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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NDC21] 밸런스의 핵심은 '전투 호흡'과 '역치 설계', 넥슨코리아 조찬만 게임 디자이너

이시영 기자

기사등록 2021-06-11 18:29:35 (수정 2021-06-11 18:2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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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 전투와 성장 밸런스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높은 수준의 외형적 그래픽과 디자인으로 중무장하더라도, 게임 내 밸런스가 엉망이라면 결코 완성도 높은 게임 작품이라고 할 수 없다. 즉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게임은 게이머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기 힘들다는 뜻이다.

2021년 넥슨개발자컨퍼런스 (Nexon Developers Conference, 이하 NDC)에서는 "사수 없는 밸런스 디자이너를 위한 전투, 성장 밸런스 설계 방향 노하우 공유"라는 주제로 넥슨코리아 라이브 운용 연구실 소속 조찬만 게임 디자이너가 전투 및 성장 밸런스 설계에 대한 조언을 전했다.

조찬만 게임 디자이너는 '그랜드 체이스'와 '레이더즈', 'BFM', '판타지 아레나', '아레나 마스터즈' 등의 프로젝트를 담당했으며 현재는 'AXE' 프로젝트의 글로벌 파트장을 맡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시스템 콘텐츠, 라이브, 이벤트, 경제 밸런스 등의 업무를 맡아왔으며, 현재는 전투 밸런스 위주의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조찬만 게임 디자이너는 "지나오면서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저만의 밸런스 설계 노하우을 전하고자 발표를 하게 됐다"라고 강연 목적을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시스템 디자이너로 업무를 담당했는데, 해당 업무를 담당하면서 전투 테스트를 위해 장비를 다양하게 만들어달라는 업무 요청을 받게 됐다.

해당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클래스 및 전투, 스킬에 대한 이해도와 능력치 가치를 알기 위한 대미지 공식, 아이템의 효율 등에 대해 학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주어진 업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아이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나름대로 만들어보려고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후 전투 테스트가 진행되었는데, 본인은 나름대로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으나 문제점이 발생했다. 그는 전투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발생한 문제점의 원인에 대해 의문점이 들었고 문제점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문제점이 발생한 흐름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첫째, 지시를 받았으니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다는 점이며 둘째, 주어진 업무 영역에 한정된 고민을 토대로 기준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어진 업무 영역을 기준으로 해결하다보니 해당 부분만 봤을 때는 그럴 듯해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 전투 테스트를 진행하니 여러 문제점들이 발생하게 됐다.

당시 발생했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평범한 공격력과 높은 옵션 효율을 가진 A무기, 옵션 효율은 약간 부족하지만 공격력이 소폭 높고 공격 적중 시 일정 확률로 추가 피해의 특수효과를 가진 B무기, 공격력이나 옵션 성능은 낮지만 피격 시 확률적으로 자신의 체력을 회복하는 특수 효과를 가진 C무기를 설계했다. 결과만 놓고 봤을 때 해당 세 가지 무기 타입은 어느 정도 밸런스가 맞았고 각 무기마다 개성도 갖추게 되었다.

하지만 체력 회복의 특수효과를 가진 C무기를 힐러 클래스가 장착했을 때 방어와 회복에 치중하면서 도망다니는 편향 플레이가 발생했으며, 일정 확률로 추가 피해를 주는 특수효과의 B무기를 빠른 공격속도의 클래스가 장착했을 때에는 추가 피해 발생빈도가 너무 많은 문제가 생겼다. 

각 특수효과 발동 시 쿨타임을 부여하는 등의 방법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기는 했으나, 디자인 과정에서 한정된 영역에서 기준을 만들어 작업을 하다보니 예측하지 못해 발생했다는 것이 문제점이었다. 

그 이후에도 몬스터 능력치, 장비 능력치, 캐릭터 스킬 대미지 기획 등을 맡아 작업을 진행했으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조찬만 게임 디자이너는 긍정적이지 못한 피드백을 받는 이유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됐다.

이러한 피드백을 받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정리했다. 첫째, 상호작요에 대한 고려가 미숙했다는 점이다. 게임 대부분의 기능은 전체와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며 그중에서도 밸런스 영역은 거의 대부분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얽혀 있다는 것을 간과했다. 

다음으로 기준을 명확하게 확립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유다. "너무 강하다", "약하다" 등은 사람마다 상대적인 주관의 해석이며 이러한 주관은 디렉션이나 플레이어의 피드백을 통해 얼마든지 밸런스 변경이 가능한 부분이다. 다만, 기준이 정해저야 상향 혹은 하향 등의 판단 및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조찬만 게임 디자이너는 전투 밸런스의 기준을 세우는 근간으로 '전투의 호흡'과 '강함의 역치'를 소개했다. 그는 "전투의 호흡과 강함의 역치에 대한 기준을 적절하게 세웠을 때 밸런스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서 많이 수월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투의 호흡이란 대등한 수준에서 일어나는 적정 전투 시간을 말하는 것인데, 전투 시간이 너무 짧다면 캐릭터가 보유하고 있는 스킬, 혹은 전투 능력을 모두 발휘하기도 전에 전투가 끝나기 때문에 재미를 느끼기 어렵게 된다. 반대로 전투 시간이 너무 길다면 오히려 전투가 지루하게 느껴져 재미가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전투 시간이 적정 구간에 맞춰지면 플레이어는 충분히 스킬을 활용하면서 긴장감도 유지하게 되고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전투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예를들어 1:1 PvP 시, 사용 가능한 스킬 또는 콤보나 연계기를 기준으로 최소 2~3 사이클 내외로 사용 가능한 시간이면 가장 재미가 극대화된다. 전투의 호흡은 게임의 장르나 추구하고자 하는 디렉션에 따라서 약간씩 상이한 부분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전투의 호흡에 있어서 강함의 역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역치라는 표현은 어떤 반응이나 현상을 일으키게 하기 위해 필요한 물리량의 수치나 혹은 생물체가 자극에 대한 반응을 일으키는 데에 필요한 최소한도의 자극의 세기를 나타내는 수치를 말한다. 전투 밸런스 디자인에서 말하는 역치라는 단어의 의미는 밸런스 디자이너가 설계한 전투의 호흡이 플레이어의 장비 교체나 스킬 향상 등을 통해서 깨지는 구간을 의미한다.

플레이어가 성장을 통해서 "강해졌다"라는 느낌의 피드백은 밸런스 디자이너가 설계한 성장 밸런스로 만들어지게 되는데, 밸런스 디저이너는 이러한 역치를 발생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잘 이해하고 관리해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으로 더 강해지고자 하는 목표를 만들어주고 동기부여가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전투 호흡을 설계하는 기준은 각종 전투 상황 및 콘텐츠 별로 밸런스 디자이너가 의도하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적정한 전투의 호흡은 밸런스 디자이너가 혼자 정하는 것이 아니며, 디렉터를 포함한 개발팀 전체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들어야 한다. 또한 의견 청취와 판단을 통해 '가장 재미가 극대화되는 시점'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만들어질 때 마다 밸런스 디자이너는 이 기준을 세워야 한다.

역치를 만드는 방법은 무수히 많은데, 밸런스 디자이너는 이런 다양한 방법이 자신이 개발하고 있는 게임에 적절한지 그리고 활용했을 때 효율적으로 관리해 플레이어에게 성장 피드백을 잘 줄 수 있는지 충분히 검토한 후에 게임에 적용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어서 조찬만 게임 디자이너는 역치를 설계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했다. 역치를 설계하는 방법으로는 대미지 공식을 설계할 때 필요한 능력치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명중 및 회피(능력치와 대미지 공식)의 설계, 액션 게임에서 흔히 사용하는 경직의 설계, 레벨 편차에 의한 가중치의 설계 등이 있다. 

명중 및 회피의 설계의 예시부터 살펴보자. 적중률 X = B / B + ( C - D )라는 수식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B는 적중률 공식에서 사용하게 될 변수를 의미하며 C는 방어작의 회피 능력치, D는 공격자의 명중 능력치를 의미한다. 수식의 오류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C - D의 값이 0 이하라면, 0으로 적용하는 예외처리를 건다.

이러한 분모함수형 수식 같은 경우 유저의 능력치를 %가 아닌 정수 형태로 무한히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을 때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함수다. 해당 수식에서는 적중 변수인 B가 담당하는 역할은 공격자의 명중 능력치와 방어자의 회피 능력치의 편차의 크기가 최종 명중률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결정지어주는 값이다.

해당 수식을 썼을 때 공격자와 방어자의 능력치에 따라서 그려지는 명중률은 아래와 같은 그래프를 나타내며 차액이 20이라면 명중률은 50%, 차액이 10이라면 명중률은 66.67%, 차액이 5라면 명중률은 80%, 차액이 0에 다다랐을 때 명중률은 100%에 이르게 된다.

적중 변수를 20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그래프를 그리게 되고, 이런 형태로 수식을 짜게 된다면 밸런스 디자이너는 명중과 회피의 차액에 따라 발생하는 결과값들에 대해 잘 숙지하고 성장 밸런스를 설계할 때 어느 구간을 역치로 삼을지에 대해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

공격자 및 방어자의 성장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고 했을 때, 공격자의 기준값을 중점으로 성장 요소들에 능력치를 분배한다고 가정해보자. 가상의 방어자의 능력치의 값이 아래의 표에 기술된 형태로 존재한다고 했을 때, 공격자의 능력치가 점진적으로 성장함에 따라서 최종 명중률이 변화한다. 이때 예를 들어서 명중률이 50%인 A구간에서 적을 처치하는데 소모되는 시간이 10초라고 가정한다면, B는 7.5초, C는 6.25초, D는 5초로 줄어들게 된다.

몬스터 처치를 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나 공격이 빗나간다는 것은 플레이를 하는 데 있어서 매우 큰 피드백으로 다가오게 된다. 성장 밸런스를 설계할 때 명중과 회피의 설계는 플레이어에게 성장을 해야하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고 쉽게 역치 구간을 만들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해당 형태의 수식을 사용한다면 차액으로 인해 발생하는 최종 명중률이 유저에게 주는 피드백이 어떻게 다가오게 되는지 많은 플레이 테스트와 피드백을 통해 기준을 잘 잡아야 한다.

참고로 해당 수식에서 차액 20을 기점으로 명중률이 50%에서 100%로 성장하기 때문에 이 20이라는 수치를 획득하는데 플레이어가 점진적으로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밸런스 디자이너는 플레이어의 성장을 예측하며 어떤 지역은 요구 명중치를 80, 어떤 지역은 100, 어떤 지역은 120 형태로 요구하는 명중치를 점진적으로 높게 설계해서 플레이어에게 지역마다 필요한 능력치에 대한 역치를 만드는 형태로 디자인할 수 있다.

 경직 설계에서의 경직은, 대상에게 피해를 입혔을 때 행동을 취소시키고 피격 모션을 발동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경직은 통상적으로 일반 몬스터에게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상의 행동을 취소시키지 않고 행동은 유지하되, 짧은 프레임 단위로 피격 모션만 발동시키는 경우도 존재한다.

발동 조건 설계 시 예시는 다음과 같다. 1회 타격으로 입힌 피해량이 일반 몬스터의 HP가 20% 이상이라는 조건을 가졌다고 가정하자. 아래는 피격자의 방어력을 분모로한 방어력 대미지 감소율로 치환하여 계산하는 방식의 공식이다. 최종 대미지 X = A * B * ( C + D / C )라고 했을 때, A는 플레이어의 공격력, B는 스킬의 대미지 배율, C는 방어 보정 변수, D는 피격자의 방어력이라는 형태의 수식이다. 

추가로 아래의 왼쪽처럼 플레이어의 스킬 대미지 배율이 설계돼 있으며 아래의 오른쪽 하단표처럼 몬스터 스펙이 설계돼 있다. 플레이어의 공격력이 657이라면 일반 공격으로 적을 공격하게 되는 경우에는 경직이 발동되지 않는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성장을 통해 공격력이 증가돼 825에 도달하는 시점부터 플레이어가 사용하는 모든 일반 공격은 대미지 비율이 20%를 넘게 되면서 아래의 오른쪽 상단표처럼 경직이 발생한다. 몬스터의 방어력과 체력 설계, 플레이어의 스킬 대미지 배율 설정에 따라서 공격력이 657에서 825로 증가하는 구간에서 점진적으로 경직이 발생한다. 이러한 성장 구간에서 얼마나 많이 몬스터에게 경직효과를 줄 수 있냐에 따라서 역치 구간이 발생하게 된다.

앞서 설명했던 명중과 회피의 경우에는 공격의 성공 여부 자체가 대부분의 콘텐츠에서 큰 편차 없이 보편적인 피드백과 역치 구간을 발생시키는 케이스다. 하지만 경직 발동은 몬스터의 등급이나 배치 숫자, 스폰 방식에 따라서 피드백과 역치의 체감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던전 설계라는 예시 내에서 경직 활용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던전에 등장하는 몬스터의 구성을 일반, 챔피언, 보스 형태로 구성했다고 가정하자. 던전을 구성하는 몬스터의 개체수와 피해량은 아래의 그림과 같이 구성했다. 이때 전투를 진행하는 동안 플레이어가 몬스터에게 받는 피해량은 경직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대략 140% 내외의 피해를 입게 되므로 플레이어는 사망하게 되고 클리어는 실패한다. 

하지만 플레이어의 공격으로 인해 경직이 발생하는 시점이 된다면 전투를 진행하는 동안 일반 몬스터는 플레이어의 공격에 피격당할 때마다 행동이 계속 취소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일반 몬스터가 플레이어에게 입히는 피해량의 대부분은 유실되기 때문에 약 70~80% 내외 수준으로 줄어들어 던전 클리어를 성공할 수 있게 된다. 

다음은 레벨 편차 가중치 설계다. 공격자의 레벨과 방어자의 레벨의 차액에 따라 대미지에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공식 설계는 아래와 같다. 가중치 X는 레벨 디프가 0보다 크다면 1 플러스 레벨 디프 제곱 곱하기 0.008이고, 작다면 1 마이너스 레벨 디프 제곱 곱하기 0.008이다. 여기서 레벨 디프는 공격자와 방어자의 레벨 차액을 의미하며 이 값은 마이너스 10부터는 모두 마이너스 10으로 처리, 플러스 10부터는 모두 플러스 10으로 처리한다. 해당 설정은 공격자와 방어자의 레벨 편차를 최대 10까지만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뒤에 있는 제곱과 0.008은 레벨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때는 가중치 적용을 작게 주다가 레벨 차이가 대략 4이상으로 벌어지는 기점으로 가중치의 크기를 늘려서 레벨 편차가 클수록 더 큰 차이를 주겠다는 의미다. 이 때 레벨 편차 가중치는 식 설계에 따라 매우 큰 편차를 지니게 되며 예시로 작성한 레벨 편차의 공식을 본다면 민 맥스를 기준으로 했을 때 공격자와 방어자의 효율에서 각각 최대 9배까지 편차가 발생하게 된다. 

참고로 해당 레벨 편차에 의한 가중치는 최종 대미지에 가중치를 주는 방법 외에도 적중 판정이나 각종 능력치의 연산 과정에 보정 효과로 집어넣어 능력치의 효율 편차를 더욱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공격력이 657일 때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레벨 차이가 마이너스 10일 때는 일반 공격 1을 기준으로 레벨 차이가 플러스 10 이상으로 높아지면 대미지 비율이 31.97%까지 높아진다. 이 경우 플레이어는 자신보다 레벨이 2~3정도 높거나 낮은 대상과 전투 시 레벨 차이가 4이상으로 벌어지는 시점을 기점으로 점점 체감되는 피드백이 커진다.

바로 이 차액이 발생하는 지점이 플레이어가 느끼는 레벨 편차 가중치로 인한 역치 구간이고, 해당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면 밸런스 디자이너는 이 수치에 대한 부분을 잘 고려해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식으로 밸런스를 설계할 수 있다. 

앞서 소개한 명중 및 회피 설계, 경직 설계, 레벨 편차 가중치 설계 외에도 전투력을 설계하고 전투력 편차에 의해 대미지 보정을 주는 방법과 속성 부여를 통해 속성에 따른 가중치를 주는 방법도 존재한다.

역치를 설계하는 방법이 중요한 이유는 밸런스를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재미가 극대화되는 시점으로 전투 호흡을 설계해 기준 밸런스로 잡았다면 성장 과정을 통해 플레이어가 목표로 삼아 성장할 수 있는 역치 구간을 잘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해당 방법을 잘 파악해야만 한다. 

역치 설계 방법을 통해서 전투와 성장 밸런스를 설계한다면 플레이어는 전투의 호흡을 깨는 경험을 통해 자신이 더 강해졌다는 체감을 하게 되고 성장에 대한 유저의 재미로 이어진다.

조찬만 게임 디자이너는 역치 발생 방법은 굉장히 많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적합한 방법을 사용하면 밸런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역치에 대한 이해를 하고 활용하려면 전투 상황 및 콘텐츠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밝혔다. 결국 밸런스 디자이너는 자신이 만드는 게임의 하이엔드 플레이의 이해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단, 많은 역치 포인트를 설계하면 플레이어가 목표점을 삼을 수 있는 것이 많아지므로 좋을 수 있지만, 너무 욕심을 부리면 설계 규모가 과도하게 커진다. 또한 팩터가 늘어나고 역치의 민감도가 클수록 고려해야할 사항이 많아진다는 점을 주의점으로 꼽았다. 따라서 효용성과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잘 파악해 설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그렇다면 어떻게 역치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조찬만 게임 디자이너는 던전 콘텐츠를 예시로 역치 관리 방법에 대해 소개했다. 던전 클리어를 위해서는 강해져야 하며 유저의 캐릭터가 강해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상황에서 수단과 비용을 연구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방법을 선택해 목표를 달성하려고 한다. 

각 수단의 역치 발생에 필요한 요구치의 강도에 따라서 목표 설계와 동기 부여가 이뤄지는데, 유저가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레벨은 상승할수록 경험치 요구량이 높아서 투자해야하는 비용은 후반부로 갈수록 매우 크지만 레벨로 인한 대미지 가중치가 크기 때문에 전투에서 유저가 체감하는 성장 피드백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 스킬의 레벨을 올려서 배율을 높일 수 있다면 대미지 배율이 증가하기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장비다. 장비는 기본이 되는 능력치를 부여하기에 꾸준히 상승시켜야 되는 성장 수단이다. 이때 각각의 성장 수단 방식에 플레이어가 투자해야하는 비용이나 도달에 걸리는 시간, 그리고 효과 등을 고려해 클리어하는데 필요한 역치를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한다. 

밸런스 디자이너는 플레이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각 수단이 요구하는 비용이나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투자했을 때 어떤 상호작용을 하며 역치에 도달하게 되는지에 대해 수치를 잘 분배해서 관리해야 성장 수단들이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이에 플레이어는 역치에 도달하고자 각 상황에 맞게 적합한 수단을 택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동기부여를 가지게 된다.

앞서 설명한 역치 설계 방법 중 명중과 회피가 가장 크게 영향을 주고, 다음으로 레벨 편차 가중치, 마지막으로 경직 순서로 영향을 준다. 그 이유는 적중 판정의 경우 모두 회피가 발생한다면 전투 상황에서 행해지는 플레이어의 조작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며, 레벨 편차에 대한 가중치는 해당 편차 폭을 매우 높게 잡았기 때문에 밸런스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마지막으로 경직은 일반 몬스터에 한정해서만 발동하도록 설계했기에 좀 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다. 

작업자의 스타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각 항목들에 대한 중요 역치 팩터를 기준으로 공격자와 방어자의 시뮬레이터를 설계 및 관리하는 것이 보편적인 설계 방법이다. 

플레이어의 기준 능력치를 설계해 관리하는 영역과 스킬 효율을 관리하는 영역, 레벨 편차를 관리하는 영역, 다른 역치 팩터를 관리하는 영역으로 구분하고, 능력치와 팩터를 기반으로 기준값과 성장 요소를 고려해 플레이어가 상대하는 적과 교전했을 때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밸런스를 관리하게 된다. 

역치 설계 관리 시에는 하나의 시트 혹은 엑셀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기는 어려우므로 시트를 여러 개로 만들거나 엑셀파일을 여러 개 만들어서 각각이 가지는 기획적인 의도와 기준을 관리하는 형태로 분리해서 관리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소개했다.

끝으로 조찬만 게임 디자이너는 "처음 밸런스 업무를 담당했을 때 두근거림과 설렘,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생기지만 실제 업무를 접하게 되면 의미도 파악하지 못한 채로 있어 보이는 공식을 짜는데 몰두하거나 피드백에 휘둘려 무의미한 재작업만 반복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기껏 작업하고 나니 이도 저도 아닌 미지의 고물이 돼 있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발표를 통해서 본인과 같은 경험을 하고 있거나 밸런스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강연을 마쳤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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