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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다큐] 수명을 팔았다. 1년당 1만엔에... [3편]

nlv69 배미가진리다 | 2013-08-12 20:57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1Sgku






106: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0:56:48.97 ID:uxwqRYpB0
그렇게 해서, 나의 자판기 순회의 나날이 시작되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골길을 종종종 달린다. 
자판기를 발견할 때마다 무언가를 사고, 
덩달아 싸구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다. 
별로 현상할 생각은 없지만, 왠지 말이지.
그런 무익한 행위를 며칠간 반복했다. 
이런 별 볼일 없는 취미 하나에 있어서도, 
나보다 훨씬 본격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잔뜩 있고, 
그 사람들에겐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전혀 상관없었다. 왠지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나의 카브110은 다행히도 2인승이었기에, 
미야기를 뒤에 태우고, 여러 군데를 돌 수 있었다. 
겨우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날씨도 좋아서, 
나의 생활은 한순간에 한가롭게 바뀌었다.
 
 
110: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07:57.50 ID:uxwqRYpB0
들판에 앉아서, 나는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옆에서는, 미야기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일 안 해도 되냐?」라고 말을 거니, 
미야기는 손을 멈추고 내 쪽을 향해서, 
「지금의 당신, 나쁜 짓을 할 것 같지 않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럴까나」라고 한 뒤, 나는 미야기의 옆으로 가서, 
그녀가 선으로 그림용지를 덮어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과연, 그림이란 그렇게 그리는 건가, 하고 나는 감탄했다.
「그래도, 그렇게 잘 그리지는 않네」라고 내가 놀리니, 
「그러니까 연습하는 거에요」하고 미야기는 잘난 듯이 말했다.
「지금까지 그린 거, 보여 줘」라고 부탁하니, 
그녀는 스케치북을 닫고 가방에 넣고는, 
「자, 슬슬 다음 장소로 가죠」라고 나를 재촉했다.
 
 
111: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11:56.75 ID:uxwqRYpB0
어느 날, 내가 눈을 뜨고 방구석을 보니, 
거기엔 항상 있던 아이의 모습이 없고, 대신에, 
본 적 없는 남자가 나른한 듯이 앉아 있었다.
「……원래 아이는?」하고 나는 물었다.
「휴일이야」하고 남자가 대답했다. 「오늘은, 내가 대리다」
그런가, 감시원에게도 휴일이라던가 있구나. 
「헤에」하고 나는 말한 뒤, 다시 한 번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노점상 같은 데 있을 듯한, 수상쩍은 남자였다. 
굉장히 자비 없는 느낌으로 존재감을 마구 뿌리고 있었지.
 
 
112: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16:17.23 ID:uxwqRYpB0
「네 수명, 최저가였던 듯하군?」 
남자는 노골적으로 나를 놀리듯이 말한다.
「굉장해 굉장해. 그런 녀석 있구나」
「굉장하지? 될 수 있는 방법 가르쳐줄까?」 
내가 담담하게 얘기하자, 남자는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헤에, 너, 제법 여유 있는 모양이군?」
「아니, 지금 걸로 확실히 상처받았어. 강한 척 하는 거지」
남자는 내 발언이 마음에 든 듯, 
「너 같은 녀석, 싫지 않아」라며 웃었다.
 
 
113: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18:28.43 ID:uxwqRYpB0
감시원이 남자가 되었기에, 
나는 꽤 편하게 있을 수 있게 되었다.
남자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말한다. 
「여자아이가 옆에 있으면 침착하게 못 있겠지? 
왠지 폼 잡고 싶어지지. 이해해」
「그렇지. 네 옆은 진정돼. 
너한테 라면, 어떻게 보이든 상관안하니까.」
나는 『피너츠』를 읽으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미야기 앞에서는 부끄러워서 읽을 기분이 나지 않았던 책. 
그렇다, 사실을 말하면, 나는 피너츠를 정말로 좋아한다.
「그렇겠지. ……아아 그래, 그런데 너, 
결국, 수명을 판 돈은 뭐에 썼지?」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혼자서 큭큭하고 웃었다.
 
 
114: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21:32.39 ID:uxwqRYpB0
「한 장씩 나눠주고 다녔어」하고 나는 대답했다.
「한 장씩?」하고 남자는 의아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아. 1만 엔을 30장, 30명에게 1장씩. 
사실은 누군가에게 줄 생각이었지만, 생각이 바뀌었어」
그러자 남자는 배꼽이 빠질 듯이 웃었다.
그리고, 나에게 이런 질문을 한 거야.

「저기, 너――설마, 진짜로 자기 수명이 
30만이라는 말을 믿은 거냐?」
 
 
115: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25:56.79 ID:uxwqRYpB0
「무슨 뜻이지?」하고 나는 남자에게 물었다.
「무슨 뜻이고 자시고, 말 그대로의 의미다. 
정말로 자신의 수명, 30만이라고 생각한 건가?」
「그야……처음엔, 너무 싸다고 생각했지만」
남자는 땅을 치며 웃는다. 나는 불쾌해지기 시작했다.
「그런가 그런가. 내가 얘기할 수는 없지만, 
뭐, 다음에 그 아이랑 만나면, 직접 물어봐. 
『내 수명, 정말로 30만인건가?』라고 말야」
 
 
118: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28:34.12 ID:uxwqRYpB0
다음날 아침, 아파트에 온 미야기에게, 
나는 남자가 말한 것을 물어보았다.
「물론이에요」하고 그녀는 대답했다. 
「안타깝지만, 당신의 가치, 그런 거에요」
「흐응」하고 내가 깔보는 듯한 태도로 말하자,
미야기는 내가 뭔가를 알아챘다는 것을 눈치 챈 듯, 
「대리로 온 사람에게, 무슨 말 들었나요?」하고 나에게 물었다.
「나는 단지, 다시 한 번 확인해보라는 말을 들었을 뿐이야」
「……그런 말 하셔도, 30만은 30만이에요」 
계속 시치미를 뗄 생각인 것 같군.
 
 
130: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37:09.37 ID:uxwqRYpB0
「처음엔, 네가 슬쩍 한 거라고 생각했었어」
미야기는, 약간 눈을 크게 뜨고 이쪽을 봤다.
「내 원래 가치는 3천만이나 3억인데, 
네가 몰래 횡령했다고 생각했었어. 
……하지만, 아무리해도 믿을 수 없었지. 
뭔가 나는 근본적인 착각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어. 
그래서 밤새 계속 생각해서, 문득 깨달았어.
――애초에 나는, 전제부터 틀렸었구나. 
어째서 수명 1년에 1만 엔이라는 가격이, 
최저매수가격이라고 믿은 거지? 
어째서 사람의 일생이 원래 수천만이나 수억에 팔리는 게 
당연하다고 믿은 것일까?
아마 쓸데없는 사전지식이 너무 많았던 거겠지. 
자기 멋대로인 상식에 만사를 지나치게 끼워 맞춘 거지. 
나는 좀 더, 유연하게 생각했어야했어」
나는 한 호흡 쉬고, 그리고 말했다.
「저기, 어째서 본 적도 없는 나에게, 
네가 30만을 내줄 생각을 한 거야?」
 
 
141: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41:52.62 ID:uxwqRYpB0
미야기는 내 말의 의미를 안 것 같았지만, 
「무슨 말을 하시는지 전혀 모르겠네요」라고 말하고, 
언제나처럼 방구석에 앉았다.
나는 미야기가 앉아 있는 위치의 
대각선상에 있는 방구석으로 가서, 
그녀와 똑같이 쪼그려 앉았다.
미야기는 그걸 보고, 아주 약간 미소지었다. 
「네가 모른 척 하겠다면, 그걸로 괜찮아. 
하지만 일단 말하게 해줘. 고마워」
내가 그렇게 말하자, 미야기는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이런 일 계속 하고 있다 보면, 
어차피 빚을 갚기 전에 죽어버릴 거에요. 
만약 다 갚아서 자유의 몸이 된다고 해도, 
즐거운 인생이 약속된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아직, 이런 일에 쓰는 게 나아요」
 
 
 
146: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44:51.06 ID:uxwqRYpB0
「실제로는, 내 가치는 얼마였어?」
미야기는「……30엔이에요」하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전화 3분 정도의 가치인가」하고 나는 웃었다. 
「미안해, 네 30만, 그런 식으로 써버려서」
「그래요. 좀 더 자신을 위해서 써주길 바랐어요」 
화난 듯이 말하면서도, 미야기의 목소리는 상냥했다.
「……그래도, 기분은 충분히 이해해요. 
내가 당신에게 30만을 준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이니까요. 
쓸쓸해서, 슬퍼서, 허무해서, 자포자기한 거에요. 
그래서, 극단적인 이타적 행위를 하거나 하는 거죠」
 
 
150: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47:25.60 ID:uxwqRYpB0
「그래도, 풀죽거나 하지 않아요. 적어도 저에게 있어선, 
지금의 당신은 3천만이나 3억의 가치가 있는 사람이에요」
「이상한 위로는 그만둬」하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진짜에요」하고 미야기는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너무 상냥하게 하면, 오히려 비참해져. 
네가 상냥한 건 충분히 알고 있어. 그러니, 이제 됐어」
「시끄럽네요, 조용히 위로받아주세요」
「……그런 식의 말을 들은 건 처음이네」
「라기 보다, 이건 위로도 상냥함도 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멋대로 말하고 있을 뿐이에요」
 
 
157: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55:50.93 ID:uxwqRYpB0
「……당신에게 있어선,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요」 
그렇게 말하고, 미야기는 조금 부끄러운 듯이 고개 숙인다.
「저, 당신이 말을 걸어주는 게, 기뻤어요. 
사람들 앞에서도 상관 않고 말을 걸어주는 것이, 굉장히 기뻤어요.
저, 계속 투명인간이었으니까. 무시당하는 게, 일이니까. 
평범한 가게에서 얘기하면서 식사하거나, 같이 쇼핑하거나, 
그런 사소한 일이, 저에겐 꿈같았어요. 
장소도 상황도 상관없이, 어떤 때에도 한결같이 저를 
”있는”사람으로 대해준 사람, 당신이 처음이에요」
「그런 걸로 괜찮다면, 언제든지 해줄게」 
그렇게 내가 얼버무리니, 미야기는 귀여운 웃음을 띄웠다.
「그러네요. 그래서, 좋아하는 거에요. 당신을」
없어질 사람을, 좋아해도, 소용없지만요.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쓸쓸한 듯이 웃었다.
 
 
158:名も無き被;;774; :2013/05/07(火) 21:59:59.60 ID:uxwqRYpB0
나는 한동안 말을 할 수 없었지. 
거의 머리가 멈춰버린 것 같이 돼버려서.
방심하면 또르륵 울어버릴 것 같았지. 
어이어이, 이 타이밍에 그건 비겁하잖아, 라고.
이 때, 무의미하고 짧은 나의 여생에, 겨우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다. 
미야기의 한 마디는, 내 안에 엄청난 변혁을 일으킨 거다.
나는, 어떻게든 해서, 미야기의 빚을 전부 갚아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생이 백 엔도 되지 않는 이 내가, 말이다. 
분수를 모르는 것도 정도가 있지.
 
 
235: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11:39.81 ID:uxwqRYpB0
생활은 한순간에 변했다. 
나는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생각해라, 생각해라, 생각해라. 
어떻게 하면 남은 수개월로 미야기의 빚을 갚을 수 있지? 
어떻게 하면 그녀가 안전한 생활을 하며 살게 할 수 있지?
이런 때에 복권이나 도박을 해도 
잘 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다. 
언제든지, 도박은 돈이 남는 녀석이 이기고, 
복권은 변화를 바라지 않는 녀석이 당첨된다고.
나는 예전에 미야기가 해준 조언에 따라, 
계속해서 거리를 걸어다니며 생각했다.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어딘가에, 자신에게 딱 맞는 답이 굴러다닐 거라고 기대하면서.
그 동안은, 입에 제대로 된 음식을 대지 않았었다. 
공복이 어느 일정한 선을 넘으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237: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15:55.35 ID:uxwqRYpB0
미야기는 그런 나를 걱정해서인지, 
「저기, 자판기 순회로 돌아가요」라고 몇 번이나 말했다. 
「저도 자판기를 보는 게 좋아져버렸어요. 
당신의 등에 매달려 있는 것도, 좋아하고」
그래도 나는 계속 걷고, 계속 생각했다. 
시야는 점점 좁아지고, 사고도 기울어서, 
전혀 아이디어 따위 떠오를 상황이 아니었지.
정신 차리고 보니, 전에 자주 방문하던 헌책방 앞에 있었다. 
나는 점장인 할아버지의 얼굴이 그리워져서, 안으로 들어갔다.
할아버지는 언제나처럼, 야구중계를 들으면서 책을 읽고 있었다. 
나는 이 수십일 동안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그에게 얘기하고 싶었지만, 
그런 일을 했다간 할아버지가 죄악감을 느낄지도 모르니까, 
결국 그 가게에는 가지 않은 척 하기로 했다.
 
 
238: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19:18.32 ID:uxwqRYpB0
별 의미 없는 대화를, 20분 정도 나누었다. 
대화는 전혀 맞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독특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지.
떠날 때,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다고 생각해요?」
할아버지는 라디오의 볼륨을 낮추었다. 
「그렇구먼. 착실하게 해 나간다, 밖에 없지 않겠나? 
그건 난 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서도. 
뭐라고 할까, 결국, 눈앞에 있는『할 수 있는 일』을, 
하나하나 착실하게 해나가는 것 이상 나은 방법은 없단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훨씬 중요한 것이 있다. 
그건 『나 같은 인간의 조언을 믿지 않는다』라는 거다. 
성공한 적이 없는 주제에 성공에 대해서 얘기하는 녀석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 쓰레기뿐이니까 말이다.」
 
 
239: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22:28.59 ID:uxwqRYpB0
헌책방을 나온 나는, 그 길로, 
언제나 다니던 CD샵으로 발을 옮겼다. 
점원 형님에게는, 할아버지에게 한 것과 같은 거짓말을 했다.
한동안 최근 들었던 CD이야기를 한 후, 나는 이렇게 물었다. 
「한정된 기간에 뭔가를 해내기위해선,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남을 의지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하고 그는 말했다. 
「그치만, 자기 혼자의 힘으론, 아무것도 안되잖아요? 
그렇다면, 타인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없잖아요. 
저, 개인의 힘이라는 거 그렇게 믿지 않거든요」
 
 
240: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26:24.50 ID:uxwqRYpB0
참고가 되는지 안 되는지 모를 어드바이스였지. 
밖은 어느 샌가, 여름 특유의 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가 가게를 나가려고 할 때, 좀 전의 형님이 우산을 빌려주었다.
「잘 모르겠지만, 뭔가 해내고 싶다면, 
먼저 건강은 빼먹을 수 없으니까요」라고 하면서 말이지.
나는 우산을 쓰고, 미야기와 나란히 걸었다. 
작은 우산이었으니까, 둘 다 어깨가 쫄딱 젖었다.
주변에서 보면 나는, 어긋난 위치에 
우산을 쓰고 있는 바보로 보이겠지.
 
 
242: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33:36.16 ID:uxwqRYpB0
「이런 거, 좋네에」하고 미야기가 웃는다. 
「어떤 게 좋은 거야?」하고 나는 묻는다.
「주변에는 우스꽝스럽게 보이겠지만, 
당신의 왼쪽 어깨가 젖는 것에는, 
굉장히 따뜻한 의미가 있다, 라는 거에요」
「그런가」하고 나는 부끄러워하며 말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수줍쟁이씨」하고 미야기는 내 어깨를 두드렸다.
지나쳐가는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거기서, 나는 일부러 미야기와 계속해서 얘기했다. 
여기까지 오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 게 역으로 즐거웠고, 
무엇보다, 이렇게 하는 걸로 미야기는 기뻐해주니까. 
내가 우스꽝스러워질수록, 미야기는 웃어주니까.
 
 
243: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38:53.96 ID:uxwqRYpB0
상점의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으니, 아는 얼굴이 나타났다. 
같은 학부의, 인사 정도는 나누던 남자다. 
그 녀석은 내 얼굴을 보자, 화난 듯한 얼굴로 다가왔다. 
「너, 최근엔 도대체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거야?」
나는 미야기의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이 아이랑 놀면서 돌아다니고 있었어. 미야기라고 해」
「웃기지도 않네」하고 그는 불쾌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말야, 쿠스노키. 전부터 생각했는데, 너 어딘가 아픈 거라고. 
사람과 만나지 않고 자신의 껍질에 틀어박혀 있으니까, 그렇게 되는 거야」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내가 당신 입장이었다면 같은 반응을 했을 거라 생각해. 
하지만, 확실히 미야기는 여기에 있어. 거기에, 귀엽다구」 
나는 그렇게 말하고 혼자서 크게 웃었다. 
그는 질려버린 얼굴로 떠나갔었지.
 
 
244: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49:25.70 ID:uxwqRYpB0
소나기였던 듯, 비는 곧 그치기 시작했다.
하늘엔, 흐릿하게 무지개가 떠 있었지.
「저기, 아까는……감사했습니다」 
미야기는 그렇게 말하고 나에게 어깨를 기댔다.
”착실하게”, 인가. 
나는 헌책방 할아버지의 조언을 떠올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나에겐 할 수 있는 일이 있단 말이지. 
『빚을 갚는다』라는 생각에 얽매여있었지만 말이야, 
이렇게 내가 주변에 수상한 사람 취급 받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상당히 구원받는 거잖아.
그런 거다. 나는 그녀에게, 확실한 행복을 줄 수 있다. 
눈앞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어째서 그걸 하지 않지?
 
 
245: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2:54:27.22 ID:uxwqRYpB0
버스를 타고, 우리는 호수로 향했다. 
거기서 내가 저지른 짓을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은 눈썹을 찡그리겠지.
주위엔 혼자 온 손님으로 보일 것을 알면서도, 
나는 「오리배」를 탔던 것이다.
직원 남자가 「혼자서?」같은 얼굴을 했기에, 
나는 그에게는 보이지 않을 미야기를 향해, 
「자, 가자구」라고 말을 걸어주었다. 
직원, 반쯤 겁먹은 듯한 눈이었지.
미야기는 이상해서 어쩔 줄 모르는 듯이, 
보트에 타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 웃고 있었다. 
「그치만, 성인 남자 혼자서 오리배라구요?」 
「왠지, 벽 하나를 넘어버린 느낌이 드네」하고 나는 말했다.
 
 
246: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00:47.32 ID:uxwqRYpB0
혼자 오리배를 탄 후에도 나는, 
혼자 관람차, 혼자 회전목마, 혼자 수족관, 
혼자 시소, 혼자 수영장, 혼자 술집, 
어쨌든 혼자서 하는 게 부끄러운 일은 거의 다 했었지.
뭘 하든지, 나는 적극적으로 미야기에게 말을 걸었다. 
수시로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손을 잡고 걸었다.
점점, 나는 불명예스러운 느낌의 유명인이 되어갔다. 
내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 손가락질 하며 웃는 사람도, 꽤 있었지.
단지, 행운이었던 건, 내가 언제나 행복한 듯한 얼굴이었으니까, 
나를 보고 역으로 즐거운 기분이 되는 사람도 그럭저럭 있던 모양이다.
 
 
248: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04:53.78 ID:uxwqRYpB0
그리고, 내 행위를 퍼포먼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늘기 시작했지. 
나를, 실력이 뛰어난 판토마이머라고 칭찬하는 녀석도 있었다.
오히려, 「미야기 씨는 잘 지내?」라고 묻는 사람도 나타나기 시작해서 말야. 
그래, 서서히지만, 미야기의 존재는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거야.
물론 모두들, 투명인간의 존재를 진짜로 믿은 건 아니고, 
뭐라고 할까, 내 헛소리를, 공통의 “약속”으로써 취급해, 
나에게 얘기를 맞춰주게 되었다, 라는 느낌. 
나는 「불쌍하고 재밌는 사람」취급을 받게 되었어.
그 여름, 난 이 거리에서, 최고의 피에로였던 게 아닐까나;. 
좋든, 나쁘든.
 
 
249: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08:09.76 ID:uxwqRYpB0
그래그래, 술집에서 혼자 건배하고 있었을 때, 
옆 자리의 남자가 말을 걸어 왔었다. 
「그 때 그 사람이죠?」라고 했었다.
이쪽은 상대의 얼굴이 기억에 없었지만, 
그 너무나도 음대생이라는 느낌의 남자는, 아무래도, 
그 날 내가 1만 엔을 나눠준 한 사람인 듯 했다.
「최근, 당신의 소문을 자주 들어요. 
마치 옆에 애인이 있는 듯이 행동하는, 
혼자서 행복한 듯이 지내는 남자의 소문」
「그런 녀석이 있군요」라고 나는 말하고, 
「들어본 적 있어?」하고 미야기를 돌아보았다. 
미야기는 「모르겠네요;」하고 말하며 웃었다.
남자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쓴웃음을 짓는다. 
「……저기, 저한텐 왠지 알 것 같아요. 
당신의 일련의 행위엔, 깊은 이유가 있는 거죠? 
괜찮다면, 제게 얘기해주시지 않겠습니까?」
 

250:名も無き被;;774; :2013/05/08(水) 13:12:42.82 ID:uxwqRYpB0
그런 식으로 물어봐준 사람은 처음이었다. 
나는 그의 손을 잡고, 깊은 감사를 말했다.
그리고나서 얘기했지, 지금까지의 일. 
빈곤했던 것. 수명을 판 것. 감시원에 관한 것. 
부모님에 대한 것. 친구에 대한 것. 타임캡슐에 대한 것. 
미래에 대한 것. 소꿉친구에 대한 것. 자판기에 대한 것. 
그리고, 미야기에 대한 것.
얘기하는 도중, 나는 그만 입을 잘못 놀려, 이런 말을 했다. 
「본인에게 직접 말한 적은 없지만 말이죠, 전, 미야기를, 
스스로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를 정도로, 깊이 사랑하고 있어요」
옆에 있던 본인은 술을 쏟을 뻔 했었지. 
하지만 말 그대로, 내가 직접 미야기에게 
「사랑해」같은 말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 
미야기의 반응이 재밌어서, 나는 마구 웃었었지.
 
 
nlv70 배미가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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