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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한국어 지원! '시 오브 솔리튜드: 더 디렉터즈 컷', 다시 떠나는 자아 찾기

성수안 기자

기사등록 2021-03-07 16:21:56 (수정 2021-03-07 16: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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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에 출시된 어드벤처 게임 '시 오브 솔리튜드'가 2년 만에 한국어와 함께 돌아왔다.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된 '시 오브 솔리튜드: 더 디렉터즈 컷'은 한 소녀가 바닷속에 수몰된 세상을 모험하고, 다양한 몬스터들을 마주하며 자아를 찾아가는 게임이다. 디렉터즈 컷에선 닌텐도 스위치의 자이로 기능을 이용한 조작법,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스크린샷을 담아낼 수 있는 '포토 모드', 그리고 많은 한국 팬이 기다려온 공식 한국어 자막이 지원된다. 또한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 대사와 음성도 새로운 대본과 성우 기용으로 일신했다.

게임은 다른 어드벤처 게임과 마찬가지로 퍼즐을 풀고, 장애물을 넘어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처음에는 망망대해에서 시작해 점차 수몰된 도시, 바다 밑바닥, 설원까지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며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낸다. 예를 들어 처음 만나게 되는 수몰된 도시에선 배를 타고 건물 잔해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불을 지피고, 무채색 세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방식을 배운다. 이 과정에서 스토리 이해를 돕는 유리병을 얻거나 바닷속에 도사린 괴물이 주인공을 덮치기도 한다.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 자신을 마주하는 여행 '시 오브 솔리튜드' = 게임조선 촬영


세상에는 주인공을 위협하는 온갖 적들이 도사리고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물리적인 위협뿐만 아니라 의지를 꺾는 험담을 날리기도 한다 = 게임조선 촬영

몬스터가 되어버린 주인공 '케이'와 시작 직후 세계는 검은 색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항해등을 켜거나 빛이 빛추는 장소, 일부 지역의 오염을 제거하면 세상은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며 활기를 되찾는다. 또한 케이는 고독과 이기심, 타인과의 갈등으로 구현된 몬스터들을 만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본다. 즉, 이 게임의 여정은 주인공 케이가 어두운 세계와 무서운 몬스터를 대면하며 자아를 되찾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색을 되찾은 시 오브 솔리튜드의 세상은 로우폴리곤과 화사한 색감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다 친숙한 느낌을 준다. 목표를 달성하기 전 어둡고 칙칙한 무채색 세상과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에 유저들이 느끼는 성취감은 배가 된다. 여기에 감미로운 음악이 더해져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빛이 비추는 공간 외엔 무채색 일변도의 세계 = 게임조선 촬영


세상 여기 저기에 놓인 오염을 제거하면 빛을 되찾을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본래 색을 되찾은 세계는 마치 자아를 되찾은 케이의 마음을 대변하 듯 밝게 빛난다 = 게임조선 촬영

케이의 여정은 그리 긴 편은 아니다. 처음 하는 사람도 네 시간 정도면 게임의 모든 부분을 즐길 수 있다. 자아 찾기라는 무거워질 수 있는 주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잘 표현했지만, 이를 음미하기엔 콘텐츠가 너무 적다. 목적지는 조명탄을 던지면 쉽게 찾을 수 있고, 퍼즐 역시 어려운 편이 아니라서 게임 난이도도 낮다. 물론 콘텐츠의 많고 적음이 게임의 모든 것을 판가름하는 요소는 아니지만, 잘 만든 게임인 만큼 케이의 여정을 더 보고 싶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디렉터즈 컷에 추가된 한국어는 다소 어색한 직역 같은 부분이 있지만 게임을 즐기는데 큰 지장은 없는 수준이다. 다만, 화자와 대사의 폰트 크기가 다른 것은 개성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흰 구름이 많은 배경에 흰색으로 챕터 이름을 적는 등 디자인 면에서 조절해야할 부분이 눈에 띄었다.


폰트와 다소 어색한 번역은 참을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하얀 배경에 하얀 글씨 배치는 몰입을 해친다 = 게임조선 촬영

포토 모드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색을 되찾은 시 오브 솔리튜드의 세계는 바라만 봐도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정도로 아름답게 꾸며졌다. 이런 풍경을 단순히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유저가 마음대로 조절해 자신만의 스크린샷을 꾸미는 것만으로도 콘텐츠가 한층 풍성해진 느낌이었다.

자이로 조작은 다른 조작법과 함께 전체적인 조정이 필요해 보였다. 케이가 배를 타거나 내리거나 세상을 정화할 때 같이 특정 구간에서 요구하는 키를 길게 누르는 방식이 많았는데 이벤트를 제외하면 불편한 구간이 많았다. 단순 조작에도 특정 키를 오래 누르고 있어야 캐릭터가 행동을 취하기 때문에 자유로운 느낌이 들어야 할 여행이 답답하게 느껴진다. 자이로 조작은 그나마 조작이 쉬운 아날로그 스틱을 두고 굳이 써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포토 모드는 다양한 각도에서 세상을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했다 = 게임조선 촬영


조작하기 불편한 배에서 내릴 때가 제일 시원했다 = 게임조선 촬영

시 오브 솔리튜드: 더 디렉터즈 컷은 여러 시도가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물론 많은 유저가 아쉬워하는 단순한 퍼즐과 짧은 플레이타임은 달라지지 않았지만, 스토리와 연출을 다듬어 더욱 깔끔하고 정갈한 게임으로 거듭났다. 특히 한국 유저 입장에선 한국어 자막 추가로 게임에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다.

케이는 수많은 장소를 돌아다니며 자신과 마주하고, 과거를 딛고 일어나 여정 속에서 얻은 교훈을 되새기며 인격의 성장을 이루어낸다. 이 과정에서 유저는 케이의 성장을 보며 소소한 행복과 함께 성취감을 맛본다. 짧고 단순한 게임이지만, 주인공과 유저가 함께 스스로를 치유할 수 있었기에 수 십 시간에 이르는 게임보다 더 깊은 여운과 감동을 선사했다.


게임은 짧고 단순했지만, 여운을 남겨 후속작을 보고 싶게 만들다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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