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흐름에는 RPG(역할수행게임)와 타 장르 '조합'으로 흥행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도 있다.

RPG는 온라인과 모바일 플랫폼을 아울러 국내 게임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장르로 무협 혹은 판타지 세계에서 나를 대신할 캐릭터(혹은 팀, 펫 등)를 육성하고 아이템을 비롯한 장비를 맞춰가는 과정의 모든 것을 즐기는 장르다.

과정 속에는 내 캐릭터의 강함이나 특별함(개성)을 다른 유저에게 증명해 만족을 얻는 요소도 있고 성장과 장비 수집을 통해 모험 자체를 즐기는 재미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인기 지표인 매출 순위를 보더라도 상위권은 대부분 RPG다. 그러다 보니 RPG는 늘 시장에서 '과다 공급'상태고 이에 기존 게임들과 차별화를 위해 색다름을 더하다 보니 다른 장르와 섞는 조합하거나 타 장르 게임도 RPG요소를 도입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 됐다.

최근 출시한 모바일게임 '슈퍼스타테니스'와 '이터널클래시'도 이런 영향이 반영해 RPG요소를 품고 있고 결과적으로 두 게임은 실제 시장에서도 잔잔한 흥행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15일 나인엠인터랙티브(대표 김성훈)가 개발하고 엔진(대표 남궁훈)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스포츠게임 '슈퍼스타테니스'는 게임명 그대로 테니스를 주제로 한다.

이 게임은 화면 터치를 기본조작으로 하고 한손과 양손 조작모드가 있어 쉽게 즐길 수 있고 실제 테니스와 달리 단 1세트로 승부를 가르기 때문에 짧은 시간을 투자해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나만의 팀을 구성해 캐릭터를 육성하고 장비를 맞추는 RPG요소가 포함돼 있다. 뽑기나 게임 진행을 얻은 캐릭터는 여느 RPG처럼 강화를 해 능력치를 올릴 수 있고 스킬을 투자해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도 있다. 또한 캐릭터 외형장비(코스튬)도 게임에 몰입하는데 한 부분을 차지한다.

이런 요소를 바탕으로 슈퍼스타테니스는 구글플레이 게임 부문 최고 매출 순위 20위를 유지 중이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모바일 스포츠게임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에 해당한다.

2015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벌키트리(대표 김세권)가 개발하고 네시삼십삼분(대표 장원상)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디펜스게임 '이터널클래시'는 모바일 인기 장르인 디펜스와 RPG의 만남이다.

이터널클래시는 7개의 직업별로 독과 냉기, 화염 등으로 나뉘는 속성 영웅들을 기반으로 상대의 기지를 공격하거나 자신의 기지를 방어하는 방식에 영웅의 성장, 강화, 장비 수집 등을 통해 육성시키고 속성별 조합을 통해 전투를 펼치는 디펜스 RPG다.

이 게임은 2일 구글플레이 매출 75위로 시작 3일 57위, 4일 48위 등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넷마블게임즈가 지난해 출시했던 FPS(1인칭슈팅)게임 '백발백중'도 FPS의 기본 방식에 캐릭터에 초점을 둔 RPG요소로 몰입도를 높인 것이 특징으로 구글플레이에서 최고 매출 4위까지 기록한 바 있다.

이와 같이 기본 장르 본연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RPG의 요소를 곁들이는 수준이 아니라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이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내고 있는 것.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타 장르와 RPG의 융합은 단순히 장르를 섞는 형태가 아니라 기본 장르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RPG로 장점을 더하는 형태가 중요하다" 며 "일례로 슈퍼스타테니스가 '실력'을 기반으로 하는 스포츠 본질 대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방식을 선택하면서 캐릭터 육성 및 외형 꾸미기 등으로 몰입도를 살린 사례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temz@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