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먹] 플라워 던전, 이런 던전이라면 종일 헤매어도 좋아...?

여기사물, 던전용사물을 좋아하는 분들을 위한 인디게임 하나를 소개할까 합니다. 4월 18일 스토브 플랫폼에 정식 출시된 '모조게임즈'의 '플라워 던전'입니다. 장르는 로그라이트 요소를 첨가한 던전 RPG입니다.

좋아하는 분들은 꼭 찾아서 해본다는 도트 그래픽을 차용했습니다. 첫 느낌에서는 고전 JRPG 방식을 차용하되 시스템 대부분을 간결하게 뽑은 느낌입니다.

솔바니아의 남작이 된 플레이어가 영웅들을 고용해 던전을 소탕한다는 이야기 구조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어필 확실한 캐릭터 디자인과 큼직한 캐릭터 일러스트를 적극 활용한 UI 디자인입니다.

시작부터 딱 보면 알 수 있듯이 취향을 저격하는 일러스트에 컨디션에 따라서 조금씩 무너져가는 모습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적들조차 다 미형의 여성 캐릭터입니다.

공격력이 30%나 올라가는 내 든든한 용병이

컨디션에 따라서 상태가 점점...

뭔가 패배하면 아주 험한 일을 당할 것 같은 분위기의 디자인입니다만 이 게임은 15세 이용가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힘들어하는 영웅들의 컨디션 관리를 해가며 던전 깊숙한 곳까지 도달해 보스를 쓰러뜨리고, 또 다른 던전 탐험을 하는 식으로 반복하게 됩니다.

중간중간 랜덤 이벤트가 발생해서 선택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거나 강력한 적과 싸울 수도 있는 등 여러 면에서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전투는 가진 능력을 베이스로 자동 전투, 스킬과 아이템 사용이 가능하다.

전투는 능력치에 따라 자동으로 진행되며, 기본 스킬을 포함해 점차 새롭게 배우는 액티브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만 사실 스킬 연출 효과가 따로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스킬 사용이나 아이템 사용 같은 관여는 할 수 있지만 조작의 느낌보다는 커맨드 선택의 느낌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신중한 선택을 요구하는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다.

던전 탐색은 방향 키를 활용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며, 한 층에 존재하는 재화와 아이템을 모두 수집하고, 함정은 피해야 하며,
이따금 '포털'을 활용해 숨겨진 공간을 찾아내거나, 여러 유물이나 기록 등 수집물도 찾을 수 있습니다. 적당한 플레이 타임으로 이루어진 던전 스테이지 구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사실상 아예 대화가 없는 수준이라 게임 진행 자체에 스토리가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기록물마다 적당한 분량의 텍스트가 준비되어 있어서 약간 비하인드 스토리를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영웅마다 타입과 능력이 다르다.

론칭 기준으로도 17종, 여러 영웅을 준비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크게, 힘 영웅, 민첩 영웅, 지력 영웅으로 나눌 수 있고, 영웅의 스타일이나 스킬 형태에 따라서 육성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게 됩니다.

게임 진행 도중 '추종자'를 영입해서 파티원을 늘릴 수도 있고, 계정 레벨이 올라가면 새로운 영웅이 개방되는 등 반복 플레이의 요소도 준비했습니다. 좋은 장비를 구하고, 신앙, 재능 등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RPG 본연의 재미도 잊지 않았습니다.

RPG에서 빠지면 서운한 동료 시스템

또, 아마도 펀딩의 흔적으로 보이는데, 후원자 영웅이나 후원자 유물 등 게임 내 컨텐츠를 통해 '후원자'를 챙기는 방식도 재미있습니다.

비교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올해 '로스트 소드'가 패배 씬으로 유명했던 만큼 적당한 수준의 패배 씬이나 이벤트 씬을 준비해서 수위를 넘지 않는 선에서의 이미지 수집 등 장점 부각이 있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을 넘어버리면 음지의 여기사물이 되어버릴 테지만요.

1인 개발작으로, 자칫 뻔할 수 있는 로그라이트에 서브컬처 감성을 더해 시선을 잡아두는 기획이 엿보입니다. 다만, 짧지 않은 플레이 타임임에도 플레이 자체가 어느 정도는 반복된다는 점에서 한계도 명확하긴 합니다. BGM이나 캐릭터 음성 역시 전체적으로 사운드가 약한 부분도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개발자 분이 직접 생성형 AI를 사용했다고 밝혔는데, 자금력과 시간이 더 해져 전문 일러스트레이터, 전문 시나리오 작가와 함께 한다면 그것이 추가 업데이트든, 다음 신작이든 더 좋은 퀄리티의 RPG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신작][플라워던전] 이런 던전이면 싸우다 죽어도 여한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