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산봇]깜여 | 2013-09-1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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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니안
2013-09-1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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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제작이란 게 TV시리즈 기준으로 매주 한 편 만드는데 수천수만장씩이나 되는 그림을 그려내야 하는데, 일본에 있는 메인 제작사 하나의 인력만으로 원화, 동화, 채색 기타등등 모든 작화 작업을 빠듯한 납기 스케줄 안에 소화해낼 수는 없지요. 말 그대로 살인적인 작업량이니까요.
그렇기에 실제 애니메이션 제작 작업은 공사장 노동판이나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처럼 고도로 노동집약적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한정된 재원 내에서 가능한 많은 노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작업해야 하는 분량을 나눠서 외부의 다른 회사들에 하청 작업을 의뢰합니다. 약간의 하청료로 제작 스케쥴을 맞추기 위한 추가 인력을 확보하는 셈이죠. 대개는 작화 작업량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동화나 채색을 외주 하청으로 돌린다고 합니다.
하청은 일본 국내의 다른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에게도 돌아가지만 하청료 문제도 있고, 하청 전문 제작사가 아닌 이상 회사 간판 내걸고 제작하는 작품이 몇 편씩은 있기 때문에 일본 국내 제작 인력만으로 하청 작업량 전체를 커버치기도 함들겠지요. 한 해에만 애니메이션이 수십 작품씩은 쏟아져 나오니까요.
그래서 대다수의 하청 작업 물량은 해외 제작사로 풀립니다. 우리나라,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등... 생각했던 것보다 하청 작업 받는 나라도 많네요. 우리나라는 뭐, 애니메이션 업계 종사자 대부분이 하청 작업 덕분에 먹고 산다고 할 만큼 애니메이션 하청 작업으로 유명하고(비단 일본 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등 서방권 제작사들의 하청 작업도 많이 받는다고 하지요), 중국은 근 십수년 간 저렴한 하청료를 바탕으로 하청 작업 수주를 엄청나게 따냈다고 합니다. 그밖에 동남아권 국가들에 속한 제작사들의 이름도 근래 애니메이션 스탭롤에서 찾아볼 수 있지요.
개중에서는 그래도 우리나라 제작사들이 하청료 대비 가장 만족스러운 작업 완성도를 내주기 때문에 하청료 후려치기가 절실하지 않은 이상에는 여전히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 제작사들의 하청 작업 의존도는 높은 편인 듯합니다. 한국 업체가 없으면 일본 애니메이션 대다수는 당장 제작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일본 업계 관계자의 말도 있을 정도니까요.
애니메이션의 황금기였던 8090 시절과는 달리, 일본의 애니메이션 시장은 진즉에 레드오션에 진입한 상태라 국내에서의 인력 수급 상황도 매우 좋지 않은 모양이더군요. 현재 남아있는 인력만으로 어떻게든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고, 애니메이션 시장 자체가 사그라지지 않는 이상은 해외 외주에 대한 의존도가 가면 갈수록 높아질 겁니다. 극단적으로는 종래에도 여럿 있던 사례들처럼 일본 메인 제작사는 기획과 마무리 정도만 맡고, 실질적인 제작 작업 전반은 외주 업체들이 진행하는 케이스를 자주 보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