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1(이하 스타1)는 현재 e스포츠 업계의 최고 흥행작이자 10년 넘게 사랑을 받고 있는 종목이다.
이후 스타1의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가 지난해 7월 출시되고, 아직 전작의 인기만큼 달아오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e스포츠로서의 가치를 섣불리 평가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국외시장에서는 스타2가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
그렇기에 수많은 골수팬을 확보한 스타1 게임단들 역시 스타2의 '저력'을 얕잡아보기 어렵다. 게임조선에서는 최강이라 꼽히는 스타1 프로게임단 중 한 곳인 KT롤스터의 이지훈 감독과 스타2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KT롤스터의 이지훈 감독
"스타2 가능성이 무한하다"
▶ 조금 조심스러운 주제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스타2 리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좋게 생각하죠. 전혀 나쁘게 생각할 이유가 없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시리즈 개발사인 블리자드 측과 지적재산권 문제로 마찰이 있을 때는 제대로 신경을 쓸 수 없었지만, 원만히 해결된 요즘에서야 잘 살펴보니 국외에서의 반응도 그렇고 스타2는 e스포츠 종목으로써 충분히 성장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봅니다.
e스포츠 업계를 키우려는 기업이라면 스타2 시장에 '언젠가는, 분명히' 뛰어들어야 합니다. 현재 스타2 리그도 대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어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2를 기업 차원에서 시작할 타이밍은 시장 흐름과 규모를 잘 읽고 난 후에 올 것 같습니다.
또 저는 스타2 업계의 선수든 감독이든, 대부분이 스타1에 있던 분들이라 제법 알고 지내기에 항상 스타2 리그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앞으로 2년가량은 스타1 시장이 계속 이끌어 나가다가 점차 분위기가 바뀌지 않을까하고 생각합니다만, 스타1 리그와 스타2 리그가 따로 시행될지, 혹은 함께 진행될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네요.
▶ 현재 스타2에서 '영웅'이 된 임재덕 선수가 KT의 코치로 있었는데요?
이제는 코치가 아닌 임재덕 '선수'라고 불러야 한다니 뭔가,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 듭니다.
특히 임 선수가 지난해 광안리에서 열렸던 프로리그 직전 코치직을 사임해 우승의 기쁨을 함께 맛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아쉽죠. 친하고 아끼는 동생인데 '함께 우승컵을 잡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랬나 봅니다.
헌데 임 선수도 지난해 GSL(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 오픈시즌2 우승컵을 잡고 많은 상금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기뻤습니다. 저희 팀도 우승하고 그 선수도 스타2에서 우승하고 얼마나 좋습니까? 차라리 두 배로 잘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 혹여나 선수들이 스타2로 전향 의사도 갖고 있는가요?
아니오. 현재 그런 선수는 없습니다. 연습생들은 스타2를 하고 싶어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또 구단 시스템이라는 것들을 무시할 수 없으니 무작정 보낼 수도 없는 일입니다.
특히 스타1은 대기업의 후원을 받고 있지만, 아직 스타2 구단들은 그런 팀이 많지 않아 돈을 벌거나 이름을 알리려면 무조건 선수가 성적을 잘 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나 선수들이나,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죠.
"현재 이영호가 스타2 전향할 가능성은 전혀…"
▶ 팬들 사이에서 '이영호 선수가 스타2로 전향한다면 우승을 휩쓸 것이다'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영호 선수는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든 잘할 사람이라 저도 그럴 것 같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현재 이 선수가 전향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과감하게 이야기해서 모든 코치진과 선수들을 아울러 최고의 명성과 수익을 얻고 있는 선수 아니겠습니까. 이영호 선수는 향후 2~3년 동안은 전향을 생각하지 않고 스타1에서 꾸준히 성적을 낼 예정입니다.
▶ 스타2를 굉장히 좋게 보고 계시는데, 솔직히 얄밉지는 않았나요?
처음에는 스타2 리그 상금이 '1억'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저희 팀뿐만 아니라 모든 팀 선수와 코치진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조금씩 보였던 것이 사실이지만 같은 e스포츠고, 함께 커야 e스포츠 시장이 더 확대될 텐데 뭐 어떻습니까?
선수들은 자신이 더 클 기회를 잡고, 저는 그 기회를 더 확대해 주고 후원해주는 입장에서 오히려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죠.
또 더 많은 팬을 모으려면 스타2리그도 스타2만의 '새 얼굴'이 필요한데, 아직은 스타1 출신 선수의 입김이 큰 것 같습니다. 몇몇 선수가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다가도 금방 위축되는 등 들쑥날쑥 하다 보니까 '아직 더 두고 봐야 알겠구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더 나은 리그 환경을 위해 '레전드'로 불리던 선수들이 힘 써주시고, 다른 선수들도 끈기있게 분발해서 더 많은 후원을 받는 등, 스타2 리그가 더욱 발전하길 바랍니다.
이지훈 감독과 나눈 대화는 두 번째 인터뷰, '이지훈의 인생이야기'에서 다시 이어집니다.
[서연수 인턴기자 sys1emd@chosun.com] [gam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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