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의 유보율이 사상 최고치인 1400%를 넘어선 가운데 국내 상장게임사들의 평균 유보율은 그를 상회하는 2200%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한국거래소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18개 게임 관련기업의 2012년도 평균 유보율은 2225.0%로 집계됐다. 이는 10대 그룹 소속의 69개사 유보율(1441.7%)보다 약 1.5배 높은 수치다.
유보율이란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내부에 얼마나 쌓아 놓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유보율이 높아지면 현금 흐름에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재무구조가 탄탄한 것으로 평가한다. 반면 투자 등 생산적인 부문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다는 것을 뜻하기도 해 부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게임 상장사들이 국내 10대 그룹의 평균 유보율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데는 게임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산업이라는 점에 기인한다. IT기기 개발업체나 식음료업체들과 달리 대규모 생산설비를 요하지 않는 데다가 이에 따른 부동산 비용 등의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상대적으로 많은 개발 및 운영자금이 투입되는 온라인게임보다 모바일게임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게임사들의 평균적인 유보율이 전년대비 늘어나게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셧다운제 등 정부의 규제강화 역시 게임사들의 투자 발목을 잡는 주효한 원인이 된 것으로 꼽히고 있다.
◆ NHN·엔씨, 자본금 100배 규모 '총알' 확보

18개 게임상장사들의 지난해 평균 유보율이 2225%라는 것은 영업활동과 자본거래 등으로 벌어 들인 돈이 납입 자본금의 22배가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체별로는 한게임을 운영하고 있는 NHN의 유보율이 1만1990.16%로 가장 높았고 엔씨소프트(9962.13%), 게임빌(3215.93%), 위메이드(3055.30%)가 뒤를 이었다.
이 외에도 네오위즈게임즈, 액토즈소프트가 지난해 납입 자본금의 20배, 컴투스, 드래곤플라이, JCE, 엠게임 또한 10배가 넘는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18개 게임사의 지난해 평균 유보율 또한 2011년 2117.87%에서 17.81% 늘어났다.
가장 높은 등락을 보인 업체는 와이디온라인이다. 이 회사는 2011년 유보율 -32.3%에서 지난해 25.29%로 약 두 배에 달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연초와 연말 두 차례에 걸쳐 인력감축을 진행했으며, 웹보드게임 스튜디오 해체 등 사업군 정비를 통해 내실을 다지는 데 힘썼다.
내달 9일 예정돼 있는 미디어데이를 기점으로 공격적인 게임사업 추진을 천명한 바른손게임즈도 지난 한해 동안 유보금 확충에 심혈을 기울였다. 바른손게임즈의 유보율은 2011년 51.99%에서 2012년 90.74%로 늘어났다.
지난해 5배 이상의 당기순이익 확대를 꾀한 게임하이도 전년대비 38.92% 늘어난 328.28%의 유보율을 기록하며, 납입자본금의 3배가 넘는 자금을 내부 곳간에 쌓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 셧다운제 등 정부규제, 게임사 투자 '발목'
유보율 하락세가 가장 높은 곳은 최근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사명을 변경한 플레이위드(구 YNK코리아)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납입자본금과 동일한 유보금을 확보했으나, 2011년(315.53%)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유보율 하락폭이 가장 큰 업체로 기록되게 됐다.
지난해 모바일게임 사업 확대를 위해 광폭행보를 이어왔던 위메이드 또한 전년대비 40.41% 떨어진 유보율을 기록하며 눈길을 모았다. 다만 위메이드의 경우 유보율 감소폭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수치(3055.30%)을 기록, 현금흐름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잉여금이 현금으로만 구성돼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 유보율만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러나 유보율 정도 통해 기업의 투자활동이나 정부의 규제 정도를 가늠해 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지난 한해 게임업계는 강제적 셧다운제, 선택적 셧다운제 등으로 인해 공격적인 사업확대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인 '게임'에 대한 투자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완화 대책이 선결돼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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