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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르라인 | 2014-04-11 16:59
어제(10일) 넥센 선발투수가 앤디 밴헤켄이었다. 같은 외국인 선수라는 게 로티노 선발 포수 출전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은데.
부인할 수 없다. 아무래도 의사소통은 원활하게 될 테니까. 하지만, 그건 부수적인 이유였다. 본질은 따로 있었다.
본질이 따로 있었다라, 그게 뭔가?
우선 밴헤켄이 좌완 투수라는데 주목했다. 로티노의 첫 포수 출전 경기였기에 최대한 송구 부담을 줄여주고 싶었다. 마침 밴헤켄이 좌완 투수고, 견제에도 뛰어난 선수라, 로티노가 포수 마스크를 써도 2루 송구엔 큰 지장이 없으리라 판단했다. 공배합 사인 역시 밴헤켄이 한국 타자들을 잘 알기에 로티노의 사인에 적절히 대응하리라 예상했다.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로티노는 밴헤켄과 짝을 이뤄 송구 부담을 덜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밴헤켄 입장에선 ‘로티노 카드’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9일 경기가 끝나고 통역을 통해 밴헤켄에게 연락을 취했다. “로티노를 선발 포수로 앉히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만약 부담된다면 이야기해라. 투수인 네가 불안해하면 기용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그랬더니 뭐라고 하던가.
“괜찮습니다. 한 번 호흡을 맞춰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매니저 생각대로 하십시오”라고 했다.
벤헤켄이 ‘OK' 사인을 냈지만, 정작 불안한 건 감독이 아니었겠는가 싶다. 만약 로티노 카드가 실패로 끝났다면 ’무리한 기용‘이니 ’무모한 용병술‘이니 하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박 기자는 감독이 뭘 하는 사람이라고 보나?
현장의 책임자 아닌가.
정확한 지적이다. 그렇다. 현장의 책임자다. 설령 로티노 카드가 실패로 끝나 ‘무리한 기용’이니 ‘무모한 용병술’하며 비난을 받아도 그건 내 몫이다. 감독은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그런 걸 두려워하면 감독이 아니다. 사실 로티노는 스프링캠프서부터 조용히 포수 훈련을 시켜왔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틈틈이 포수 훈련을 받도록 했다. 경기 전 김동수 배터리 코치가 브리핑을 잘 해줬고, 위기 상황 시 벤치에서 사인만 잘 내주면 괜찮을 것으로 믿었다.
틈틈이 훈련했다지만, 포수는 투수만큼이나 ‘감각 유지’가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2년 10월 3일 메이저리그에서 포수를 본 게 마지막인 로티노는 안심할 수 없는 대안이었다.
내 야구철학은 ‘어떤 선수든 150경기 이상 특정 포지션을 경험했으면 그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는 의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로티노가 그렇다. 로티노는 마이너리그에서 포수로 3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다. 포수 포지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다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한두 명의 정해진 선수만 도루를 시도하는 미국 야구와 달리 한국 야구는 전 선수가 ‘뛰는 야구’를 펼치기 때문에 로티노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그간 포수 기용을 하지 않았던 것뿐이다. 그러나 상황이 급박한 만큼 로티노 카드를 집어들 수 밖에 없었고, 이왕 선택한 카드라면 믿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로티노를 선발 포수로 내보내면서 걱정도 됐지만, 로티노의 표정을 보고 일단 믿어보기로 했다.
로티노의 표정이 어땠기에….
아주 좋아 죽더라(웃음). 우리 팀에서 살아남을 길이 하나 더 생겼다고 생각했는지 기쁜 표정으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아무래도 포수로 기용되면 경기 출전 기회도 많아지고, 1군에서도 오래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겠나.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에 비해 파워는 뒤질지 몰라도 절실함 만큼은 로티노가 제일이라고 본다.
사실 개막 이후 몇 경기에서 부진하자 ‘로티노 퇴출설’이 튀어나왔다.
그런 소리가 나오긴 했지만. 난 그때도 로티노를 버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좌익수가 안 되면 2군에 내려보내 20경기 정도 출전시켜 포수 수업을 쌓게 할 생각이었다. 포수로 잘 만들면 후반기 들어 기존 포수들이 좋지 않을 때 충분히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지금도 같은 생각이지만, 외국인 선수를 버리는 건 쉽다. 중요한 건 내국인 선수처럼 외국인 선수도 버리기 전에 충분히 가능성을 발휘하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내게 로티노는 외국인 선수가 아니라 ‘넥센 선수’다.
‘로티노 포수 기용은 1회성 이벤트로 끝날 것이다.’ 이렇게 예상하는 야구전문가가 많은 것 같다.
(잠시 침묵하다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당분간 ‘밴헤켄-로티노 배터리’가 가동될 거다. 벤헤켄과 호흡을 맞추면서 로티노가 조금씩 포수 경험을 쌓아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간이 다소 걸릴 테지만, 지켜볼 예정이다. 로티노가 포수진에 합류한 이상 우리의 카드는 더 많아졌다.
만약 포수로 출전하지 않으면 포지션은 어디인가.
포수로 출전하지 않으면 좌익수로 출전할 거다.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general&ctg=news&mod=read&office_id=295&article_id=0000001176
설마 박동희라고 인터뷰를 소설로 쓰지는 않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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