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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리뷰] 건설 경영 게임 '투 포인트 호스피탈: 점보 에디션', 질병과 유머 공존하는 병원

성수안 기자

기사등록 2021-03-08 19:44:11 (수정 2021-03-08 19: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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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포인트 호스피탈'은 2018년 처음 출시된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제목 그대로 병원을 설립하고, 목적에 따라 의사와 간호사, 관리인을 고용해 병원을 경영하는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환자들을 진료하고 얻은 수입으로 병원을 경영하는 방식이지만, 경우에 따라선 진료비를 받지 않고 각종 미션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변수로 재미를 더했다.

지난 3월 출시된 '투 포인트 호스피탈: 점보 에디션'은 플레이스테이션 4와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 일종의 합본 버전이다. 점보 에디션은 투 포인트 호스피탈 게임 본편과 '빅풋', '페벌리 섬', '미지와의 조우', '오프 더 그리드' 네 가지 확장팩, 두 가자 아이템 팩이 포함됐다. 특히 점보 에디션에는 한국어 자막이 추가돼 훨씬 쉽게 병원을 경영할 수 있게 됐다.


게임 기본 목표는 병원을 건설하고 경영하는 것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은 주변 환경에 따라 환자 유형과 질병이 바뀌는 미션 모드와 자유롭게 병원을 경영할 수 있는 샌드박스 모드를 지원한다. 다만, 샌드박스 모드는 미션 모드를 어느 정도 진행해야 즐길 수 있다.

미션 모드에선 다양한 상황이 주어진다. 예를 들면 어떤 마을에선 주민 대다수가 자신을 유명 록스타로 생각하기 때문에 정신과를 설립해 대응해야 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기본 시설만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있지만, 점점 다양한 유형의 질병이 등장하기 때문에 병원을 발전시켜 새로운 치료법과 의료 기기를 도입해야 한다.

병원을 발전시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병원에 다양한 시설을 만들어 많은 환자를 돌보고, 병원 관계자들을 위해 쉼터와 장식물, 각종 기기를 제공하는 식이다. 그림과 화분, 자동판매기 같은 치장 물품은 진료에 직접 도움을 주진 않지만, 캐릭터들의 만족도와 일의 능률, 병원의 등급 상승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이런 식으로 병원을 조금씩 발전시키면 최대 3성까지 등급을 높일 수 있고, 새로운 기기를 해금할 수 있다.


어떤 마을엔 자신을 프레디 머큐리로 여기는 환자들로 가득하다 = 게임조선 촬영


더 나은 진료를 위해 유지 보수와 개량은 기본이다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은 건설과 고용, 경영으로 진행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게임의 가장 큰 목적은 병원을 건설하고 발전시키는 것이지만, 단순히 시설을 건설하기만 해선 이 목적을 이룰 수 없다. 건물을 건설한 뒤엔 자신에게 필요한 인재를 영입하고, 보유 현금과 예상 수입에 맞춰 행동해야 파산을 막을 수 있다. 언뜻 들으면 굉장히 어려울 것 같지만, 다행히 게임 내에는 유저를 도와줄 조언자와 다양한 지표가 마련돼 있다.

건설은 주변 환경에 맞춰 필요한 시설을 중심으로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메인 모드일 경우 병원 개업 전 필요한 시설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주기 때문에 처음부터 건설과 경영 방향성을 쉽게 정할 수 있다. 필요한 시설을 만든 후엔 직원들이 쉴 수 있는 휴게실, 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벤치나 자동판매기를 설치해 업무 효율을 높이면 된다.

시설은 공간만 있다면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대신 시설의 목적에 맞는 직원과, 가구, 기기를 마련해야 제 기능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가벼운 질병을 진단하는 '일반 진료실'은 환자 진단에 필요한 '사무실 책상'과 의료 기록을 보관할 '서류 캐비넷'이 필요하고, 치료 단계 시설인 '약국'에는 약물 조합에 필요한 '약제 혼합기'가 필요하다.


시설을 만들기 위해선 충분한 공간과 요구 가구, 기기가 필요하다  = 게임조선 촬영


부족한 공간은 주변 토지 매입으로 보충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시설을 지었다면 이제 직원을 고용할 차례다. 직원은 크게 '의사'와 '간호사', '보조원', 관리자'로 나눌 수 있다. 일부 시설을 사용할 때는 '정신과 면허'나 '유령 퇴치 자격' 등 특수한 조건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시설 사용을 위한 특기 외에도 캐릭터마다 화를 잘 내거나 쉬지 않고 일을 하는 등 다양한 성격이 있으니 원활한 경영을 위해선 특기와 성격 두 가지 모두 심도 있게 고려해야 한다.

경영을 말 그대로 열심히 지은 병원과 고민을 거듭해 고용한 직원들로 이익을 창출하는 과정이다. 이익 창출의 기본은 환자 이동 동선을 고려해 최적화된 병실 배치로 최대한 많은 환자를 처리하는 것이지만, 편의 시설을 늘리거나 미션을 수행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 일부 미션의 경우 이런 방식을 사용하지 않으면 적자를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의 자금 상황과 환자의 경향을 고려한 경영이 필요하다.


불행하게도 유령이 생긴다면 전문 요원을 투입하자 = 게임조선 촬영


직원들의 특성은 관련 아이콘으로 확인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세세한 부분까지 그래프와 표로 알려주니 언제든 자신의 상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투 포인트 호스피탈은 기존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 다져 놓은 시스템에 병원이라는 색다른 요소를 버무려낸 작품이다. 여기에 다양한 패러디와 유머라는 조미료로 게임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게다가 앞서 말한 대로 점보 에디션이 출시되면서 한국어 자막이 추가됐고, 덕분에 게임에 함층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다만 한국어 자막의 디자인 품질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번역은 큰 문제가 없지만, 음영 표현이 조잡해 일부 구간에선 본문을 읽기 힘들다. 직관적인 아이콘 덕분에 건설은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지만, 특정 미션이나 병원 관계자의 특기, 상황을 알려주는 뉴스를 읽을 땐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복 플레이를 하다 보면 익숙해지기 때문에 글을 읽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병원 경영을 하는 순간이 찾아오지만, 이제 막 이 게임에 입문한 유저에겐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

콘솔 버전은 불편한 조작이라는 문제도 안고 있다. 이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병실의 크기를 정하거나 아이템의 위치를 수정하는 등 드래그 앤 드롭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시설 업그레이드나 캐릭터의 배치를 위해 작은 사물을 골라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마우스에 맞춘 조작을 아날로그 스틱으로 따라 해야 하니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커서를 움직이면 주변 사물에 달라붙는 보정 기능도 어느 정도 지원하지만, 오히려 방해가 될 때도 있다. 자주 하는 행동인 만큼 게임 내내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고문이 아니라 치료 장면이다 = 투 포인트 호스피탈 공식 트레일러 갈무리


기념비적인 첫 마을의 설명은 분신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 게임조선 촬영

이런 점을 감안해도 투 포인트 호스피탈은 충분히 즐길만한 게임이다. 솔직히 투 포인트 호스피탈의 소개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재밌을까?'라는 생각보다 '이래도 될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비슷한 얼굴에 머리 형태와 의상만 다른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들, 폭발하는 병원을 배경으로 태연하게 안전함을 강조하는 의사, 환자의 머리를 뽑고 새 머리를 이식하는 기이한 치료법까지 현실에선 볼 수 없는 병원이 그곳에 있었다. 이런 독특한 연출은 기존 병원이 가진 이미지를 와르르 무너뜨리며 유저들에게 기존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에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유쾌함을 선사한다.

'도가 지나치다'라는 말을 시쳇말로 '선 넘네'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은 오래 하다 보면 지루한 반복 플레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유저들은 이런 지루함을 타파하기 위해 선 넘는 플레이를 보여주곤 한다. 하지만 투 포인트 호스피탈은 오히려 먼저 선 넘는 연출로 신선한 모습을 보여줬다.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자신과 투 포인트 호스피탈 중 누가 더 선을 잘 넘는지 즐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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