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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신예전쟁, EP소프트 엄창덕 대표 "게임의 재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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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은 인기가 높아질수록 거대화되고 조직화된다.

온라인게임 태동기 때 자취방에 모여 컴퓨터만 놓고 게임을 만들던 개발사들은 거대한 기업으로 성장했고 이제 기획과개발, 디자인, 홍보, 운영,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게임을 개발하는 시대로 발전했다. '이 게임은 몇 백 명의 인원이 몇 년에 걸쳐 몇 백억을 들여 개발됐다'는 기사는 이제 특별하지 않은 시대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런 세상에도 열악한 조건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소규모 스타트업 개발사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대기업보다 열악하지만 그들만의 철학과 열정으로 게임을 개발한다. 이는 문화의 다양성과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요소이기도 한데 대기업만 남아있는 산업은 고인물처럼 썩어버리기 일쑤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하는 EP소프트의 '엄창덕 대표'도 그런 개발사의 수장들 중 한 명이다. 엄대표에게 지난 6월 1일 출사표를 던진 '신예전쟁'을 통해 스타트업 개발사의 진솔한 얘기를 들어봤다.

필자는 엄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 다른 인터뷰이들과 다른 점 두가지가 눈에 들어왔다. 첫번째는 신경쓰지 않은 듯 편안한 복장이고 두번째는 빈 손이라는 점이다. 여태 만났던 인터뷰이들은 소위 사진발을 위한 복장을 갖추고 어떤 질문에도 답할 수 있는 방대한 자료를 들고 왔었다.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이 총과 총알을 준비하듯 말이다.

필자로서는 인터뷰를 가벼이 생각하는 것 같아 심기가 불편했는데 첫 질문을 하고나서 바로 생각이 바뀌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게임은 잘 되고 있나요?"
"솔직히 신예전쟁 잘 안되고 있죠."

필자가 수 년간 들어온 답변은 '많은 관심 속에 성황리에 서비스 중이다'에 몇가지 미사여구를 포함한 답변이기 때문이다. 그는 성격상 포장하거나 과장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있는 그대로 대답할 생각이니 복장과 자료가 필요없었겠다고 생각하니 필자는 다른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인터뷰 재미있겠다...'

◆ 게임은 역시 죽고 죽이는 맛이죠.

엄대표는 자신이 EP소프트의 대표이기 이전에 한 명의 게이머라고 밝혔다. 그는 리니지, 뮤, R2 등 PVP 중심의 대작게임을 오래 플레이한 게이머이기도 하며 그렇기 때문에 전투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를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인지 신예전쟁을 대표하는 콘텐츠를 묻는 질문에 단숨에 PVP라고 답하기도 했다.

엄대표는 "신예전쟁은 서양신화를 바탕으로 한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활수행게임) 웹게임으로 중국 개발사 텐진과 합작해 개발했다"고 말했다. '재미없는 게임은 반드시 망한다'는 철학으로 기획과 개발 부분에 많은 투자를 했음을 강조했는데 그래서인지 게임 퀄리티에 대해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홍보를 못했어요. 그래서 안됐어요.

그러면 '왜 신예전쟁이 안되고 있다 생각하나?'는 질문에 "홍보를 못했다. 그래서 안됐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재미있는 게임만 만들면 된다는 생각에 최고의 개발자를 모아 게임을 만들었지만 홍보에 대한 부분을 간과했다는 것.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던 홍보 대행사는 돈만 받고 잠적해버려 생돈 3000만원과 아까운 시간을 날리는 아픔도 있었다.

"스타트업 회사는 아무래도 미흡할 수 밖에 없다. 노하우는 부족했고 믿고 맡겼던 사람에게 배신도 당했다. 손실은 크지만 비싼 공부를 한 것 같다."며 "그래도 우여곡절 끝에 개발한 게임이라 이렇게 끝낼 생각은 없다"며 웃음을 보였다.

◆ 파주에도 번듯한 게임사 하나 있으면 좋잖아요?

EP소프트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하고 있는데 대부분 게임사들이 서울과 판교에 둥지를 트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이에 대한 엄대표의 말은 짧고 간단했다.

"EP소프트는 단순히 게임을 만들어 서비스하는 기업이라기보다 지역과 상생하는 기업이고 싶다"며 "파주에도 번듯한 게임사 하나 있으면 좋잖아요?"라고 답했다.

실제로 EP소프트는 파주 지역 구인구직 전문사이트인 '오라인(Oline)'과 파주 종합 홍보사이트인 '파주GO'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두 사이트는 파주민들을 위한 사이트로 파주시청의 의뢰로 무료에 가깝게 서비스 중인 사이트라고 한다.

◆ 성공보다 중요한건 내가 플레이 했을 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

엄대표는 EP소프트가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 답했다. 참 식상한 답변이었지만 철학은 있었다. 기업으로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게임의 재미를 포기하면서 추구할 생각은 없다는 것. 나도 한 명의 유저로서 나와 유저들 모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EP소프트의 목표라는 것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곧 신예전쟁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할 것이다.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필자는 인터뷰 말미에 "우리 게임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통상적인 대화로 인식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왠지 흘려듣지 않고 돌아와 게임에 접속해본다. 엄대표의 인간적인 면에 끌린 것도 있지만 그가 자신있게 말하는 "우리게임 재미있다."라는 말이 사실인지 게이머로서 호기심이 더 컸기 때문이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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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v45 호도르 2015-06-15 16:59:22

ㅋㅋㅋ 사장이 우리게임 안된다고 하는건 첨보는듯 왠지 끌린다

nlv38 스포어가대세 2015-06-15 17:47:00

솔직히 웹게임은 취향이 아니라 안하겠지만 사기까지 당했다니 응원하겠습니다

nlv23 리리라라로 2015-06-15 18:16:38

이것또한 홍보~ 하지만~ 웹겜은 이빠이과금~

nlv29 소라와오이 2015-06-16 16:49:50

ㅋㅋㅋ 사실 홍보 냄새가 나긴하지만 그래도 홍보방식이 독특해서 재밌네요

nlv30 거대한XX 2015-06-16 18:06:07

사실 회사 사장이 나와서 인터뷰하는거 자체가 홍보가 목적 아님? 뭐 그리 까칠함? 결국 게임이 잼있으면 하는거고 아님 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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