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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리뷰] 바이오하자드 빌리지, 골수팬일수록 크게 느껴지는 시리즈 전체의 리스펙

배향훈 기자

기사등록 2021-05-13 14:10:43 (수정 2021-05-13 00: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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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콤의 대표 시리즈 중 하나인 '바이오하자드'의 최신작 '바이오하자드 빌리지'가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그리고 PC 플랫폼으로 지난 7일 출시됐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는 1996년 첫 등장해 타 플랫폼 단순 이식과 리마스터를 제외하고 본편과 외전, 리메이크만 따져도 28편이나 발매한 거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작품. 여기에 영화와 CG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미디어믹스까지 합하면 그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바이오하자드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정확히 말해 4편을 기점으로 스토리적 세계관과 게임 시스템적 고정 관념을 스스로 부수고 무한한 확정을 꾀했다. 무대는 작은 양옥집이 도시를 거쳐 전 세계로 확대했고, 감염 주체는 앞에 알파벳만 바꾼 바이러스가 식상해지자 기생충, 곰팡이까지 뭔가 퍼뜨린다 싶은 것들은 다 가져다 쓰며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이런 변화는 '바이오하자드 4',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스', '바이오하자드 7' 같은 불세출의 명작이 탄생하는 계기가 됐지만, '바이오하자드 5', '바이오하자드 레지스탕스', '바이오하자드 오퍼레이션 라쿤 시티' 같은 괴작이 나오게 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스토리는 복잡해져서 호불호가 강해졌고, 팬들 사이에서 호러를 중시하는 '호러파'와 액션을 중시하는 '액션파'의 토론도 빠질 수 없는 주제다.

이렇듯 바이오하자드 신작이 나올 때마다 많은 구설수를 몰고 다닌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팬들에게 큰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고, 2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을 가지고 있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또, 최근 원점으로 회귀를 선언한 '바이오하자드 7'과 고전 리메이크작 '바이오하자드 2:RE'가 전문가와 게이머 모두에게 큰 호평을 받으면서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황. 아... 물론 '바이오하자드 3:RE'는 좀 실망이지만 말이다.

어찌 됐든 드디어 시리즈 8편에 해당하는 '바이오하자드 빌리지'가 발매됐다. 일단 간단히 결론부터 말하자면 당신이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팬이라면 호러파와 액션파 가릴 것 없이 플레이할 것을 권장한다. 틀림없이 만족감을 제공해 줄 것이다.

(본 리뷰는 스포일러를 최대한 줄였으나 일부 내용이 등장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며, 일부 불쾌하거나 그로테스크한 스크린샷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번 배경은 유럽 어딘가의 한 마을

 

◆ 아버지가 된 에단과 그의 부성애

바이오하자드 7편의 주인공 '에단 윈터스'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덜비 폐가에서 베이커 가족에 납치된 애인 '미아 윈터스'를 구해내는 데 성공했다. 크리스 레드필드의 도움 아래 아무도 모르는 유럽의 변두리로 이주한 그들은 딸 '로즈마리 윈터스'를 낳아 평화롭게 지내고 있었다.

약간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지만 나름의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그들을 도와줬던 크리스가 아무런 연락 없이 그들을 습격해 아내 미아를 살해하고 딸 로즈마리와 자신을 알 수 없는 곳으로 이송하려 한다. 이송 중 홀로 정신을 차린 에단은 이송 중 누군가의 습격을 받았고, 자신만 살아남았으며 딸은 어디론가로 사라진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딸을 되찾기 위한 아버지의 여정이 시작된다.


내 딸 내놔!!!
 

◆ 시스템은 바이오하자드 7을 베이스로 4의 시스템을 대폭 차용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전작 7과 같이 1인칭 시점을 채용했다. 처음 7이 1인칭 시점으로 나온다고 했을 때만 해도 바이오하자드라면 3인칭 시점이 당연시됐던 터라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는데, 에단이라는 무색투명한 일반인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우고 실사 느낌 모델링을 훌륭하게 뽑아내는 RE엔진으로 훌륭한 연출을 더 해 호평을 이끌어낸 바 있으니 이를 재활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 볼 수 있다.

완전 민간인이었던 에단은 미아를 구출한 이후 조력자 크리스를 통해 전문적인 생존 훈련을 받은 것으로 표현된다. 크리스가 누구인가? 바이오하자드7만 해본 사람은 잘 모를 수 있지만 예전 크리스는 오직 악의 축 웨스커를 조진다는 일념 하나로 맨손으로 절벽을 기어오르는가 하면, 자기 몸집보다 큰 바위를 맨주먹으로 두들겨 치워버릴 정도의 피지컬을 가진 남자다. 지력은 어떨까? 극초반 컴퓨터도 독수리 타법으로 칠 정도의 기계치였던 그가 해리어 전투기를 조종해 남극까지 날아가는가 하면 온갖 최신 기기를 주렁주렁 매달고 BSAA 팀원을 통솔하는 모습을 보면 그야말로 문무를 겸비한 슈퍼 솔저라 말할 수 있겠다.


리즈 시절 크리스의 저 터질듯한 팔뚝을 보라

아무리 일반인이라지만 덜비 폐가에서 살아 돌아온 운과 실력을 갖춘 에단이 크리스에게 속성 압축 생존 교육을 받았으니 빌리지에서는 그야말로 환골탈태 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총기를 다루는 모습인데 7의 답답함을 탈피해 조준과 발사가 훨씬 빨라졌다. 또, 재장전할 때 빈 탄창을 꼭 챙기거나 샷건류 탄환을 재장전하는 모습이 보다 전문적으로 변했다. 

이는 상인 듀크를 만나 개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더 빠르고, 더 강한 무기를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개연성도 갖추게 됐다.


상인 듀크의 등장으로 아이템 구입과 개조 방향에 따른 다양한 공략이 가능해졌다


재장전 시 빈 탄창을 꼭 챙기는 프로페셔널한 모습

시스템적으로는 4차원 아이템 상자를 없앤 대신 일정 규모의 가방을 제공하며, 그 기준 이하의 아이템만 가지고 다닐 수 있게 됐다. 또, 종종 등장하는 상인 듀크를 통해 가방을 확장하거나 아이템 구입, 판매, 무기 개조, 요리를 이용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에단을 강화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은 '바이오하자드 4'와 아주 흡사하다.

생존 훈련을 통해 강해진 에단, 거기에 개조와 요리를 통해 더 강해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 있어서 그런지 이번작에 나오는 적들은 빠르고 강력한 데다가 그 수도 많은 편. 대신 쓰러뜨릴 때마다 상인에게 이용할 수 있는 돈이나 판매용 아이템을 드롭한다.

개조 시스템이 있다 보니 적의 내구도가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강해지는 구조이고, 후반에도 완만한 플레이를 위해선 초반부터 어느 정도 적을 처치하며 재화를 벌고 무기를 개조해야 한다. 즉 이전작이 탄환을 아끼기 위해 되도록 전투를 피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이번작은 재화 벌이를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적을 찾아 처치하는 것이 핵심이 되면서 액션성이 대폭 추가됐다.


신상품은 못 참지!


4차원 박스는 없고 가방 용량만큼만 아이템을 가지고 다닐 수 있다.

 

◆ 스테이지 구성은 팬들을 위한 종합 선물 세트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는 에단이 처음 눈을 뜬 '마을'을 중심으로 4명의 귀족, '마더 미란다'로 총 6개 파트로 구성돼 있다. 그중 최종 보스 격인 마더 미란다를 제외한 5개 구역은 각각 독특한 특색을 가지고 있고, 이는 여태 발매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아이덴티티가 곳곳에 묻어있다.

각 구간이 딱 어느 시리즈 하나를 오마주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는 맵 디자인이랑 몬스터 패턴을 보면 X편이랑 X편에서 많이 본듯한 느낌인데?'라는 기시감을 주는 디자인으로 구성돼 있다는 의미. 이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많이 플레이해 본 팬일수록 더 반가운 요소로 다가온다.


마더 미란다와 4인의 귀족

가장 처음 만나볼 수 있는 마을의 경우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서 가장 일반적이고 대표적인 스테이지 구성을 띄고 있다. 기본적인 게임의 분위기를 알려주고 탐험과 NPC를 통해 아이템과 힌트를 수집해 세계관과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곳. 처음 갈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지만 열쇠나 각종 도구를 이용해 갈 수 있는 곳이 점점 넓어진다.

가장 기초적인 곳이지만 스테이지와 스테이지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곳이고, 우물이나 잠겨진 서랍같이 숨겨진 아이템도 많고, 최 후반부에 갈 수 있는 장소도 있어 가장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바이오하자드 전 시리즈를 상징하는 '탐험과 수집'을 의미하는 장소이다.


4개의 가면을 모으기 위해 고성 전부를 오르락내리락 해야 한다

첫 번째 귀족 '알치나 드미트리스쿠'가 있는 고성. 게임이 공개되기 전부터 화제가 됐던 2.9m의 팔척 흡혈귀, 일명 '눈나 나죽어' 누님이 나오는 구간이다. 저택을 빠져나가기 위해 4개의 가면을 찾아야 하는데 이를 찾기 위해 지하 2층부터 지붕까지 총 7개 층에 달하는 거대한 성을 탐험해야 한다.

고성 내에는 움직임은 느리지만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 나타나는 구울형 B.O.W(생체병기) 모로아이카가 출몰하고, 드미트리스쿠의 세 딸들, 무엇보다 2.9m 초장신이면서 위협적인 손톱을 가지고 있는 가주 '드미트리스쿠'의 추적을 피해야만 한다. 

고성 구간은 기본적으로 바이오하자드 1,2,3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느리지만 많은 숫자와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좀비형 적, 퍼즐 중심 탐험 요소, 끈질긴 추적자의 존재를 꼽을 수 있다.


발매 전부터 화제를 몰고 온 드미트리스쿠


그리고 드미트리스쿠의 딸

이후 구간은 스포일러 우려가 있어 세세히 묘사하진 않겠지만 '베네비엔토'의 집, '모로'의 저수지, '하이젠베르크'의 공장 역시 각 시리즈를 대표하는 오마주들이 즐비하다. 각 구간별 특징도 뚜렷해서 어둠과 공포에 집중돼 있는가 하면 조작과 액션, 빠른 판단과 슈팅 능력을 요구하는 스테이지도 있어 각 구간마다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기자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팬으로서 위에 서술한 스테이지별 시리즈의 오마주들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이런 화끈한 슈팅 구간도 존재

 

◆ 고개를 갸웃하며 봤지만, 왠지 눈물로 마무리되는 스토리

기자는 개인적으로 '천원돌파 그렌라간'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모르는 분들을 위해 '아주 간단히' 설명을 해주자면 주인공 '시몬'은 어느날 '라간'이라는 2m 남짓한 로봇을 우연히 얻게 된다. 이 로봇은 직접 접촉한 것이라면 아무거나 합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적 로봇과 합체해 아군으로 만들어 싸울 수 있다.

처음에는 적 중형 로붓과 합체해 23m, 다음엔 적 전함과 합체해 3Km, 다음은 무려 달(!)과 합체해 9600Km가 되더니 종국에는 은하를 통째로 집어삼켜서 '1조 7천억 광년(!!!!)' 크기의 '초 천원돌파 그렌라간'이 돼 우주의 만악(惡) 반나선족을 은하보다 큰 거대 드릴로 때려잡는다는 내용이다. 

딱 봐도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이루기 위해선 온갖 말도 안 되는 설정이 따라붙는다. 차원 변동력이 어쩌구, 나선력이 어쩌구 그럴싸한 말을 그때그때 가져다 붙이지만 말도 안 되는 얘기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렌라간을 본 사람들은 그딴 설정에 대해 크게 왈가왈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딴 설정 같은 건 다 무시해도 될 정도로 재미있기 때문이다. 

설정 오류가 뭐가 중요한가? 지금 주인공이 1조7천억광년 크기의 로봇을 타고 "너 따위가 내 공격을 막을 수 있을거 같으냐!!!!!"라고 소리치며 '초 천원돌파 기가 드릴 브레이크'를 날리고 있는데 말이다? 속칭 뽕이 차오르면 그딴 오류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의미다.


야~ 뽕이 차오르는데 그깟 설정이 문제냐아아!!!!

이제 본론으로 돌아와서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스토리를 조목조목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구간이 많은 편이다. 이 역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하게 설명하진 않겠지만 전체적으로 개연성과 복선 처리가 부족해 스토리가 급진전되는 느낌이 강한 편이라 할 수 있다.

7에서 최고의 조력자였던 크리스는 왜 아무런 설명 없이 에단을 배척하게 됐는지 에단은 왜 딸이 납치당해야만 했고, 이름 모를 마을에서 그 고생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해 게임 내에서 충분히 납득할만한 설명이 부족한 편이다. 그 외에도 최종 보스인 마더 미란다와 관련된 여러 의혹들과 '변종사상균'의 무안단물급 만능 효능도 다소 불편하게 느껴진다.


평화로운 윈터스가(家)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하지만 스토리의 시선을 '납치된 딸을 되찾기 위한 아버지의 여정'이라는 큰 틀로 보면 얘기가 조금 감동스러워진다. 바이오하자드 빌리지의 메인 테마는 인류가 지금까지 번영할 수 있었던 가장 기초적인 힘인 가족애, 그중에서도 '부성애'를 다루고 있다.

어느 날 날벼락처럼 찾아온 아내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납치된 딸을 찾기 위한 아버지 '에단'의 여정은 마더 미란다를 종교로 섬기는 한 마을에 다다르게 된다. 여느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에단은 여러 난관에 부딪히지만 딸을 되찾겠다는 일념을 막진 못했다.

스토리는 중간중간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지만, 종국으로 갈수록 기자 기준으로는 속칭 뽕이 차올랐고 엔딩을 본 이후에는 나름대로 사소한 것들을 그냥 묻어두기로 결정할 정도의 감동을 받았다. 그냥 그걸로 충분했다. 


여운이 남는 장면. 골프채와 뚝배기로 대변되는 그 게임과 비교하면...

 

◆ 반복 플레이 요소와 함께 머시너리즈 모드 재등장

플레이 타임은 숨겨진 요소까지 다 얻는 것을 가정했을 때 10~12시간 내외. 단순 클리어 위주로 플레이한다면 7시간 내외로 볼륨이 훌륭한 편은 아니지만 클리어 후 신규 난이도가 열리고 상점에서 다양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어 반복 플레이 요소는 충실한 편.

한때 빠지면 서운했지만 어느 순간 스르륵 사라졌던 머시너리즈 모드가 오랜만에 등장했다. 무한 등장하는 적을 처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스테이지 당 정해진 수의 적을 처치하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목표. 한 구간별 스테이지로 구성돼 있고 각 스테이지가 끝날 때마다 상인을 통해 정비가 가능하다.

머시너리즈 모드는 많은 시간 플레이하진 못했는데 기본적으로 제한 시간 상승, 업그레이드 오브 및 적의 위치가 고정돼 있기 때문에 반복 플레이를 통해 최적의 동선과 무기를 선택해 최대한 빨리, 많은 콤보를 유지하는 것이 고득점을 위한 포인트다.


오랜만에 등장한 머시너리즈 모드

 

◆ 팬이라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팬일수록 더 재미있게 플레이할 수 있다. 

본 글을 쓰고 있는 기자는 바이오하자드 1부터 모든 시리즈를 플레이(일부 외전 제외)해 온 팬이다. 이 일을 업으로 하지 않았던 2000년대 중반 유명 콘솔 커뮤티니에 '바이오하자드 4' 공략을 올려 주제넘은 관심을 받았던 적도 있을 정도로 오랜, 그리고 골수팬이다. 

리뷰가 리뷰어의 개인적 소감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것을 기초했을 때 기자는 '바이오하자드 빌리지'를 아주 재미있게 플레이했다고 말할 수 있다. 기자는 바이오하자드라는 시리즈를 스토리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탐험과 수집', '특유의 액션성'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최고의 시리즈는 단연 '바이오하자드 4'였고, 이번작은 그 4탄과 가장 흡사한 시스템을 가진 게임이기에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16년 전 쓴 바이오하자드4 공략은 아직도 모 사이트에 소소하게 남아있는 중이다.

그런데 객관적 시선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호불호가 있으리라 판단된다. 특히 바이오하자드 팬 중 세계관과 스토리에 큰 비중을 둔 게이머라면 이 부분에 불호 요소가 강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거대 제약 회사의 생물 병기 프로젝트라는 현실에서도 있을법한 SF 스토리가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조금씩 무리수를 두더니 급기야 '변종사상균'이라는 오컬트에 버금가는 녀석이 튀어나왔으니 말이다. 이는 바이오하자드 6에 등장해 꽤 욕을 먹었던 C바이러스조차 능가한다.

그런 팬들에게 추천하는 게임이라 한다면 약간은 망설이게 된다. 개인적으로 스토리는 나름 만족했지만 개연성이나 복선 부분을 봤을 때 결코 잘 짜여진 스토리라 부르긴 어려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하고 마스크를 꼭 착용합시다

그 외 게임 내 불편한 부분도 제법 있는 편이다. 먼저 호러 장르 게임임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어두운 구간이 많다는 점이다. 옵션으로 화면 밝기를 최대로 해도 한 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구간이 많아 게임에 익숙해지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일부 아이템 위치가 지나칠 정도로 교묘하게 감춰져 있거나 직관적이지 않아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맵을 보면 붉은색이라 한참을 찾았는데 알고 보니 잠겨진 문 너머의 아이템을 얻어야 한다거나, 레펠로 지역을 이동한 후 먹는 아이템인 경우가 있다. 베네비엔토 무덤 보물 같은 경우 명판이 있는 장소를 우연히 찾거나 공략을 보지 않는다면 사실상 찾는 게 불가능한 수준으로 숨겨져 있기도 하다. 

4인의 귀족들 구간 플레이 타임이 공평하게 배열되지 않은 점, 무기 개조 비용이 후반으로 갈수록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되는 점, 초반 마을에서 '살아남아라' 같이 추상적인 목적을 제공한다거나, 드미트리스쿠의 딸과 첫 전투 때 도망가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지 않아 탄환과 물약을 지나치게 소모하게 만든다는 점도 나름의 불편함으로 꼽을 수 있다.


당최 어두워서 뭐가 보여야지 말이지

기자는 그럼에도 '바이오하자 빌리지'를 팬이라면 플레이할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 말하고 싶다. 신작으로서의 신선함을 가지면서 시리즈를 존중하고 그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 것은 꽤 어려운 것임에도 빌리지는 꽤 훌륭하게 해냈다고 본다. 그 결과는 출시 일주일 만에 300만이라는 판매고가 증명하고 있기도 하다.

기자는 이제 리뷰를 마치고 마저 남은 하드코어 난도 초 회차에 도전하러 갈 생각이다. 그게 끝나면 진득하게 머시너리즈를 플레이할 계획이다. 개인적으로 머시너리즈가 지겨워지기 전 우리 트미트리스쿠 눈나가 메인으로 나오는 DLC가 빠르게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눈나 또 나와줄거지?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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