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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리뷰] '포켓몬스터 소드·실드 왕관의 설원', 잘 만든 콘텐츠, 낸 돈의 반만 즐겨라?

성수안 기자

기사등록 2020-10-25 15:53:57 (수정 2020-10-25 15: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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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스터 소드·실드'의 두 번째 추가 콘텐츠 '왕관의 설원'이 23일 배포됐다.

왕관의 설원은 같은 추가 콘텐츠 묶음 '익스팬션 패스'인 '갑옷의 외딴섬'과 마찬가지로 신규 지역과 스토리, 배틀 콘텐츠, 포켓몬 추가로 구성됐다. 특히 포켓몬 추가는 과거 작품의 포켓몬 복귀를 염원하던 게이머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 요소로 추가 콘텐츠 묶음의 핵심이다. 대부분의 포켓몬이 두 번의 추가 콘텐츠 배포로 포켓몬스터 소드·실드에 합류했으며, 그중 일부 포켓몬은 이 게임의 무대인 '가라르' 지역 환경에 맞춰 새로운 모습을 부여받았다.

갑옷의 외딴섬이 '포켓몬과 수행'을 주제로 했다면 왕관의 설원은 '전설 포켓몬 탐사'를 주제로 추가 콘텐츠의 배경이 되는 '왕관설원'을 탐험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왕관의 설원 간판 전설 포켓몬 '버드렉스'뿐만 아니라 첫 번째 이벤트로 만나는 '스이쿤', 가라르 지방에 적응한 모습으로 돌아온 '프리저', '썬더', '파이어' 등 과거 작품에 등장했던 전설 포켓몬이 이번 추가 콘텐츠 팩으로 모두 복귀했다.


오랜만에 보는 과거 포켓몬들 = 게임조선 촬영


그리웠던 전설 포켓몬들도 총출동 = 게임조선 촬영

왕관의 설원은 '와일드 에리어' 진입 가능 시점에서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게이머의 진행 상황에 맞춰 레벨이 조정됐던 갑옷의 외딴섬과 다르게 왕관의 설원은 처음 만나는 포켓몬 트레이너의 포켓몬 레벨이 70으로 설정됐다. 게다가 버드렉스는 '포켓몬 챔피언'이 아니면 포획 시도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스토리가 도중에 막히고 만다. 따라서 이번 추가 콘텐츠는 본편을 모두 공략한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스토리는 갑옷의 외딴섬과 마찬가지로 본편에 비하면 매우 짧아 2~3시간이면 모두 공략 가능한 수준이다. 다만, 본편의 경우 개연성이 부족한 연출로 악역의 캐릭터성을 망쳤지만, 왕관의 설원의 경우 각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려 부족한 스토리 분량을 메꿔냈다.


하루종일 눈이 오는 왕관설원 지역 = 게임조선 촬영


크기는 갑옷섬과 비슷하다 = 게임조선 촬영


스토리는 전설 포켓몬 탐사! = 게임조선 촬영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역시 버드렉스다. 출시 전 광고 영상에서 왕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근엄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정작 본편에선 얼빠진 왕으로 나온다. 물론 외형은 광고에 나온 모습 그대로라 능력을 사용할 땐 근엄한 모습을 보여주으나 정작 그 결과가 당근 밭 대신 당근 하나, 꽃 대신 꽃잎 한 장뿐이라 왕의 위엄을 깎아먹는다. 사람들이 풍요의 왕인 버드렉스를 잊어버리는 이유가 다름 아닌 버드렉스 자신에게 있다는 장면을 깨닫고 놀라는 모습은 이번 스토리의 백미. 통역을 사용해 주인공과 직접 대화하고 교감을 나누며 팬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선이 굵은 얼굴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탐험가 '피오니' 역시 스토리에 활력을 불어넣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팔불출 아버지로 등장하나 했더니 70레벨의 강력한 몬스터를 꺼내 트레이너를 압박하는가 하면, 주인공을 멋대로 탐사 대장으로 만들고 자신은 숙소나 지키는 어이없는 보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버드렉스가 등장한 이후로는 버드렉스의 힘에 조종당해 본의 아니게 통역기 신세가 돼버려 게이머들에게 소소한 웃음을 준다. 이래 봬도 본편 악역의 동생에 챔피언까지 달성한 캐릭터지만, 형이나 단델과는 다르게 상식을 뛰어넘는 엉뚱한 캐릭터로 차별화를 이뤄냈다.


말도 하고, 통역도 쓰고, 여러모로 신선한 캐릭터였던 '버드렉스' = 게임조선 촬영


스토리 내내 허당끼를 발산하지만, 나름 왕의 위엄을 보여주기도 한다 = 게임조선 촬영


강렬한 첫인상과 달리 중반부터 통역기가 되버린다 = 게임조선 촬영

스토리 외에도 새롭게 즐길만한 콘텐츠 두 가지가 추가됐다. 먼저 기존 다이맥스 콘텐츠에 로그라이크 방식을 더한 '다이맥스 어드벤처'다. 다이맥스 어드벤처는 다이맥스 굴에서 다이맥스 포켓몬과 싸우는 것은 기존의 레이드 배틀과 동일하지만, 자신의 포켓몬을 사용할 수 없고 포획한 포켓몬으로 교체해가며 보스를 잡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모든 포켓몬을 100% 확률로 포획할 수 있으며, 적 포켓몬이 방패를 사용하거나 여러번 행동하지 않는 대신 다이맥스 어드벤처를 진행하는 동안 쓰러진 횟수는 보스전까지 누적돼 사망에 대한 부담이 높다.

다이맥스 어드벤처의 보상은 전작의 전설 포켓몬이다. 소드와 실드 각 버전에 따라 포획 가능한 전설 포켓몬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전설 포켓몬을 포획하기 위해선 두 버전과 모든 익스팬션 패스가 필요하다. 그밖에 보상으로는 콘텐츠 재화인 '맥스광석'으로 구매 가능한 각종 소비 아이템이 있다. 소비 아이템 중에는 포켓몬의 숨겨진 특성을 개방하는 '특성패치', 울트라비스트 포획에 사용하는 '울드라볼', 포켓몬의 기초 포인트를 높여주는 아이템 등이 있다.


포켓몬 포획, 교체를 반복하며 보스까지 공략하는 방식 = 게임조선 촬영


보상은 전설 포켓몬과 맥스 광석이다 = 게임조선 촬영


맥스 광석은 희귀한 아이템과 교환 가능 = 게임조선 촬영

스토리를 모두 진행하고 나면 전 챔피언 '단델'이 개최하는 '가라르 스타 토너먼트'에 참여 가능하다. 가라르 스타 토너먼트는 더블 배틀로 진행되며, 각 체육관 관장과 호브, 마리 등 유명 트레이너가 등장한다. 왕관의 설원 추가 콘텐츠답게 모든 트레이너는 7~80 레벨의 포켓몬을 사용하며, 각종 재화와 함께 대량의 금화를 보상으로 지급한다.

가라르 스타 토너먼트는 보상보단 팬 서비스에 주안점을 둔 콘텐츠다. 포켓몬스터 소드·실드는 스토리에 호불호가 갈릴지만, 캐릭터만큼은 역대 포켓몬스터 시리즈에 등장한 캐릭터에 밀리지 않을 정도로 개성을 잘 살려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캐릭터들을 십분 활용해 드림매치로 집대성한 것이 가라르 스타 토너먼트다. 게이머들이 한 번쯤 상상해본 '금랑'과 '단델' 콤비나 주인공, 피오니, 단델, 머스터드로 구성된 역대 챔피언 배틀도 맛볼 수 있다. 포켓몬스터 소드·실드로 포켓몬스터를 입문한 팬에겐 이 이상의 선물이 없을 정도다.


스토리가 끝난 후엔 올스타 더블 배틀이 개방된다 = 게임조선 촬영


가라르 전 최강자 듀오  = 게임조선 촬영


포켓몬스터의 첫 번째 DLC '익스팬션 패스'가 왕관의 설원으로 마무리됐다. 왕관의 설원은 갑옷의 설원과 마찬가지로 추가 콘텐츠가 지녀야 할 기본 요소는 모두 챙겼다는 느낌이었다. 예를 들어 본편을 즐긴 이용자들이 불만을 토로한 과거 포켓몬 추가는 왕관의 설원을 끝으로 대부분 추가됐으며, 제한 대련이나 가라르 스타 토너먼트 같은 배틀 콘텐츠, 거다이맥스 부여, 숨겨진 특성 해금 등 본편의 불편한 부분을 익스팬션 패스로 일신했다.

하지만 포켓몬스터 소드·실드에 추가되지 못한 과거 포켓몬은 아직도 200여 마리나 된다. 게다가 새롭게 추가된 포켓몬 중에서도 메인 포켓몬 자리를 차지하는 갑옷의 외딴섬 우라오스와 왕관의 설원 버드렉스는 강화 능력 중 한 가지밖에 선택할 수 없고, 모든 전설 포켓몬이 익스팬션 패스로 추가됐지만, 버전에 따라 포획 가능한 포켓몬이 나누어졌다. 결국 모든 전설 포켓몬을 모으려면 소드와 실드 본편 모두와 양쪽 버전의 익스팬션 패스를 모두 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캐릭터 매력은 여전히 잘 살렸지만, 단순하고 빈약한 스토리는 아쉬운 부분이다. 스토리의 흐름은 큰 문제가 없지만 본편의 절반 가격으로 스토리 분량은 본편의 절반도 안 되는 것이 문제다. 물론 스토리 분량이 스토리의 퀄리티를 높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가격에 비해 적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러한 아쉬움은 결국 다른 게임의 DLC와 마찬가지로 '본편에 들어가야 할 내용을 추가 콘텐츠로 판매'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삭제된 포켓몬도 결국 다른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게임에 복귀했고, 신규 스토리 두 편은 추가 콘텐츠로 보기엔 빈약한 수준이다. 결국 본편에서 다뤄야 할 내용을 뒤늦게 판매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확장 버전에서 추가 콘텐츠로 바뀌어 저렴하게 신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것과 익스팬션 패스의 모든 야외 지역이 와일드 에리어로 구성됐다는 것이 있겠다. 닌텐도 스위치로 등장한 첫 번째 포켓몬스터 본가 작품과 그 추가 콘텐츠가 다소 아쉬움을 남긴 것은 사실이지만, 한 발씩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든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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