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그대로 '원신'을 주제로 하는 상시 운영 카페입니다.
게임을 개발하고 퍼블리싱하는 호요버스에서 아예 건물 하나를 통채로 사용하면서 이름까지 게임의 배경인 티바트의 이름을 붙여 티바트 타워로 붙였다는 에피소드가 굉장히 유명하죠.
오픈 직후나 일정 주기마다 테마를 바꿔 갓 재단장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렇게까지 많은 사람이 붐비지 않는다는 소문이 있었고 그렇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했지만, 실제로 방문한 시점이 평일 오전임에도 의외로 카페 내부에 방문객이 적잖게 있어 꽤 놀랐습니다. 그것도 외국인의 비중이 높았다는 것이 특기할만한 사항이었죠.
뜬소문과 달리 식음료 퀄리티는 굉장히 좋았다는 거임
어르신의 가게는 충실하게 재현되어 있는데 테이블의 피슬 얼굴이 좀 깬다는 거임
사실 카페를 직접 방문하기 전에는 일말의 불안감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몬드&피슬 테마가 3개월에서 6개월 단위로 로테이션되던 다른 테마들과 달리 거의 1년 가까이 변경점 없이 운영되고 있었고 그에 따라 메뉴의 퀄리티가 썩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려와 달리 메뉴의 퀄리티는 제법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상당히 좋았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카페 테마에 맞춰 피슬을 연상케 하는 일일 한정 디저트인 '단죄의 케이크'와 '오늘의 라떼'를 주문했는데 냉동된 시판용 제품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카페의 케이크를 생각했다가 생각보다 딱 먹기 좋은 시원한 온도로 나온 블루베리 케이크와 에쁘게 피슬을 그려넣은 수준 높은 라떼 아트 덕분에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티타임을 가질 수 있었죠.
그리고 의외로 층마다 뚜렷하게 분화된 콘셉트가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사실상 굿즈샵으로 운영되고 있어 카페가 아닌 5층을 제외하면 다운 와이너리, 페보니우스 성당 등의 다양한 장소를 나름 충실하게 구분하고 있어 단순히 층을 오가면서 구경하는 재미도 나름 쏠쏠했죠.
각설이에게 기도를 올리는 여행자가 있다는 거임
다만, 운영 측면에서는 아쉬운 점 또한 눈에 띄었습니다. 이미 인지하고는 있었지만 카페 내부가 보이는 대로변으로는 오로지 출구만 준비되어 있어 골목을 반바퀴 돌아서 찾아야 하는 요상망측한 입구의 위치, 층마다 나뉜 테마를 미리 알고 있지 않다면 식음료를 미리 주문하고 좌석을 지정해야 하는 등 초심자에게는 친절하다고 할 수 없는 시스템, 그리고 처음에 언급했듯이 동일한 테마를 1년 가까이 운영하고 있어 최근 마무리된 '나타'는 커녕 '폰타인'과 관련된 요소마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 정도가 있었죠.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공월의 노래' 업데이트 이후 9월 26일부터 폰타인&리넷 테마로 카페가 리뉴얼 된다고 하니 아직 원신 카페에 한번도 방문한 이력이 없는 여행자 분들은 시기만 잘 맞춘다면 몬드 테마와 폰타인 테마를 모두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유료 예약제로 운영되지만 방문객에게는 코스터 굿즈가 주어진다
'프로젝트 문' 세계관을 공유하는 게임들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최고의 샌드위치 가게 '햄햄팡팡'을 현실에 옮겨다 놓은 듯한 상시 운영카페입니다.
약 4개월 단위로 꾸준하게 카페의 테마와 메뉴얼을 재단장하면서 게임의 세계관을 잘 따라가는 것이 특징으로 방문 시점에서는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의 잔향악단과 검은 침묵 테마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원본에 해당하는 '햄햄팡팡'의 설정과는 달리 일반적인 샌드위치 가게보다는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까운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메뉴 구성 또한 게임 속 햄햄팡팡처럼 일단 토스트와 샌드위치가 주력이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식사와 드링크를 즐길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메리트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는 만들어야 토스트만으로 맛집 소리 듣는구나 싶은 퀄리티였다
게임 속에서도 맛집으로 소문난 가게답게 실제 햄햄팡팡은 모든 메뉴의 수준이 여러모로 굉장히 높았습니다. 방문 당시에는 '햄햄팡팡 토스트', '햄팡공방 솔티초코모카' 외에도 '라이브러리 오브 루이나'를 플레이할 당시 배드 엔딩 플래그가 뻔히 보임에도 롤랑에게 감정을 이입하여 그 끝을 봤던 복수극이 떠올라서 '등에 꽂힌 수많은 무기는 그 사람이 짊어져 온 업이다'를 추가 주문했는데요.
햄햄팡팡 토스트도 시그니처 메뉴답게 소스와 재료의 배합과 조립이 완벽하여 매우 깔끔하고 맛있는 한끼 식사가 되어줬지만, 호기심 때문에 주문했던 등에 꽂힌 이하생략 메뉴는 레드와인 풍미가 가미된 찹스테이크, 먹물 리조또, 먹물 치아바타의 구성에 매콤한 버터를 가미하여 끝에 가서는 검정밖에 남지 않고 매운 맛 그 자체였던 롤랑의 일생 그리고 꼬챙이 엔딩(...)을 굉장히 효과적으로 표현해내면서 먹지 않고는 못 배기는 상황을 조성했습니다.
메뉴 이름: 등에 꽂힌 수많은 무기는 그 사람이 짊어져 온 업이다
심지어 햄팡공방 솔티초코모카는 안젤리카의 유품이자 검은침묵의 힘이 담긴 차원장갑을 끼고 있는 목각손이 함께 나왔습니다. '설마 샘플이미지처럼 손이 진짜 나오겠어?'라고 방심했던 사람을 기겁하게 만든 건 덤이었죠.
전반적인 공간의 분위기와 인테리어도 기괴하고 신비한 느낌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데요. 딱 라오루 하나만 해본 입장에서도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 보니, 왜 수많은 프로젝트 문 시리즈의 팬들이 평일 대낮부터 예약금을 걸고 길게 줄을 서가면서 근교라고는 보기 힘든 위치에 있는 햄햄팡팡을 찾아왔는지를 첫 방문에서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트루 엔딩과 관련된 메뉴도 있었지만, 구성에 '엿'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았다
슈나쟝 굿즈가 가장 귀여우면 개추, 일단 나부터


기재된 정보를 꼼꼼하게 읽지 않는다면 그냥 일반 카페처럼 느껴질 정도
'카페 스트레가'는 스튜디오 비사이드의 '카운터사이드'를 테마로 하는 상시 운영 카페입니다.
게임 내에서 마녀 콘셉트의 코스프레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카운터 집단 '카페 스트레가'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마녀와 커피가 그려져 있는 독특한 카페 간판을 가지고 있지만, 도심 한복판에 그것도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매장들 사이에 입점해 있다 보니 분명하게 '카운터사이드 X 콘셉트 카페'라는 문구가 현판에 적혀 있음에도 너무 평범한 카페처럼 보여서 방문 당일에는 '내가 찾는 장소가 여기가 맞나?' 싶은 착각을 하는 헤프닝이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카페 내부에 들어가면 에블린 등신대를 시작으로 '카운터사이드' 그리고 '스타세이비어'와 관련된 자료와 굿즈가 한 켠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으며 이를 즉석에서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에블린 등신대를 배치해놓은 것만 봐도 인테리어는 감다살 맞다
특히, 캐릭터의 생일 축하 메시지 모음집을 통해 방문객들의 금손 열전이 눈에 띄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최애 캐릭터의 생일을 축하하는 단순한 메시지가 주를 이뤄야하는 공간이지만 높은 퀄리티의 팬아트와 함께 'XXX 야캐요, 상향 필수' 내지는 '비키니 스킨을 출시하라'와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들을 가감없이 표출하면서 파일을 열어본 사람들을 폭소하게 만드는 구성이 인상적이었죠.
딱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고 한다면 콘셉트 카페 치고는 메뉴의 특색이 조금 부족했다는 점이 있습니다. 사실 극중에서도 요리치 속성을 가진 유나와 점장인 라우라의 카운터케이스 에피소드 중 일부를 제외하면 카페의 운영과 관련된 이야기보다는 마녀 카운터로서의 활동을 다루는 이야기가 훨씬 많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카페 스트레가의 점원인 4명의 카운터가 그려진 스트로우픽이나 데코픽이 제공되는 것 외에도 메뉴 자체에서 뭔가 특별한 것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충족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은 느낌이 있습니다.
스트레가에서 가장 마음이 넓은 것은 에블린이며 이는 과학으로도 증명할 수 있다
그래도 콘셉트와 별개로 카페의 식음료 퀄리티는 굉장히 뛰어나고 메뉴를 주문하면 아예 그 달에 생일인 캐릭터들의 카드를 전부 쥐어주는 혜자스러운 구성이 돋보이며 판교역 바로 맞은 편이라는 압도적인 접근성 때문인지 방문객의 수가 상당했습니다.
특히 판교역 인근에 IT 기업이나 게임 개발사가 다수 위치해 있다 보니 당연히 카운터사이드의 팬이 있을 확률이 높은 만큼 출퇴근하면서 마주칠 전철역 인근에 이런 카페가 있다는 것은 분명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생일 카드가 템플릿을 돌려쓰지 않고, 전부 다른 디자인을 사용하는 정성에 감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