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될 때, 영화의 타이틀명이 바뀌는 것을 종종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큰 화제가 되고 있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시리즈의 최신작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원부제가 'Multiverse of Madness'인데요. 이는 '광기의 멀티버스'로 번역될 수 있으며 예고편이 공개되기 전까지는 이와 같은 제목이 채택될 것이라고 예상됐죠. 하지만 실제로는 'Madness'라는 단어와는 전혀 다른 뜻의 '대혼돈'이라고 해석되면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블록버스터 재난 영화 '투모로우'는 원제가 'The Day After Tomorrow'로, 실제로는 '내일 모레'를 뜻합니다. 국내에서 '내일'이라는 뜻을 가진 투모로우로 개봉한 이유에 대해서 배급사는 한국인의 정서 상으로 모레는 크게 급박하게 여겨지지 않기에 내일이라는 의미로 바꿨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내에 들어오면서 원제가 바뀌게 된 경우는 비단 영화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게임의 경우에도 영화만큼은 사례가 많지는 않지만 저마다의 사정에 의해서 타이틀명이 바뀌게 되었는데요. 과연 어떤 게임이 타이틀명을 바꾸게 되었는지 살펴봤습니다.
■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바이오하자드의 유럽 및 북미판은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이라는 타이틀명으로 출시되었는데요. 국내에는 바이오하자드 IP를 활용한 동명의 영화 덕분에 레지던트 이블이라는 타이틀명도 익숙하기는 합니다.
이처럼 유럽 및 북미판의 경우 바이오하자드로 발매되지 못한 것은 바로 상표권 때문인데요. 바이오하자드의 북미 버전 출시 당시, 이미 미국에는 'Biohazard'라는 하드코어 록밴드가 이미 해당 이름으로 상표권을 등록해놓은 상황이었습니다. 북미에서도 바이오하자드라는 이름으로 출시할 수도 있었겠으나 상표권 사용료를 내야했고, 결국 캡콤은 '머무는 악'이라는 의미를 가진 레지던트 이블로 발매하게 되었죠.
물론 유럽 및 북미에서도 정식 넘버링 7번째 작품을 통해서 딱 한 번, 바이오하자드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원제가 아니라 부제로 말이죠.
■ 록맨 시리즈

록맨 시리즈의 경우에는 해외에서 '메가맨(Mega man)'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와 같이 록맨이 메가맨으로 바뀌게 된 것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있었는데요.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것은 바이오하자드가 레지던트 이블로 바뀌게 된 것처럼 이미 '록맨'이라는 이름의 영양제가 상표를 등록했기 때문이라는 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록맨이 메가맨으로 바뀌게 된 이유는 조금은 허탈하면서도 황당합니다. 당시 캡콤 USA의 조셉 모리치 부사장의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모리치 부사장은 록맨의 북미 현지화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단순히 록맨이라는 이름을 좋아하지 않아 메가맨으로 결정하게 된겁니다.
'록'이라고 불리는 것은 어느정도 자연스럽지만 '메가'라는 이름은 다소 어색한데 말이죠.
■ 피파 시리즈

1993년부터 이어져온 피파 시리즈가 이제는 사라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게임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피파라는 명칭이 바뀌게 되는 것인데요. EA는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네이밍 라이선싱 계약을 계속 갱신하면서 피파 시리즈를 발매해왔으나, 재계약이 불발되면서 이제는 '피파'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현재 알려진 바에 의하면 국제축구연맹은 EA에 라이선스 비용을 2배 이상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EA가 출시하는 PC 게임에 국제축구연맹이 관여할 수 있는 조건을 함께 내걸었다고 합니다. 이에 EA는 불응했고, 재계약이 불발된 것으로 보입니다. EA는 기존의 '피파'라는 명칭 대신에 'EA 스포츠 FC'로 변경한다고 밝혔는데요. 올해 가을 출시가 예정돼 있는 '피파 23'까지만 피파라는 이름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피파'라고 하면 떠올랐던 축구 게임... 'EA 스포츠 FC'라는 타이틀명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듯 합니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