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버튼


상단 배너 영역


리뷰/프리뷰

[인디노트]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어둠, '어몽 더 슬립(Among the Sleep)'

오승민 기자

기사등록 2021-06-04 16:44:30 (수정 2021-06-04 16:44:04)

페이스북 트위터 기사제보

아이의 시점에서 느끼는 공포를 다룬 게임 '어몽 더 슬립(Among the Sleep)'이 6월 2일 스토브 인디를 통해 정식 한글화 출시했다.

어몽 더 슬립은 살인마나 크리쳐 등이 등장하는 일반적인 공포물이 아닌 이제 갓 두 살이 된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정체불명의 심상 세계를 떠돌아다니면서 기억을 더듬어가는 게임이다. 공포 게임으로 분류되어 있긴 해도 문을 열었더니 뭔가 툭 튀어나오는 그런 전개는 없으므로 그간 공포게임을 접해보지 않았어도 입문하기 좋은 게임이다.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의 시야는 아이의 시점을 적극 반영해 일반적인 시선보다 조금 낮고 한 화면에 들어오는 시야각도 좁은 1인칭 시점을 채택했다. 당연히 점프 또한 못하고 사물위로 힘껏 올라가는 정도 밖에 못하며 걷는것보다 기어다니는게 더 빠른 등 신체 조건까지 게임속에서 정말 아이가 된 기분으로 돌아다녀야 한다.


아이가 바라보는 것을 적극 반영하는 1인칭 시점의 게임이다 = 게임조선 촬영


정신적 공간? 미지의 세계? 다 아니다. 그저 평범한 물컵을 바라보는 아이의 시선이다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을 시작하면 뭔지 알아보기 힘들정도로 망울맺혀있는 방울이 보이며 시작한다. 대체 이게 뭔가 싶을텐데 이 게임은 아이의 시점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떠올려야 한다. 마우스를 위로 올려 고개를 들면 그제서야 제대로 된 화면이 보이고 앞서 보였던 것의 정체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단순한 물컵이 아이의 시선으로 보니 괴이하게 보인다는 점은 앞으로 게임 속에서 바라볼 시야가 일반적인 게임과는 다를것임을 알려준다.

깊어진 밤, 잠에서 깬 아이는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소리의 정체는 생일 선물로 받은 곰돌이 테디. 엄마가 좀 이상하다는 테디의 말에 따라 침실로 이동하고 집안을 돌아다니다 의문의 공간에 빠져들게 된다.


왜 집 속에 이런 영역이 있는걸까? 모험의 시작 = 게임조선 촬영


엄마의 기억을 하나씩 찾아가는 모험 = 게임조선 촬영

게임 진행 방식은 별다른 특이점은 없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사물을 움직여 길을 내면서 이동하면 된다. 보통은 지나가지 못할 의자나 책장 밑도 아기이기 때문에 기어다니면 충분히 지나갈 수 있는 길이다. 서랍 또한 아기에겐 훌륭한 계단이 된다.

엄마의 기억이 담긴 물건을 이상한 기계에 넣으면 의문의 공간이 생겨난다. 이 곳에서 다른 물건을 찾고 또 다른 공간으로 가고, 이런 과정을 총 네 번 반복하는 것이 목표다. 문제는 초반엔 어두워서 길을 헤멜지언정 차분하게 사물을 찾아가면 됐던 공간 속에 어느 순간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존재가 아이를 따라오기 시작한다.


서랍장? 아이의 눈엔 즉석으로 설치되는 계단이다 = 게임조선 촬영


중반을 넘어가면 나타나기 시작하는 정체불명의 괴물 = 게임조선 촬영

공간을 배회하는 괴물은 아이 주변에 다가오면 배경음의 템포가 빨라지기 시작하며 근처까지 오면 화면에 노이즈가 끼면서 점점 더 기괴하고 다급한 음악으로 위험함을 알린다. 몸이 작은 아이의 체형을 이용해 책장 밑에 기어 숨거나 서랍장에 들어가 눈을 피해야 한다.

게임을 하다 보면 과연 이 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애초에 이상한 이 공간이 집속에 대체 왜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공간을 돌아다니다 보면 집의 구조와 유사한 점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괴물 또한 막상 붙잡히면 아이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다정함이 느껴질 정도로 끌어 안는다.


아이밖에 못 들어가는 곳으로 피신해 괴물을 기다리다보면 장르가 공포게임 맞음을 체감하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괴물에게 잡히면 아이를 해친다기보단 끌어 안는 동작을 보여준다 = 게임조선 촬영

이 모든 의문은 게임이 끝난 뒤에 확인할 수 있다. 스토리 중간 중간 느꼈던 의문을 한 번에 정리해주고 후일담까지 들어볼 수 있게끔 준비되어 있는 공간이 있다. 이야기를 마친 뒤 챕터 선택에서만 들어갈 수 있는 박물관으로 들어가면 개발진이 직접 해석해주는 내용을 들을 수 있다.

박물관이 있는 게임 답게 수집요소도 준비되어 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몇 몇 사진을 발견할 수 있으며 윗층에 있는 방에서 모아진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외에도 외전격의 이야기를 담은 프롤로그를 플레이할 수 있으며 여기선 테디가 아닌 다른 인형들을 찾아 다니며 게임 속에서 엄마가 왜 그런 모습으로 나타났는지에 대한 내막을 엿볼 수 있다.


박물관에서 개발진의 의도를 들어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본편과 연결되면서 또 다른 주제를 가진 프롤로그 = 게임조선 촬영

아이에게 있어서 부모님은 세상 전부와도 같다고 한다. 부모님이 자신을 대해주는 크고 작은 일들이 아이에겐 눈보라 치는 겨울이 될 때도, 가슴 깊숙히 따뜻해 지는 빛나는 아침이 될 때도 있다.

그동안 어몽 더 슬립은 스토리가 중심이 되는 게임이었으나 기존 스팀에 출시된 작품은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그 감동을 제대로 느끼기 힘들었다. 이를 스토브 인디에서 정식으로 한글로 번역해 출시했다. 과연 어떤 사연이 있었길래 아이의 세상이 이리도 어둡고 캄캄한지 경험해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오승민 기자 sans@chosun.com] [gamechosun.co.kr]

오승민 기자의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최신 기사

주간 인기 기사

게임조선 회원님의 의견 (총 0개) ※ 새로고침은 5초에 한번씩 실행 됩니다.

새로고침

0/500자

목록 위로 로그인

채용

게임조선 소개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