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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1' 리메이크일까? 리마스터일까?

배향훈 기자

기사등록 2022-09-01 09:49:07 (수정 2022-09-01 09: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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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더 라스트 오브 어스 Part.1 (이하 라스트오브어스)' 발매 소식을 들었을 때 "이게 벌써 리메이크 될 게임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찾아보니 라스트오브어스는 2013년 6월 플레이스테이션3로 발매됐다. 벌써 9년하고도 석달이 지나고 있으니 약간 이르다는 느낌은 있지만 리메이크 자체가 이상한 것은 아니라는걸 깨달았다. 기자 기준으로는 여전히 1~2년마다 한 번씩 플레이스테이션을 켜게 만드는 게임이다보니 아직도 현역이라는 느낌이 강한데다가 무엇보다 비주얼적으로 현재 게임들과 비교해도 크게 밀린다는 생각이 없었기에 이렇게 긴 시간이 지났는지 이제야 알게 됐다. 

사실 이 리뷰를 보는 게이머라면 '라스트오브어스의 리메이크가 얼마나 잘 만들어진 것인가?'만큼 관심있을만한 내용이 바로 'Part.2의 영향으로 (완벽했던)Part.1의 내용에 수정이 가해진 것은 아닌가?'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부분만큼은 안심해도 좋다. 나름대로 꽤 자세히 살펴봤는데 Part.2의 영향을 받아 Part.1 내용에 수정을 가한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라스트오브어스'는 다행스럽게도 원작의 내용을 100%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원작의 내용을 100% 반영하고 있기에 불만족스럽기도 하다.

자 원작 기준 나온지 9년이 넘은 게임이다. 2천만장을 넘게 팔아치운 게임이니 그 유명세는 말할 필요가 없는 게임이기도 하다. 스토리에 대해 아는 사람은 다 알고, 게이머라면 플레이 해 보지 못했어도 이름 정도는 들어봤을(Part.2의 영향도 있지만...) 명작이기에 자잘한 얘기는 건너뛰자. 본 리뷰는 담백하게 리메이크를 통해 무엇이 변했고, 무엇이 변하지 않았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봤다.


<골프공 아저씨와 LGBT 아가씨의 미국 횡단 이야기>


◆ 본편 - 시작부터 엔딩까지 메인 이야기 관련

그럼 본격적으로 게임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라스트오브어스는 2세대 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5(이하 PS5)로 리메이크됐다. 당연히 PS3와 비교했을 때 그래픽적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겠지만 의외로 그렇진 않았다. 확실히 원작보다 훨씬 높은 그래픽과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PS4로도 발매된 Part.2와 비교해도 다소 낮은 그래픽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확실히 원작을 기반으로 깔끔하게 다듬었지만 어디까지나 '원작(PS3판)을 다듬었다'는 것. 

물론 그 비교 대상은 비주얼만 봤을 때 현존 최강의 Part.2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순간적으로 '이 정도면 리마스터라고 불러야 되는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PS3 원작과 PS4 리마스터 버전을 꺼내 플레이해보니 '어? 리메이크 확실히 맞네'라고 다시 생각을 고치게 됐다. 별 변화가 없다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의외로 많이 변화 돼 있었고, 모두 원작, 리마스터 버전 대비 큰 향상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크게 변경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럼 장점부터 확인해보자.

첫 번째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밝고, 또렷해졌다. 이는 리마스터와 비교해보면 확연히 알 수 있게 되는데 어두운 분위기로 가려져있던 많은 부분들이 더 명확히 보여 시야가 확 넓어진듯한 느낌을 받는다. 먼 곳의 배경까지 또렷하게 보이고 그에 따라 플레이 몰입도가 확실히 높아지는게 느껴졌다. 이 부분은 특히 캐릭터들에게서 뚜렷히 나타난다. 엘리를 포함한 NPC 캐릭터들, 심지어 적 헌터나 감염자들의 표정까지 세세하게 확인할 수 있는 수준. 또, 게임 내 아이템들은 더 직관적이고 게임에 잘 녹아들도록 바뀌어 있다는 점도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적어도 PS5에 어울릴만한 수준의 그래픽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리마스터와 비교해보면 상당히 발전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로 Part.2에서 가져온 듯한 몇몇 디테일 요소가 추가됐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무기 개조로 무기를 개조대에 올려 부품을 바꾸고 손질하는 등의 디테일한 움직임이 추가된 것. 잔탄을 개조하면 탄창이 조금 더 길어진다거나, 위력을 올리면 총열을 바꿔 끼우는 디테일이 추가됐고, 개조된 무기는 평소 들고다닐 때도 개조된 부분이 적용돼 보인다. 정확도 향상 개조처럼 총을 스~~윽 한번 닦아내고 끝내는 허무한 액션도 있지만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는 수준.


<이제 조엘의 무기 개조 모습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등장하는 무기의 디테일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그 외에도 원작에서 금고 번호가 적힌 쪽지만 찾으면 즉시 열 수 있었던 금고를 이제 번호를 입력해줘야 열 수 있게 됐다는 점이나 총기에 피격된 적이 맞은 부위에 따라 사지가 절단되거나, 머리가 사라지는(!) 등의 보다 고어스러운 연출 부분도 훨씬 디테일하게 변경됐다. 한글 자막도 보다 정교해져 리마스터 버전에서는 지원하지 않았던 게임 내 적들의 대사나 아군들의 경고 대화가 모두 자막으로 표시되고, 벽의 낙서나 안내 표지판 등도 한글 자막으로 확인할 수 있어 세계관을 이해하는데 훨씬 큰 도움이 된다. 


<이제 전투 파트의 찰진 대사도 들을 수 있다.>

옵션을 통해 난이도 조절을 자유롭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존 쉬움, 보통, 어려움, 황무지 같은 난이도 설정 외에도 플레이어의 체력, 아이템 분포도, 적의 AI 등 세분화해 조절할 수 있다는 뜻. 예를들어 적의 AI는 황무지에 맞춰 체력도 높으면서 적극적으로 탐색하게 하고, 아이템 분포는 보통 난이도로 적당히 나오도록, 조엘의 체력은 매우 쉬움으로 해 대미지를 적게 받도록 각 상황에 맞춰 입맛대로 세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기 입맛에 맞는 세부적인 난이도 조절 기능>

자 그럼 단점도 한번 살펴보자.

일단 본편, 즉 게임 스타트부터 엔딩에 이르기까지 게임적인 부분에서 무엇하나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있다. 참고로 기자는 원작과 리마스터 버전의 경우 1~2년마다 꺼내 다시 플레이해 최소 50번 이상의 엔딩을 봤을만큼 '라스트오브어스'를 좋아했다. 이정도 플레이하면 기자처럼 머리가 그다지 좋지 않은 사람도 스토리, 적의 배치나 AI 패턴, 아이템 위치 등을 자연스레 외우게 되는데 기자의 기준으로는 어느 하나 달라진 것을 찾을 수 없었다. 혹시 몰라 리마스터 버전을 켜 약 2시간동안 정밀하게 비교해봤는데 이벤트나 대사뿐만 아니라 스테이지 구성과 아이템의 위치, 적의 수까지 모두 동일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발매 전 정보에 의하면 적의 AI 패턴 등을 보다 세련되게 바꾸었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적어도 기자의 체감에 의하면 크게 달라졌다는 점을 느낄 수 없었다.


<인간적으로 약간이라도 리메이크다운 변화를 줬으면 좋았을텐데...>

사실 '완다와 거상'처럼 원작을 100% 구현하는 형태의 리메이크도 있었던 터라 '리메이크'라는게 꼭 무언가를 변경하고 나와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여전히 그 의미가 '익숙한 옛 작품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이머가 많을 것이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적어도 여정의 중간에 특정 스테이지를 추가한다거나, 엔딩 이후 잭슨빌에 정착하게 되는 과정을 넣는 등의 추가 콘텐츠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그게 아니라면 맵의 구성, 아이템 위치, 적의 위치나 패턴 등을 추가해 조금 더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면 8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조금 더 납득할 수 있었을 것인데 말이다.


<아! 목조르기 중 발각되면 바로 목을 꺽어 빠져나오는 건 깨알같은 변경점>

 

◆ 엔딩을 본 후... 나름 풍성한 추가 요소

사실 기자는 엔딩 이후 나오는 추가 콘텐츠들의 존재를 몰랐다면 이 게임을 구입할 때 조금 더 숙고하라고 얘기했으리라 확신한다. 8만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 추가 콘텐츠의 존재가 결코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꽤 재미를 줄만한 요소가 많다. 익히 알려진 스피드런 모드도 있지만 진짜 재미는 본편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필터와 모드를 꼽을 수 있겠다.

필터는 게임의 분위기를 바꿔주는 모드로 좀 더 만화같은 느낌, 수채화같은 느낌을 주는 일반적인 것부터 캐릭터 모두를 시체처럼 보이게 하는 '사후 세계'나 세계 전체를 8bit 도트도 바꿔버리는 괴악한 필터도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도트'나 '두통'처럼 도저히 플레이 불가할 정도로 재미로만 불만한 것들도 있었고, '그래픽'이나 '1960'처럼 원작과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도 있었다. 종류는 총 30개인데 그 중 15개정도는 색만 바꾼 수준이니 대략 15종류의 필터가 있다고 보면 되겠다.


<엔딩을 보면 꽤 풍성한 엑스트라 모드가 반겨준다.>

게임 플레이 조절기는 게임 플레이 방식을 바꿔주는 모드로 약간의 재미 요소와 다양한 치트 능력을 부여받을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좌우 반전' 모드로 플레이 감각이 약간 변하는 효과가 있다. 매번 사망할 때마다 좌우 반전하는 기능도 있는데 직접 플레이해보니 의외로 사망할 때마다 분위기가 바뀌는 것이 느껴졌다.


<색다르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여러 기능들>

치트는 말 그대로 게임 내 다양한 제약 사항을 풀어주거나 적을 처리하는데 유리한 능력을 부여하는 것. 게임의 속도를 늦춘다거나, 조준 중에는 게임 속도가 감소한다거나, 무한 탄약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물론 이 중 하나라도 활성화하면 난이도라는 것이 의미없어지는 수준이니 재미를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 중 활을 쏠 때 폭발 효과를 주는 폭발 화살은 난이도를 심각하게 건드는 수준은 아니니 색다른 재미를 원한다면 도전해보자.

마지막으로 음향을 4비트, 8비트로 바꾸거나 음성을 헬륨화(높게), 제논화(낮게) 바꿔주는 기능도 있다. 이는 순전히 재미를 위한 요소인데 특히 헬륨화, 제논화는 게임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꿀 정도로 재미있는 기능이었다. 게임 특성상 진지한 장면이 많은데 모두 2옥타브쯤 높아진 삑삑이 소리로 대화하는 것을 들어보면 실소를 금하지 못할 정도다.


<일반 버전(좌)과 모자이크 버전(우)의 비교>


<좌우반전 모드를 쓰면 약간 색다르게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게임 내 모든 시네마틱 영상에 대한 제작자 코멘터리가 보너스로 삽입돼있다. 여기서 제작자란 닉 드럭만, 에슐리 존슨(엘리 연기 및 성우), 트로이 베이커(조엘 연기 및 성우)를 뜻한다. 각 시네마틱 영상이 나올 때 원래 캐릭터들의 대사 대신 제작자들이 해당 영상을 만든 배경, 연기 시 중점사항, 심리 묘사 등 영상을 설명하는 코멘터리가 재생된다. 


<엔딩 부분 닉 드럭만의 코멘트 일부>

 

◆ 아 그래서 이 게임 사도 되냐고요?

참 고민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도, 리뷰를 써내려가면서도, 그리고 지금 결론을 써내려가는 이 순간에도 고민이다. 

참고로 기자는 이 '더 라스트 오브 어스 Part.1'을 꽤 만족스럽게 플레이했다. 적어도 본인에게 라스트오브어스는 인생 톱5에 넣을만한 명작이고, 앞으로 최소 10년은 생각날 때마다 꺼내서 플레이할 게임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닐 드럭만의 행보를 봤을 때 괜히 Part.2의 색을 Part.1에 억지로 우겨넣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던 부분도 있었지만, 이미 언급한 것처럼 다행스럽게도 게임의 내용은 100% 원작과 동일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본인에게는 합격인 셈이다.


<더 밝고 깨끗한 그래픽으로 원작보다 더 큰 감동을...>


그런데 이걸 다른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느냐? 라고 물어본다면 고민이 깊어진다. 원작에서 사실상 추가된게 없는 똑같은 리메이크 게임을, 사실상 만원 초반대에 구입할 수 있는 리마스터라는 대체제가 있는 상태에서 비교했을 때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난이도 세부 조절 기능이나 좌우 반전 기능, 무한 탄약 모드 등은 꽤 재미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약간의 보너스 요소일 뿐 이 게임의 가치가 높이는 데 일조한다고 말하긴 무리가 있다.

기자는 끝내 추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겠다. 본 리뷰 외에도 다른 리뷰나 영상을 충분히 보고 결정하시길 추천한다. 본 게임의 가격은 79,800원이다. 


<그래도 이 가격이라면... 자신이 느끼는 라스트오브어스의 가치를 생각해 결정하자>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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