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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세가 '투 포인트 캠퍼스', 여전한 유머 줄어든 위기감

성수안 기자

기사등록 2022-08-28 23:14:06 (수정 2022-08-28 23: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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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가 출시한 '투 포인트 캠퍼스'는 전작을 잇는 유머러스한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게이머는 매년 운영할 강의를 개설하고, 이에 맞춰 강의실, 실험실, 기숙사, 학생회실 등 다양한 시설을 마련해 학생들을 유치하게 된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대학들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강의부터 '유사과학과', '일상현실', '인터넷사학과', '기사도 학과' 등 평범함과 굉장히 거리를 두고 있다. 각 학과에 입학한 학생들은 어떤 물건이 파란색인 이유를 탐구하거나 어떤 문장이 얼마나 긴지 연구하게 된다. 게이머는 이들이 납부한 등록금을 기반으로 새로운 학과를 개설하거나 시설을 증축해 한층 더 큰 대학을 운영하게 된다.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나 진행 방식은 전작인 '투 포인트 호스피탈'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현실과 크게 동떨어진 모습으로 독특한 유머를 자아냈던 핵심 요소들이나 시설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방식은 그대로라고 봐도 무방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투 포인트 호스피탈이 다양한 병을 가진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의사와 직원, 시설을 보수해야 했다면 투 포인트 캠퍼스는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인프라를 구축하면 그 뒤론 거의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 사망에 이르거나 주변 환자에게 악영향을 끼쳤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선 적자 외엔 큰 위기가 없다.


'유사과학과'라니... 이번에도 정신나간 듯한 센스가 돋보였다 = 게임조선 촬영


한 턴이 길고 느긋한 방식으로 변하면서 위기감도 줄었다 = 게임조선 촬영

위기가 적다는 것은 장점이면서 단점으로 다가온다. 제대로 된 인프라를 구축하면 학기가 진행되는 동안 빠른 진행을 눌러놓아도 상관없기 때문에 게이머는 꾸미기와 학생들의 학교생활 관찰에 눈을 돌리게 된다. 학생 개개인의 성격에 따라 친구들과 우정을 쌓거나 강의에 매진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덕분에 이 관찰 자체는 생각보다 재밌는 편이다. 무리해서 지출하지 않으면 환자들이 죽진 않을까 노심초사했던 전작과 달리 소소하게 학교를 꾸미면서 학생들의 성장을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며 느긋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반면 이러한 관찰 플레이에서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게이머라면 게임이 많이 지루할 것이다. 위기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게이머가 게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이유가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흥미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경영 목표나 다양한 해금 요소가 준비되어 있지만, 이를 달성하지 않는다고 해서 전작처럼 학생들이 죽거나 학교가 폐쇄되는 일은 없기 때문에 관심이 덜 가게 된다.


학생 개인의 캠퍼스 스토리를 보는 것도 이 게임의 남다른 묘미 = 게임조선 촬영


목표가 있긴 해도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난이도가 낮은 편 = 게임조선 촬영

상식을 비튼 멋진 유머와 유머에 걸맞은 다양한 시설을 살리는 것엔 성공했지만, 게임을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아쉬운 점이 눈에 띄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꾸미기용 아이템이다. 대학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아이템은 마련됐지만, 벽의 색상이나 바닥 타일 등 건물을 꾸밀만한 아이템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 어떤 대학을 만들더라도 다 비슷하게 보인다. 전작의 경우 환자를 관리하느라 바빠 이런 점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지만, 이번 작품은 게임의 호흡이 길고 여기저기 관찰할 시간이 늘다 보니 이런 부분이 눈에 확 들어오게 되었다.

위기가 줄어들면서 별도의 목표가 정해지지 않은 샌드박스의 재미가 크게 떨어진 것도 문제. 샌드박스 모드는 대학을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대학을 꾸미는 것은 오히려 각 지역마다 테마가 정해진 시나리오 모드 쪽이 더 볼거리가 많아 샌드박스 모드를 해금한 이후에도 손이 잘 가지 않았다. 목표가 정해져있지 않아서 대학이 아닌 노점 거리를 만들거나 대규모 토목 현장을 만드는 재미는 있지만, 어느 순간부턴 다시 해금과 별 올리기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 시나리오 모드로 돌아가게 된다.

마지막으로 콘솔 버전의 조작감과 UI는 게임의 몰입감을 해치는 수준이었다. 특히 닌텐도 스위치 버전의 경우 프레임 드랍과 긴 로딩 시간, 불편한 시설 배치로 인해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가 힘들었다. 전작도 알아보기 쉬운 UI가 아니었지만, 다시 보니 이번 작품보다 훨씬 깔끔하고 알기 쉽게 느껴졌다.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인데 생각보다 꾸미기용 아이템이 많진 않다 = 게임조선 촬영


그래픽과 UI, 콘솔 조작감에 이르러선 전작보다 더 후퇴한 느낌 = 게임조선 촬영

투 포인트 캠퍼스는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인 유머를 그대로 담고 있지만, 무대가 병원에서 대학으로 바뀌면서 전반적인 느낌은 크게 달라졌다. 전작의 경우 쉴 새 없이 몰려드는 환자를 상대로 끊임없이 병원의 상태를 체크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했지만, 이번 작품은 학기 단위로 운영되는 만큼 좀 더 여유가 생겨 느긋하게 대학을 운영할 수 있었다. 건설과 경영의 주도권이 게이머의 손에 더 많이 주어지면서 그만큼 시뮬레이션의 자유도는 상당히 올라간 느낌이다.

다만, 자유도는 올라갔지만 이 자유도로 할 수 있는 것은 생각보다 적은 것이 문제다. 대학을 예쁘게 꾸미고 싶지만, 예쁘게 꾸밀 방법이 적고, 학생들의 파티 외엔 학기 중에 게임에 영향을 줄만한 방법이 없어 몰입감이 떨어진다. 건설과 경영 양쪽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의 재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반적으로 '투 포인트' 시리즈라는 면에선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 측면에선 전작에 비해 발전한 모습을 보긴 어려웠다. 새로운 요소들이 확실한 재미로 이어지기 위해선 게임 내 콘텐츠부터 UI까지 개선을 통해 좀 더 완성도를 높여야 할 것이다.


아기자기한 대학 만들기는 만족하지만, 개선이 필요하다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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