특히, 클라스크의 경우 게임의 룰을 패키지에 커다랗게 박아넣는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한, 그래픽을 넣더라도 테마성을 넣느냐 넣지 않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게임올로지가 최근 와디즈를 통해 크라우드펀딩 예고를 한 '타쏘사파리'를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타쏘는 간단한 나무 타일 쌓기 게임으로 원작의 경우 별다른 테마가 없는 추상전략게임이지만, 타쏘사파리는 나무 타일의 길이를 각각 다르게 하고 그에 맞춰 심플한 동물 디자인을 녹여넣어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다양한 리테마 전략으로 오픈앤플레이 만의 개성을 살린 최 대표는 게임의 아이디어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보드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보드게임이 나올수록 그래픽에 대한 고찰이 필수적일 것이라 말했다.
 
◆ 소규모 개발팀 위한 생존전략, '아이덴티티'
 
두번째 강연은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확보한 일본 보드게임 회사 잇텐(ITTEN)의 나오타카 시마모토 대표가 발표했다.
 
잇텐은 2016년 시작을 한 보드게임 업체로 그리 오래된 기업은 아니다. 하지만 나오타카 시마모토 대표는 잇텐이 발매한 게임을 중심으로 다양한 일본 게임을 소개하며 보드게임 디자이너와 디자이너를 목표로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독특한 감성을 이끌어냈다.
 
잇텐의 보드게임으로는 '도쿄하이웨이'나 '하츠텐', '트라이브', '히어컴스더독' 등 다양한 게임을 공개하며 특유의 미니멀하면서도 기발한 게임을 소개했다. 노조미 대표에 따르면 잇텐의 게임은 보드판을 사용하는 게임이 없는 만큼 보드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라기보다는 '아날로그 게임'이라는 명칭으로 부르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이러한 부분은 이전부터 꾸준히 재기되어 오던 내용으로 카드만으로 이루어진 게임을 보드게임이라 평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러한 부분까지 모두 포괄하기 위해서 '테이블게임'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종종 있다.
 

잇텐의 보드게임들 = 게임조선 촬영
 
잇텐은 게임 발매외에도 여러 컨벤션이나 캠페인 등을 진행하며 잇텐 만의 고유 아이덴티티를 살려왔다. 2016년 첫 게임을 출시한 신신생임에도 일본 보드게임 최대 행사 중 하나인 도쿄마켓은 물론 독일 에센 슈필에 트라이브로 참여하는 등 공격적인 활동을 펼쳤다. 사실 에센의 경우 보드게임 작가 입장에서는 세계 최대 보드게임 행사 중 하나이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노조미 대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일단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는 만큼 좀 더 적극적으로 도전해볼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실제 발매되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선보였던 기발한 보드게임을 공개해 주목받기도 했다. 예컨대 판을 보지 않고 진행하는 오셀로나, 도둑잡기 게임인데 룰이 도둑을 잡을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져 한 명이 그만하겠다고 선언해야 끝나는 형식의 개성 넘치는 게임을 공개해 참석자의 웃음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만나서 게임 룰을 확인하고 1년 뒤에 다시 만나 1년 동안 한 행동에 따라 점수를 버는 신기한 게임을 선보이기도 했다.
 

발표 중인 나오타카 시마모토 잇텐 대표 = 게임조선 촬영
 
한편, 단순 기발한 게임외에도 과거의 게임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옛날 게임의 경우 지금과 다르게 규칙서 같은 것이 없고 구전 전승되기 때문에 소실이 되기 쉽기 때문인데, 이러한 과거의 게임을 '형태'나 '도구'로 이용해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시마모토 대표는 실제 놀이를 즐기기 위한 도구가 아닌 종교적, 문화적 유물이나 존재를 게임의 도구로써 인지할 수 있는 사례를 언급하며 룰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규칙을 생각해 나가는 행동을 인간의 본성 내지는 특성으로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관념을 좀 더 확장해 규칙에 따른 결과가 규칙에 따라 진행하는 행위 혹은 규칙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오는 본연의 즐거움을 보드게임에 접목하는 것 역시 새로운 보드게임의 형태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질문에 답변 중인 시마모토 대표 = 게임조선 촬영 
 
◆ 소규모 개발팀 위한 생존전략, '끊임없는 과정의 연속'  
 
마지막 강연은 대만 모아이디어스의 프로듀서 데이비드 리우가 강연에 올랐다.
 
모아이디어스는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2011년 설립한 모아이디어스는 일본 애니메이션 '마마마'를 콘셉트로 한 게임 '위치헌터패닉'을 시작으로 가벼운 전략게임과 파티 게임 등을 선보였고, 이후 2013년에 대만의 대형 보드게임 부스에서 4번째 게임인 '던전 길드'를 선보였다. 이 당시 미국의 유명 보드게임 리뷰어 '톰 바셀'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후 2016년에 문명 테마의 보드게임 '역사의 흐름'을 선보이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이를 통해 킥스타터에 참여할 수도 있었고 2019년 현재 보드엠을 통해 한글판이 공개되기도 했다.
 

데이비드 리우 프로듀서 = 게임조선 촬영
 
데이비드 프로듀서는 모아이디어스의 핵심 활동으로 '해외 행사'와 '리뷰어에게 리뷰 카피를 보내기', '계속해서 양질의 게임을 만들기'를 중점적으로 언급했다.
 
해외 행사는 닫혀있는 사고를 뚫어줄 수 있는 하나의 창구인 동시에 새로운 구매자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인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행동이 쌓일수록 더 많은 피드백을 얻을 수 있고 이는 긍정적인 리액션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는 리뷰어에게 리뷰 카피를 보내는 것 역시 해외 행사 참여에 앞서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관문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한 사람에게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리뷰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게임을 각인시키지 않으면, 해외 행사에 참여하더라도 그 많은 게임 속에서 관객을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모아이디어스는 해외 행사에 앞서 일정 수량의 리뷰어를 위한 카피본을 준비해 발송하는 것 역시 중요한 항목으로 손꼽았다.
 
마지막으로 계속해서 양질의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게임을 만들어 제작한 보드게임을 알리는 것은 물론 이 디자이너가 어떠한 작품을 만들어왔다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 역시 핵심적인 행동 중 하나로 언급했다. 다만, 단순히 계속 만들라는 소리가 아닌 양질의 게임, 업그레이드되어 가는 인상을 주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다. 실제로 모아이디어스는 꾸준히 게임을 만들어가며 해외 리뷰어에게 관심을 받았고 앞서 말한대로 문명 테마의 '역사의 흐름'을 성공적으로 만드는 등 그 결과를 증명해왔다.
 

질문을 경청중인 데이비드 리우 프로듀서 = 게임조선 촬영
모아이디어스의 핵심 활동 외에도 본격적인 게임 제작에 앞선 구상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결과를 질서정연하게 언급하기도 했다.
 
리우 프로듀서가 생각하는 게임 제작의 핵심은 우선적으로 게임을 많이 해서 새로운 매커니즘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매커니즘이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을 모두 경험해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또한, 매커니즘 외에도 다양한 사람과도 게임을 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같은 사람과 계속해서 즐길 경우 한 방향으로 고착되어 경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다양한 사람과 더 많은 매커니즘을, 같은 매커니즘도 어떻게 다르게 적용하는 지를 확인하라는 셈이었다.
 
이외에도 게임을 분석하는데 있어 게임의 타입이나 대상, 매커니즘, 인터액션은 물론 인원수와 길이, 테마, 패키지 등 여러 요소를 결정한 후, 첫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에는 간결하고 명확한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강조했다. 그리고 반드시 규칙서를 제작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쉽게 알아들을 수 있도록 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독립 개발자가 실수하거나 놓칠 수 있는 테스트 플레이나 규칙서 제작 방식에 관련된 다양한 팁도 방출했다. 예컨대 다양한 테스트군을 가질 것, 규칙서는 수정할 때마다 이전 수정본을 따로 저장해두고 왜 수정하는지를 남길 것, 테스트 결과 왜 좋아하는지, 왜 싫어하는지에 대해 확실한 검토 등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때 보다 완벽한 게임이 완성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정규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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