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시적 | 2014-04-25 10:21
소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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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갓삿
2014-04-2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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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대변인의 브리핑 자료를 낚아채는 모습이 한 방송사 뉴스를 통해 생중계된 것이다. 물론 회사 선배들은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제는 그 장면이 캡처돼 인터넷에 돌아다니는데다 영문을 모르는 네티즌들이 “기자는 저렇게 해도 되느냐”는 오해를 한다는 거다.
이 기회에 사건의 내막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2013년 12월 3일,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4자회담을 열고 국회 국정원개혁특위와 정치개혁특위 설치에 합의한 날이었다. 그간 여야간 접점을 찾기 위해 만나고 헤어지기를 수차례, 극적으로 합의문을 도출한 시각이 이날 오후 8시 30분쯤이었다. 일간지는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배달되는 신문을 마감해야 하는 시각이 오후 9시. 대략적인 합의 사항은 미리 취재해 기사를 써뒀지만 정확한 내용은 합의문을 봐야 했다.
여야 대변인이 국회 정론관에서 합의문 발표를 마쳤을 땐 이미 오후 8시 37분. 기사를 수정하려면 1분 1초가 급했다. 결국 낭독이 끝나기 무섭게 대변인의 합의문을 빼앗다시피 해서 뒤쪽에 있는 복사기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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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갓삿
2014-04-2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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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 : “아니 그걸 가져가면 어떡해~”
나 : “죄송한데 복사만 하고 드릴게요~”
그 순간 대략 이런 대화가 오갔던 것 같다. 고스란히
TV 중계가 되고 있다곤 상상도 못한 채….
이 사건을 계기로 별명이 하나 생겼다. ‘기자소녀 네티’(90년대 인기를 끈 일본 애니메이션 ‘천사소녀 네티’패러디. 마법으로 물건을 훔쳐 어려운 사람을 돕는 내용). 엄밀히 말하면 도둑 취급이지만 나름대로 정당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좀 위안이 된다. 마감의 압박에 허덕이는 기자들, 특히나 빨리빨리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고해야 하는 ‘말진’ 기자들을 대표해 ‘선의의 도둑질’을 했다고나 할까.
이왕 이렇게 된 거 한 가지만 덧붙여야겠다. 가능하다면 각종 브리핑 자료들을 5분 정도만 일찍 이메일로 배포해주면 어떨까. 아무리 취재환경이 열악해지고 취재경쟁은 더 치열해졌다지만 몇 시간 후면 다 알려질 ‘시간차 단독 기사’에 목숨 거는 기자들은 많지 않다. 브리핑 이후 기사화를 전제로 배포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고 본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23&oid=358&aid=000000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