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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ngbok | 2020-03-22 16:05
위 사람이 아니라 밑의 사람때문에 스트레스 받아보는 건 처음이라 적응이 안되는 듯 하다.
먼저 이야기하기도 했었지만,
이 친구가 문서를 받아서 작성해야 할 자료를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지 않고 자기혼자 꾹 집어들고 있는 건 흔한 일이다.
최근에는 감사실에서 보내온 문서조차 혼자 들고 있다가 감사실장이 우리 부장에게 전화해서야 부랴부랴 준비하는 일이 있었다.
우리 부장이 직접 감사실 방문해서 감사실장한테 늦게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함.
다행히 이 친구가 모자란 애라는 건 다 알아서 감사실장도 넘어 갔다.
한번 진지하게 이유를 물어 봤는 데,
'무슨 내용인지 몰라서 그냥 뒀어요.' 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에 할 말이 없더라.
또 얼마 전엔 2월말에 제출해야 하는 자금수지 자료를 지난 주 금요일(3.20)에 제출하는 대참사가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관련 자료를 이 친구에게 줬는 데, 취합을 안함.
자금부서 부장도 한성깔 하는 사람인데, 얘는 안건드림. 건드려 봤자 답이 없거든.
'여자'+'장애인'+'선천적으로 모자람'
이 3가지가 모이니 그야말로 언터쳐블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나도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옛 공자님 이야기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지.
공자님이 제자들과 길을 가다가 길 한가운데서 똥을 싸는 사람을 보자 옆으로 피해서 갔지.
그러다 이번엔 길 가에서 똥을 싸는 사람을 보더니 막 화를 내고 혼을 냈다.
제자가 아까는 그냥 넘어가더니 왜 지금은 혼을 내느냐 물으니, 공자님께서
'길 한가운데서 똥을 싸는 자는 부끄러움을 모르니 가르쳐 봤자 변하지 않고, 길 가에서 똥을 싸는 사람은 부끄러움을 아는 자이니 가르치면 변화가 있는 것이다.' 하셨다지.
지금 내가 딱 이 상황임.
이야기는 이것만 풀었는 데, 일상 업무에서도 일을 너무 못해서 맨날 누군가 챙겨줘야 한다. 불행히도 옆자리 앉은 내가 그 역할이고 얘가 애먼짓 할 때마다 나도 두근두근한다.
어느 정도냐면,
1. 퇴근할 때 자기 컴퓨터 끄거나 캐비넷 닫고 가는 것도 잊고 그냥 퇴근 (감사실 지적 수차례 걸림)
2. 담당자 별로 취합할 자료가 있으면 취합해서 수정하지 않고 그냥 옛날에 냈던 그대로 제출함 (담당자가 털림)
3. 엑셀이나 한글 제대로 못다룸 (옆에서 계속 알려줘야 함. 그리고 나중에 똑같은 거 또 물어봄)
4. 계산기로 계산하는 걸 제대로 못함 (잘못된 숫자 제출했다가 털림)
5. 지출 영수증 분실 등등등
그나마 다행인건 처음엔 나보고 애 잘가르키라고 뭐라 하던 사람들도, 이젠 다들 나한테 아무말도 안함.
인생이 왜 이리 힘드냐.....
앞서 병신같던 부장은 결국 사장한테 찍히고 좌천되서 다른 부서 평사원으로 갔는 데,
이년은 짬도 안되고 어디 갈 일도 없어 보인다. 다른 부서 모두 거부 중.
그렇다고 일을 안줄수도 없으니 우리 부장이나 옆자리 앉은 나도 맨날 신경곤두세워서 불안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다.
내일 회사갈 생각 + 용재가 예정화 짤 올린 거 보고 스트레스 받아서 한번 주저리 거려본다.
kongb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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