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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미스테리] 아르바이트 6편

nlv68 배미가진리다 | 2013-03-25 01:47

A의 팔에서 A의 심장박동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젠 주위가 거의 보이지 않을정도로 깜깜해 져 있었고, B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지만,
경황이 없었는데, 아마 굳어 있었을 것이다.


나는 공포에서 벗어나기위해 귀를 막고 눈을 감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잠시후 눈을 떠보자, 별당 안은 드디어 깜깜해져 버렸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아까의 그 지옥같은 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정적과 암흑은 더 돌아버릴것 같은 지옥이였다.


눈에 아무리 힘을 줘도 아무것도 보이질 않는다.
거기 있냐고 괜찮냐고 물어보지도 못한다.
A는 아까부터 내 팔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갑자기 B가 몹시 걱정이 되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나와 A 말고도 무엇인가를 보고 있었다.


나는 어둠속에서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보았지만,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A를 데리고 B가 있었던 쪽으로 다가갔다.

없다.

B를 부를수도 없고, B를 찾는답시고 약간 움직였던 탓에 나는 내가 지금 별당 속의 어디쯤에 있는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왼손으로 A의 팔을 잡고, 오른손을 쭉 펴서 좌우로 천천히 움직였다.
손가락 끝이 무언가에 부딪혀서 깜짝 놀랐지만, 벽이었다.
분명히 처음이 발을 뗐을때 B가 있었던 쪽으로 걸어왔음에도 B가 없었다.
종이에 글을 쓰고 놀았던지라 우리는 그렇게 멀리 떨어져 앉지도 않았었다.


이상하고 불안했다.


벽에서 손을뗴고 다시 오른손을 좌우로 펼쳐가면서 걷기 시작했지만 곧 멈춰섰다.
눈앞이 깜깜해져서 눈물이 나려고 했다.
B 어디있냐 라고 불러버리고 싶었다.


그렇게 멈춰서 있자, 이번엔 A가 내 손을 잡아 끌었다.
A는 손이 벽에 닿자 그대로 벽을따라서 걷기 시작했고, 구석이 나오면 또 그 벽을따라 걸었다.
그렇게 하던중, A가 걸음을 멈추더니 내 팔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는 그 손으로 부들부들 떨고있는 사람의 감촉을 느끼게 해 주었다.


B를 찾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이건 정말 B일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잘 생각해 보면 A도 그랬다.
'계속 옆에 있었지만, 아까부터 내 팔을 잡고 있었던건 정말 A일까?'


그렇게 내가 반쯤 패닉상태에 접어들고 있을대, A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따라가보니, 정말 조금이지만, 벽이 살짝 뜯어진곳을 손으로 젖혀서 뜯어내자, 틈이 있었고 그곳으로
달빛이 새어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그 빛을 보고 마음 깊은 곳에서 부터 구원을 받은 기분이었다.

조금이나마 빛이 들어오자 희믜하게 주위가 보이기 시작했다.
A는 반대편 손으로 B의 팔을 잡고 있었고, 희미하게 보인 B의 얼굴은 땀과 눈물로 방금 폭우를 맞은 사람처럼 심하게 젖어있었다.
무엇을 보았는지, 무엇을 들었는지,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주위는 거짓말처럼 고요햇고, 먼 곳에서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한참을 그 달빛 아래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남자끼리라서 약간 창피하지만 우리는 셋이서 손을 맞잡고 둥글게 앉아 있기로 하였다.

그렇게 있는가 가장 안심이 된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도 그 약간의 달빛이 서로가 그곳에 있다는걸 보여주었기 때문에 아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안정되었다.

그렇게 한참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A가 용변이 마려운 모양이었다.
스님에게 받은 포대를 들고 조심스럽게 일어나는것이 보였다.


그리고는 우리와 약간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고는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
A의 소변보는 소리를 듣고 뭔가 긴장이 풀리면서 B와 나는 마주보고 씨익 웃기까지 했다.


그때였다.


"B야 거기있어?"

한참을 인간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던 우리는, 갑자기 문쪽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온 몸에서 핏기가 가시는걸 느꼈다.

미사키의 목소리엿다.

"주먹밥 만들어 왔어."

이쪽의 정황을 살피는 듯이, 조심스럽게 물어오는것 같았다.
스님이 아침까지 아무도 이곳에 올 사람은 없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전에, 우리는 미사키가 아니란걸 확신했다.
적막속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인간미는 전혀 없고, 전화의 자동음성시스템같은 맹목적인 단어의 나열일 뿐이었다.
B의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


한참을 침묵하더니, 돌연 고장난 레코드처럼 무의미한 반복만이 있었다.

"주먹밥 만들어왔어."


"어서오세요!"

"주먹밥 만들어왔어."

"어서오세요!"

"B야. 거기 있어?"

"어서오세요!"

"B야. 거기 있어?"

"B야. 거기 있어?"


"어서오세요!"

"주먹밥 만들어 왓어."


내가 잘 아는 사람의 목소리가 생기없는 톤으로 맹목적인 반복을 하자, 미쳐버릴것만 같았다.


무서웠다.
그렇게 귀엽기만 하던 미사키의 목소리가 뇌를 녹여버리는것 같은 기분이였다.

절대로 미사키가 아니었다.


어느샌가 A는 우리의 곁으로 돌아와서 나와 B의 팔을 붙잡고 있었다.
팔이 저릴정도로 꽉 잡고 있는걸 보니 A에게도 미사키의 목소리가 들리는 모양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꽉 잡은채로 별당의 문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새에도 목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B야. 거기 있어?"

"어서 오세요."

"주먹밥 만들어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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