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2020년 도쿄 게임쇼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신작부터 후속작, 리메이크작, 미디어믹스화 등 다양한 소식이 공개됐다. 특히 '파이널 판타지'나 '젤다의 전설', '몬스터 헌터' 등 유명 시리즈는 새로운 후속작을 선보이며 이용자들의 눈을 한데 끌어모았다.
이들 시리즈는 수많은 작품에 걸쳐 팬들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그중에선 여러 번 리메이크와 리마스터를 거치며 오랫동안 팬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시리즈를 끝낼뻔한 작품도 있었다. 같은 시리즈를 표방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에게 호평받는 요소가 어떤 이에겐 오히려 반감의 요소가 되는 부분도 있었다.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유명 시리즈들. 그중에서도 얘기를 꺼내면 팬들을 둘로 갈라서 격렬한 논쟁에 빠지게 만드는 작품들이 있다. 필진들조차 두 파벌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벌였다는 작품들 중에서도 엄선을 거쳐 두 작품을 선정해봤다. 비록 독자들의 마음속 고티를 받을만한 시리즈 명작이 이 글에 없더라도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하길 바란다.
■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 vs 2002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다는 그 격투 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가 첫 번째 타자가 되겠다. 더 킹, 혹은 킹오브, 킹오파로 불렸던 이 게임은 비단 아케이드 오락실이 아니더라도 문방구 앞에 옹기종기 놓여있던 오락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던 게임이었다. 고학년을 상대로 '얍삽이'를 쓰다가 현실 킹오파를 당하거나 숨겨진 캐릭터를 해금해 주변 친구들의 선망 어린 시선을 받기도 하는 등 8~90년 대 학생들의 학창 시절을 책임졌던 게임 중 하나였다.
더 킹 오브 파이터즈는 크게 메인 스토리를 다루는 시리즈와 외전 격인 드림매치로 나눌 수 있다. 그중에서 드림매치에 해당하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과 '더 킹 오브 파이터즈 2002'는 연도로 세던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작품들 중에서도 쌍두마차였던 게임이었다.

이 게임이 현역일 때 '야이야바레!'를 외쳐본 적 없는 학생이 있었을까?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이전 시리즈에 등장한 대부분의 캐릭터가 참전한다는 것이다. 스토리에서 죽었던 캐릭터는 물론 적으로 등장했던 캐릭터까지 수많은 캐릭터를 직접 조작할 수 있어 팬들을 100% 만족시켰다.
밸런스 면에서도 이전 시리즈에 비해 상당히 좋은 편에 속했다. 지금이야 '이치고크' 사천왕의 위상이 크지만, 적어도 약공격 스턴 짤짤이나 무한 콤보 같은 요소가 없고, 캐릭터 운영 유형도 다양해 친구들과 가볍게 즐기기에 큰 문제가 없는 수준이었다.

여러 의미로 혁신적이었던 2002
두 번째 드림매치 작품인 더 킹 오브 파이터즈 2002 역시 비슷한 이유로 사랑받는 작품이다. 쿠사나기 쿄의 뒤를 잇는 주인공 'K''를 필두로한 '네스츠 팀'과 히든 캐릭터 '쿠사나기', '오메가 루갈' 등 이 시리즈를 즐겼던 팬이라면 환호할만한 캐릭터가 등장했으며, 개캐는 있을지언정 '하브루신' 같은 못 써먹을 캐릭터는 없다는 점에서 밸런스 면에서도 상당한 완성도를 갖췄다.
다만, 쿠사나기 쿄가 메인 주인공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쿄의 성능이 약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을 꺼려 하는 팬도 있다. 시스템 면에서는 '모드 콤보'로 불리는 캔슬 시스템 덕분에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는 비판도 있었다. 대신 스트라이커와 태그 시스템을 버리고 '3vs3' 시스템으로 회귀한 것과 상술한 다양한 인기 캐릭터를 내놓은 덕분에 여전히 골수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
■ 포켓몬스터 골드·실버·크리스탈 vs DP·Pt

포켓몬스터 시리즈는 혜성처럼 등장한 1세대 이후 각 작품마다 골수 팬을 거느린 것으로 유명한 게임이다. 판매량이 부진했던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와 그 후속작조차 극한에 이른 도트 그래픽과 사계절의 변화, 모든 관장과 챔피언이 격돌하는 토너먼트, 포켓우드 같은 다양한 콘텐츠 때문에 최고의 포켓몬스터 게임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포켓몬스터는 각 작품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시리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최초의 한글 작품인 '포켓몬스터 골드·실버'와 두 번째 한글 작품인 '포켓몬스터 DP·Pt'를 최고의 작품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골드·실버의 명성을 이어 명작으로 손꼽히는 하트골드·소울실버
포켓몬스터 골드·실버는 한국에 발매된 최초의 한글 작품이자 성공적인 후속작으로 유명한 게임이다. 무려 두 지방을 한 버전에 담은 작품은 아직까지 포켓몬스터 골드·실버가 유일하며,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레드'와 최고 난이도 지역에서 대결하는 장면은 모두를 전율하게 만들었다.
반면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적들의 레벨과 포켓몬 상성은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분이다. 특히 최약 스타팅으로 꼽히는 '치코리타'의 경우 본인의 약함과 별개로 시작 후 두 번의 관장전을 불리한 상성으로 진행하는 등 다른 두 스타팅 포켓몬에 비해 하드 모드에 가까운 난이도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모든 이의 트라우마가 됐던 '꼭두'의 '밀탱크'나 비정상적으로 레벨이 높았던 '레드' 등 잘 뜯어보면 마무리가 어설픈 부분을 찾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켓몬스터 골드·실버는 전작을 완벽히 계승한 스토리와 100여 마리에 이르는 추가 포켓몬으로 여전히 최고의 포켓몬스터 게임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으로 회자되고 있다.

두 작품을 완벽히 보완해 마스터피스로 거듭난 기라티나
그렇다면 포켓몬스터 DP·Pt는 어떨까? 4세대는 '닌텐도 DS'로 출시된 첫 작품답게 두 개의 화면을 사용하는 혁신적인 시스템과 뛰어난 그래픽을 보여줬다. 후속작인 '기라티나'는 전작의 시스템을 보완하고, 배틀 애니메이션 추가, 한층 자연스러운 스토리로 닌텐도 DS 포켓몬스터 작품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물론 4세대 세 가지 작품 중 '디아루가'와 '펄기아'는 여러 버그와 늘어지는 진행 등 비판받는 부분이 명백히 존재한다. 하지만 기라티나가 이를 완벽하게 보완한 덕분에 이후 이어지는 '포켓몬스터 하트골드·소울실버', '포켓몬스터 블랙·화이트와 함께 팬들 사이에서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 파이널판타지 7 vs 10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는 작품 숫자 만큼 팬이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라서 몇 가지 작품을 최고의 작품이라고 고르긴 어렵다. 굳이 이 시리즈 내에서 두 작품을 선정해 대결 구도를 만들어본다면 일본의 게임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게임 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던 '파이널 판타지 7'과 '파이널 판타지 10'을 꼽을 수 있겠다.

지금이야 투박한 그래픽이지만 출시 당시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파이널 판타지 7이 게임계에 끼친 영향은 자명하다. 본격적인 3D 그래픽 RPG를 알린 신호탄이자 플레이스테이션을 세계 최고의 콘솔 자리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캐릭터들은 두말할 것 없이 매력이 넘쳐 악역인 '세피로스'조차 가장 매력적인 게임 캐릭터를 뽑을 때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굳이 이 게임의 아쉬운 점을 고르자면 클래식 시리즈로 불리는 이전 시리즈와 괴리감 정도. 파이널 판타지 7의 대성으로 이후 작품들은 대부분 현대풍 판타지를 배경으로 제작됐다. 클래식 시리즈를 즐겼던 올드팬들에겐 아쉬운 부분이지만,

점점 어둡게 변하는 스토리는 이 게임의 백미
파이널 판타지 10은 파이널 판타지 7과 함께 시리즈 내 둘뿐인 천만 판매고 달성 작품이다. 또한 시리즈 최초로 스토리가 이어지는 후속작이 출시되면서 그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보이 미트 걸로 시작해 점점 암울해지는 구조로 진행된다. 특히 매력적인 히로인인 '유우나' 덕분에 이 게임을 최애로 꼽는 팬들도 있을 정도. 덕분에 파이널 판타지 10은 파이널 판타지 7 이후 다소 하향세를 보였던 시리즈의 흥행을 다시 한번 정상에 올려놓는 것에 성공했다.
한국에서는 가수 이수영이 부른 주제곡 '얼마나 좋을까'로 대중들에게도 이름을 알린 작품이다. 비록 게임은 한글이 아닌 영문 버전으로 출시됐기 때문에 실제로 플레이한 사람들은 적었지만, 한국 내 인지도만큼은 파이널 판타지 7을 능가할 정도였다.
■ 폴아웃 3 vs 4

마지막은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다룬 게임 중 가장 대표적인 '폴아웃' 시리즈의 작품이다. 말 그대로 핵전쟁 이후 세계를 다루는 이 시리즈는 '인터플레이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1, 2편과 베데스다가 제작한 이후 작품들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폴아웃 3'와 '폴아웃 4'는 폴아웃 시리즈 내에서도 손꼽히는 명작으로 평가받았다.
두 작품은 전작과 달리 탑 뷰 RPG가 아니라 FPS RPG를 채택했다. 덕분에 황폐화된 미국을 직접 체험하는 듯한 현실성을 선사했고, 많은 이용자들을 매료시켰다. 그 결과 두 작품은 출시된 해 무수한 상을 휩쓸며 인기를 입증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한 컷으로 잘 표현했던 폴아웃 3의 인트로
FPS RPG로 전향 후 처음 출시된 '폴아웃 3'는 원작에서 보여준 황폐한 미국을 가장 잘 표현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이후 시리즈 팬들에게 '분위기 3'라는 소리를 듣긴해도 1편에서 묘사한 꿈도 희망도 없는 무너진 문명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에 성공한 작품이다. 특히 무너진 건물과 우중충한 건물, 투박한 무기들과 기괴하게 변형된 생물들 등 있을 법한 장면들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면서 게임의 몰입도를 극대화 시켰다.
'카르마' 시스템을 도입해 다양한 팩션과 상호작용하는 것도 이 게임의 묘미다. 선과 악이 분명하게 나뉘지 않은 각 팩션을 따르거나 멸망시키며 이용자가 주도적으로 게임을 이끌어가고, 엔딩마저 바꾸는 방식은 많은 이용자에게 호평 받았다. 이러한 시스템은 후속작인 '폴아웃 뉴베가스'와 폴아웃 4로 이어진다.

수많은 버그와 다소 엉성한 스토리는 아쉽지만, 여전히 이 분야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폴아웃 4
폴아웃 4는 폴아웃 3와 달리 다소 밝은 분위기의 작품이다. 폴아웃 3가 멸망 직후 세계를 그려냈다면 폴아웃 4는 재건되는 문명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은 현실보다 더 발전된 기술력을 보여주는 '인스티튜트'나 확장팩으로 추가되는 정착지 건설 등에서 엿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분위기는 기존 폴아웃 팬들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폴아웃 4가 미래 세상에 걸맞은 다양한 콘텐츠 선보인 것을 사실이나 핵 전쟁 이후의 아포칼립스라는 정체성이 흐려졌다는 지적이다. 이는 폴아웃이 FPS로 노선을 바꾼 폴아웃 3부터 이어진 지적이지만, 폴아웃 4는 기존 작품과 괴리감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폴아웃 4는 같은 시리즈 팬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와 방대한 세계, 한층 더 발전된 그래픽 만큼은 그들조차 부정하기 힘든 이 작품만의 장점이다. 덕분에 폴아웃 4는 최신작인 '폴아웃 76'이 등장한 시점에서도 스팀 동시 접속자 상위권에 들며 그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