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장마가 번갈아 찾아오는 여름이 시작됐다. 덥고 습한 날씨에 지친 게이머를 위해 각 게임사가 다양한 무료 게임을 공개했다.

먼저 돈노드 엔터테인먼트는 트랜스젠더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린 '텔 미 와이'를 마이크로 소프트 스토어 공식 홈페이지와 스팀을 통해 무료 공개했다. 돈노드 엔터테인먼트는 이미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로 뛰어난 내러티브 전개를 보여준 회사인 만큼 이 작품에서도 민감한 주제를 여러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인디 갈라는 독특한 인디 게임 두 가지를 선보였다. '스노우 화이트 솔테리어'는 제목 그대로 백설공주를 주제로 만든 솔테리어 게임으로 판타지 요소를 적극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큐브 러너'는 네온빛으로 가득한 세계를 정육면체 큐브로 내달리는 3D 플랫포머 게임이다.

다양한 장르와 색다른 재미로 유저의 눈길을 사로잡는 게임. 6월 첫째 주에는 어떤 게임이 무료로 배포 중인지 살펴보자.

■ 텔 미 와이 마이크로 소프트 스토어, 스팀

텔 미 와이는 쌍둥이 남매 '타일러'와 '알리슨'의 이야기를 담은 어드벤처 게임이다. 10년 만에 만난 쌍둥이는 다양한 사건을 거치며 서로 추억을 공유하고, 유대를 쌓아나간다. 두 사람의 추억은 각자의 시선에서 서로 다른 형태로 남아있기 때문에 선택지를 통해 남길 추억을 고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모순과 갈등이 생길 수도 있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진전 시킬 새로운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주인공 중 한 명인 타일러가 트랜스젠더라는 점이다. 돈노드 엔터테인먼트는 자칫 편향적으로 흘러갈 수 있는 성소수자의 이야기라는 주제를 쌍둥이와 추억의 재구성이라는 독특한 구성으로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한국 팬에게 반가운 점은 한국어를 지원하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다소 어색한 부분도 있지만, 내러티브를 감상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 게임을 즐기는 것엔 문제가 없다.

■ 스노우 화이트 솔테리어. 참드 킹덤 인디 갈라

스노우 화이트 솔테리어. 참드 킹덤은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주제로 만든 카드 퍼즐 게임이다. 카드를 문양과 숫자에 맞춰 순서대로 쌓으며 제거하는 솔테리어의 기본 방식에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 퍼즐을 해결하는 고유 요소를 첨가해 차별화를 꾀했다.

게임 방식뿐만 아니라 그래픽 요소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동화 분위기를 벗어나 매혹적인 판타지 분위를 물씬 풍기는 일러스트를 삽입해 자신만의 고유 색채를 만들어냈다.

밸런스 면에선 다소 아쉬운 편이다. 같은 숫자 카드가 연속해 나오고, 게임에서 제시하는 모범 답안이 아닐 경우 게임 공략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많은 게이머에게 처음 즐길 땐 새롭지만, 오래 즐기기엔 마무리가 어설퍼 아쉬운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큐브 러너 인디 갈라

큐브 러너는 장애물을 뛰어넘는 플랫포머의 기본기를 충실히 구현한 작품이다. 게이머가 움직이는 대상은 네온빛 테두리 외엔 아무 장식도 없는 정육면체 상자에 각종 장애물 역시 정육면체를 여러 개 이어 붙인 상자 더미다. 배경도 우주 공간처럼 어둡고 칙칙해 외견만 보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직접 게임을 해보면 신나는 전자음 덕분에 깔끔하게 정돈된 사이버 공간을 누비는 느낌이 든다.

점프뿐만 아니라 공간을 넘나들고, 중력이 반전되며, 물체를 파괴하며 전진하는 식으로 다양한 플레이 방식을 삽입해 지루함을 덜었다. 대신 그만큼 후반 난이도로 갈수록 플랫포머가 아닌 리듬 게임에 가까운 정확한 타이밍을 요구해 초보 플랫포머 게이머에겐 다소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