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이렇게 끝내니 마음이 착잡하다.
그렇게 깊은 관계가 아니라고, 마음을 접으려고 하면 언제든 접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루의 끝에 네가 있다는게 정말 고마웠고, 아무리 따분한 수업이라도 너에 대해 알아가며 보내면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기쁜 일이 있으면 너와 만날 때도 기쁜 일이 계속 생길 것 같은 예감에 얼른 너에게로 달려갔고, 슬픈 일이 있을 때도 네가 달래줄 거라고, 그저 액땜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견뎌낼 수 있었다.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오늘의 너를 만나야만 한다고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이를 악물고 버텼고, 바쁜 시간에도 매일 네가 보고싶어서 견뎌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너와 함께 있는 시간이면 모든 근심이 잊혀지고, 네가 가끔 잘못할 때가 있어도 그저 몰라서 그런거라고 금방 고쳐질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지...어쩌면 그냥 응석을 받아준 것 뿐일지 몰라. 이렇게 생각하니 내가 너무 미안하네. 조금 더 강경하게 말해줬다면 너는 달라져 주었을까?
이 시간이면 언제나 너와 함께 있었는데..혼자 쓸쓸히 침대에 누워 쉬려 해도 네 생각밖에 안나는 내가 너무 원망스럽고,
처음으로 그만큼의 돈도, 시간도, 애정도 쏟았기에 이런 내 맘을 몰라주는 네가 너무 밉다.
그래도 우린 아니었나봐. 우리 인연은 여기까지였나봐.
미안해. 내가 아무리 말해봐도 그저 무시로 일관하는 너와는 더이상 잘 지낼 수 없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