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이 주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이하 NDC)'가 6월 24일부터 26일까지 사흘간 판교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다. IP 확장과 기획·개발 노하우, 생성형 AI와 데이터 분석 등 게임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화두로, 총 10개 분야, 49개 세션이 준비됐다.
취업준비생도, 사회초년생도, 아니라면 지금 직업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 어느 누군가들도 자신의 고민에 든든한 조언이 되어줄 이야기를 소개한다. 넥슨의 파트너십사업본부 이주옥 본부장이 진행한 강연 '맥킨지에서 넥슨까지: 커리어 점검하기' 세션이다.

강연에 앞서 그는 파트너십사업본부는 넥슨의 다양한 사업과 외부의 기회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맡고 있으며 국내-외 글로벌 협력사들과 관계 강화, 신규 사업 기회 모색, 글로벌 운영 등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고 소개했다. 지금의 그 일을 하기까지 자신의 커리어에 빗댄 경험을 공유할 것을 밝혔다.
커리어는 우리가 '직업'이나 '경력'으로 볼 수 있지만, 단어의 어원으로 봤을 때 보다 더 역동적인 뜻을 갖고 있다며 평생에 걸쳐 자신이 단련하고, 평생의 여정이라고 봐야 한다고 소개했다. 지금 내가 하는 역할과 업무는 이 과정 중의 일부일 뿐이며 커리어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있을 수 있으나 과정과 목표는 구분해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3개의 국가를 걸쳐 총 4번의 이직을 통해 지금 5번째 직장, 넥슨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그랬듯 모두의 이상은 분명한 목표점에 도달하는 것이겠지만 현실은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며 커리어는 내 직업의 경로라고 표현한다면 길을 걷다 보면 종착점이 있듯이 커리어 역시 그렇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내가 원하는 종착점은 있을지언정 그곳까지 가기 위한 과정은 불명확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통해서 취미와 직업의 영역을 구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신에 경험에 비추어 취미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면 되지만 직업에서는 내가 싫어하는 것을 배제하는 것으로 조금이라도 더 오픈된 마인드로 옳은 추론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삶의 환경이나 그로 인해 구축된 자신의 성향을 파악해야 한다. 물론 첫 직업을 갖는 순간부터 자신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 옳은 판단을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므로 사회 경험을 쌓아 나가며 윤곽을 잡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커리어의 변화는 어떠할 때 찾아오는가? 어떠한 직업을 구하고 열정이 가득한 허니문 시기를 거치면 일명 '현타'가 오는 것은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고민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충동적인 판단보다 냉정하게 분리하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특히, 회사와 직무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는 회사를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신발 브랜드로, 직군을 워커나 구두, 샌들과 같은 신발의 종류로 비유했다. 자신의 불만족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
또, 지금 몸 담은 회사에 대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는 회사의 가치 또는 미션, 리더십, 문화, 성장성, 복지 등이 있을 수 있겠으며 또 이 중에서도 자신이 중요하게 느끼는 항목이 무엇인지를 체크해서 그에 대해 가중치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자신의 기준이 생겼다면 이제는 개인에 회사에 대해 직접 질문을 할 차례다. 그는 면접은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며 개인도 회사와 나의 fit을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했다.
직무에 대한 기준도 중요하다. 강연에서의 예시와 달리 세부 기준은 달라질 수 있지만 그는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테스크, 롤모델, 팀 분위기, 성장가능성, 보상 등으로 소개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성향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고 판단하면 회사나 직무에 대한 안정성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렇듯 자신의 회사에 대한 인식, 직무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하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을 수 있으면 어느 정도의 긍정 시그널과 부정 시그널을 받을 수 있다.
기준을 정립했다면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그는 자신은 '사람'과 '배움', '기여'에 그 기준을 두었다고 설명하며 배울 점이 있는 사람들과 일하고 있는지, 이 업무에서 역량이 강화되고 있는지, 새로운 기회를 받고 있는지, 혹은 이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체크해야 한다는 것. 그 기준에서 비로소 커리어에 대한 변화를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주옥 본부장의 커리어에는 MBA가 있었다. 그는 MBA와 같이 중요한 전환점을 생각해야 할 순간에는 커리어에 대한 리스크 관리, 또,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즉, 무엇을 하더라도 목적을 달성하거나 목적에 가깝게 할 수 있는 결과를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MBA 후 텐센트로 이직하게 됐는데 그곳에서 무려 10년의 시간을 보냈다. MBA를 결심하게 된 목적에도 부합했으며 그에 대한 결과도 이루어냈고, 또 그렇게 새로운 커리어로의 발판을 찾았다고 말했다.

개인은 변화하지만 직무는 중립적이기에 변화를 생각하는 시기가 찾아올 수밖에 없다. 그것은 개인 발전의 영역일 수 있으며 직무에 대한 만족도일 수 있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요소가 충족되지 못할 때, 그 갭이 클수록 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는 텐센트에서의 사업 개발 업무에 대한 만족도와는 별개로 업무 숙련과 반복된 업무가 정체기를 느낀 시점에서 익숙한 분야의 직무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해볼 수 있는 구글로의 이직을 결정했으며, 그곳에서의 경험으로 한국 게임회사들의 글로벌 성공을 견인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구글에서의 가장 큰 수확으로 커리어 목표를 명확하게 정립할 수 있었다며 이후 자신의 기여도가 이미 글로벌 탑 기업이었던 구글보다 막 글로벌로의 태동을 시작하는 넥슨에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구글이라는 회사에 있으며 체득한 인사이트를 활용해 넥슨으로의 이직을 결심했고, 결국 그는 자신의 직무와 그에 따른 숙련, 또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욕구 등을 모두 충족하며 커리어의 상당 요소를 충족하게 됐음을 말했다.
그는 이제 넥슨의 목표에 공감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며, 사업에서는 정도를 걷는 회사이고, 담당하고 있는 직무도 자신의 핏에 맞아 무엇보다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단, 커리어는 내 직업의 리스트가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자신의 사례를 보더라도 무언가 어디에 도달하기 위해 의도한 이직을 알아보며 움직인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직무 안정성, 만족도, 성장성을 생각하며 커리어를 쌓았고, 이를 통해 텐센트에 발을 딛게 되면서 게임 직군에 연이 닿았고, 여기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직무를 경험하며 구글로의 길이 열렸으며, 여기서 한국 개발사들의 서포팅을 통해 넥슨을 알게 됐고, 끝내 한국 게임사의 글로벌 성공을 견인할 수 있는 꿈을 펼치게 됐다고 정리했다.
당연히 그 과정은 평이한 일직선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과정에서는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도 있고, 속도를 늦춰야 할 수도 있고, 뻔한 길을 돌아서 가기도 하며, 아니면 방향 자체를 다시 점검해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길을 걸어야만 발자국이 남듯이 일단 걸어가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지나고 나서 돌이켜봤을 때 내가 어떤 길을 걸어왔고 그 길 위에서 세운 기준들로 조금 더 나에게 맞는 길로 앞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커리어 설계의 중요한 부분임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 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가 내리면 비가 그칠 때까지 맞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산을 구하거나 비를 피하려고 움직여야 하는 것처럼, 회사와 직무는 알아서 변화하지 않는다. 회사와 직무에서 나와의 괴리감을 발견했다면 그 모든 변화를 바꿀 수 있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잊지않고 행동으로 옮기며 커리어의 주도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