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드박스 인터랙티브의 MMORPG '알비온 온라인'이 출시 8주년과 '어비설 뎁스' 업데이트를 기념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알비온 온라인은 샌드박스 인터랙티브가 개발한 판타지 샌드박스 MMORPG로 높은 자유도와 끊임없는 PvP 콘텐츠를 내세워 게이머들의 눈길을 끌었다. 개발진은 어비설 뎁스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콘텐츠 '심연'을 추가하고, 사망 시 장비는 유지하되 인벤토리 아이템만 잃는 새로운 PvP 콘텐츠를 선보였다.
인터뷰에는 샌드박스 인터랙티브 운영 총괄 크리스토프 홈버그가 참여했다. 이하는 인터뷰 전문이다.

샌드박스 인터랙티브 크리스토프 홈버그
Q1. 새로운 업데이트는 신규 플레이어의 정착에 많은 부분을 할애한 느낌이다. 라이브 서비스 기간이 오래된 게임일수록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은데 ‘지금 이 시점’에 더 나아지려고 결심한 이유, 그리고 그럴 수 있었던 개발 환경적인 조건이 있었다면?
크리스토프: 튜토리얼을 완료한 이후, 게임을 계속 진행하는 유저 수가 눈에 띄게 감소하는 현상이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를 통해 초기 구간의 플레이 경로를 개선할 기회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기존에는 플레이어를 샌드박스 세계에 바로 던져 넣고 스스로 길을 찾게 했지만, 이번에는 구조화된 목표와 보상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안내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알비온의 핵심인 자유로운 탐험의 재미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접근이 가능했던 주요한 기반 중 하나는, 1년 전 ‘Paths to Glory’ 업데이트를 통해 도입된 알비온 일지입니다. 이 일지는 콘텐츠 유형별로 분류된 점점 더 도전적인 미션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신규 유저 온보딩 시스템의 틀로서 이상적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초반 구간을 커버하는 새로운 일지 카테고리를 도입했고, 플레이어가 자신에게 맞는 플레이스타일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게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콘텐츠도 차단하거나, 탐험의 재미를 제한하지 않았습니다.
Q2. 튜토리얼 개선은 언제나 환영할만한 일이다. 다만, 이번 변화로 초반 구간의 플레이 타임이 늘어나거나 줄어들게 될까? 전체 일지가 개방되는 시점까지 어느 정도 걸릴까? 친구를 알비온에 납치했다면 내가 속한 커뮤니티에 합류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 걸릴지 궁금하다.
크리스토프: 튜토리얼이 개선되었지만, 운명 보드을 모두 해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운명보드를 완성하는 것은 높은 숙련도와 헌신이 필요한 엄청난 성취이며, 앞으로도 그렇게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선된 튜토리얼의 목적은, 신규 유저에게 게임 내 다양한 활동을 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전보다 채집에 소요되는 시간이 줄었고, 그 대신 초반부터 더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친구를 알비온에 초대하는 경우, 커뮤니티에 합류하기에 너무 이른 시점은 없습니다! 길드는 신규 유저가 실력을 키우고 게임 콘텐츠를 발견하는 데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이며, 이번에 개선된 초반 경험 덕분에, 자신만의 배움의 여정을 따라가면서도 길드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해졌습니다.
Q3. 어떤 이들에겐 알비온 플레이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있지만, 어떤 이들에겐 강력한 장비나 든든한 커뮤니티가 게임 플레이 목적이 되기도 한다. 신규 게이머가 매력적으로 느낄 만한 보상이나 목표가 있을까? 알비온 일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은?
크리스토프: 알비온 일지의 목적은 반드시 보상 그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일지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실버, 학습 포인트, 명성 등은 꽤 유용한 보너스가 될 수 있죠.
하지만 일지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은, 게임 내에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정말 다양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자신에게 잘 맞는 활동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일지가 권장하는 실험과 탐색 자체가 하나의 보상이며, 예를 들어 무기 스킬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결국 자신에게 맞는 빌드를 찾는 그 순간, 엄청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Q4. 장비 손실 위험이 적은 심연은 꽤 매력적인 전장으로 들린다. 엔드 콘텐츠로 향하는 가교 역할을 해줄 것 같은데 게이머들이 심연을 통해 어느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또 어떤 콘텐츠들의 중간다리 역할로 의도했는지 궁금하다.
크리스토프: 정확합니다. 어비셜 뎁스는 알비온의 보다 하드코어한 풀루팅(PvP 사망 시 아이템 전부 드랍) 환경으로 넘어가기 위한 다리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는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전투를 경험하고, PvP 실력을 점진적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이후 플레이어는 풀루팅 오염된 던전에 도전해 보고 싶어질 수도 있으며, 이 던전은 새롭게 추가된 고고학자의 은신처에서도 진입할 수 있습니다. PvP에 익숙해지면, 아웃랜드나 아발론의 길 같은 풀루팅 지역 탐험에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콘텐츠는 소규모 파티, 길드, 혹은 솔로 플레이 모두에 걸쳐 매우 수익성 높은 콘텐츠로 이어지며, PvP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위험 대비 보상의 구조에 익숙해지게 함으로써, 플레이어는 직접적인 PvP뿐 아니라 예를 들어 아웃랜드에서의 채집처럼 더 다양한 고레벨 콘텐츠에 도전할 동기를 얻게 됩니다.
Q5. PVP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칭 로직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강한 상대와 만나면 승리의 성취감보단 패배의 박탈감을 더 많이 느끼지 않겠는가? 기존 콘텐츠와 비교해 심연의 매칭 로직은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궁금하다.
크리스토프: 헬게이트나 오염된 던전과는 달리, 어비셜 뎁스에는 실력 기반 매칭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타이밍이 훨씬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어비셜 뎁스의 관문은 주기적으로 열리기 때문에, 입장 전에 플레이어들이 몰리게 되며 더 많은 인원이 한 번에 매칭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또한 고고학자의 은신처가 중심 진입점 역할을 하면서 충분한 수의 플레이어 풀이 확보되며, 이것이야말로 만족스러운 매칭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Q7. 심층에서 만난 적대 게이머들이 서로 경쟁하는 것을 그만두고 몬스터 처치에만 집중하면 어떻게 되는가? 시간이 지난 뒤 이들 모두 평화적으로 다음 층에 갈 수 있는가?
크리스토프: 이론적으로는 맞습니다. PvP에 꼭 참여할 필요는 없고, 모두가 몬스터 사냥에만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획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전리품의 상당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특히 어비셜 뎁스의 마지막 층에는 단 하나의 매우 가치 있는 보물 금고가 존재하며, 이 금고는 단 하나의 그룹만 열 수 있습니다. 결국 큰 보상을 원한다면 전투를 피할 수 없습니다. 이 구조는 “최고의 보상을 원한다면, 그만큼의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알비온 온라인의 핵심 철학을 잘 보여주는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8. 어느덧 8주년을 맞이했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소감을 들어보고 싶다. 지금까지 개발하면서 게이머들에게 환영받아 기뻤던 콘텐츠, 반대로 스스로의 기대에 못미친 콘텐츠가 있다면?
크리스토프: 정말 엄청난 여정이었습니다! 2017년의 치열했던 출시와, MMORPG 신작으로서 겪는 초기 진통들을 지나, 지금처럼 전 세계적으로 성공한 게임으로 자리 잡기까지 수많은 전환점과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있었죠. 가장 임팩트가 컸던 업데이트를 꼽자면, 2020년에 있었던 'Queen' 업데이트를 들 수 있습니다. 이 업데이트에서는 아웃랜드가 대대적으로 리워크되었고, 거점 점령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했습니다. 개발 리소스도 막대하게 들어갔지만, 결과적으로 엄청난 성공이었죠.
콘텐츠 측면에서 보면, '미스트'는 유저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콘텐츠입니다. 그리고 아직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어비셜 뎁스'도 초반 반응이 아주 긍정적입니다. 완전히 실패한 업데이트나 기능은 사실 기억나지 않습니다. 물론 균형 조정이 필요했던 콘텐츠들은 있었죠. (예를 들면 '나이트폴 수도원' 말이죠.) 하지만 샌드박스 인터랙티브의 강점은 바로 피드백을 빠르게 수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게임을 개선해 나가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Q9. 8주년에 그치지 않고 18주년, 80주년까지 가야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게이머들에게 가장 선보이고 싶은 콘텐츠, 혹은 꿈이 있다면?
크리스토프: 개인적인 바람을 말하자면, 저는 알비온의 크로스 플랫폼 기능이 한 단계 더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정복하지 못한 콘솔 플랫폼이 남아 있으니까요! 물론, 그건 엄청난 규모의 프로젝트가 될 테지만요. 그리고 가장 상징적인 판타지 생물인 '드래곤'이 언젠가 게임 안에 등장하면 정말 멋질 것 같아요.
…물론 이건 그냥 개인적인 희망일 수도 있지만요!
Q10.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게임을 즐겨줄 게이머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크리스토프: 무엇보다 먼저, 정말 감사합니다! 알비온은 대부분의 게임보다도 플레이어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게임이며, 여러분의 열정과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수많은 이야기,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 감동적인 드라마… 이 모든 것은 여러분 덕분이며, 그 덕분에 저희도 계속해서 게임을 개발하고, 이 세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자 끊임없이 동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하신 신규 유저분들, 환영합니다!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합류하고 게임이 성장함에 따라, 알비온은 항상 신선하고 살아 있는 세계로 진화해 나갑니다. 여러분의 에너지와 아이디어는 모든 이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친구들과 함께 플레이하고, 길드에 가입하고, 디스코드나 레딧 등을 통해 다른 유저들과 교류해보세요. 여러분은 열정 넘치는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었으며, 앞으로 여러분이 만들어갈 이야기들을 저희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