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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조선통신사] 여전히 현역! 지금도 오락실에서 잘나가는 민속놀이격 아케이드 게임

신호현 기자

기사등록 2020-10-25 10:00:54 (수정 2020-10-25 10: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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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명절에 모여서 즐기는 민속놀이가 이 작품이 될지도..

세간에서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이 출시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도와 더불어 인지도가 높아 여전히 다수의 게이머들이 세대를 초월하며 즐기는 게임을 비유적인 표현으로 '민속놀이'라고 부르곤 한다.

민속놀이에 해당하는 게임은 플랫폼을 따지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PC나 콘솔 플랫폼에서는 리마스터나 리메이크라는 접근 방식이 있기 때문에 원본 모습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대부분의 민속놀이는 아케이드 쪽에 국한된다.

지금도 오락실에 가면 여전히 만나볼 수 있는, 어쩌면 나보다 나이가 많을 수 있는 민속놀이 아케이드 게임은 무엇이 있을까?

■ 스트리트 파이터 2


아도겐, 워류겐, 아따따뿌겐 등 한국형 몬더그린의 조상님이시다

<스트리트 파이터 2>는 이후 후속작 전개는 물론 대전격투게임 역사를 통틀어 지대한 영향을 끼친 시리즈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물론 2편이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전작이 존재하는데다가 그 전작마저도 대전격투게임의 효시격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스파 2에서 현대 대전격투게임의 요소와 시스템 대부분이 정립됐고 각 캐릭터들은 개성이 넘치다 못해 폭발하기 직전이었으며 성능 편차도 지금처럼 티어 리스트를 나눌 정도로 심각하지 않아 다양한 캐릭터로 다양한 플레이를 하는 게이머들을 두루 만나볼 수 있었다.


전부 스파 2에서만 나온 파생적들이다. 이쯤 되면 무서울 지경이다

캡콤 특유의 악명 높은 마케팅 전략 개선(改善)이 적용 대상이 되면서 대시-대시 플러스-터보-슈퍼-슈퍼 터보로 버전업을 할 때마다 그 비싼 아케이드 기판을 강매하다시피 오락실(게임센터)에 떠넘겼지만 오락실의 주인은 이러한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비치하는 게 당연시될 정도로 스파 2의 인기는 선풍적이었고 이는 3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규모와 이름이 있는 오락실이라면 여전히 스파 2가 현역으로 구동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으며 콘솔 버전으로는 비교적 최근인 2017년까지 개선판인 하이퍼-울트라 스트리트 파이터 2를 내놓는 등 이 게임의 뇌절은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지만 아직도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은 차고 넘친다.

■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8


부제 '드림매치 네버엔드'에 걸맞게 스토리를 배제하고 캐릭터 수를 화끈하게 늘려 당초 기획 의도에 가장 근접한 작품이었다

90년대, 대전격투게임이 아케이드 시장을 지배했을 때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로 큰 흥행을 거둔 것이 바로 SNK 프랜차이즈의 모든 캐릭터들을 집대성한 올스타즈 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KOF) 시리즈'였다.

KOF는 1년마다 1편씩 찍어내는 엄청난 물량 공세에다가 전작이라 할 수 있는 아랑전설, 용호의 권이 나름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었던 탓에 시작부터 꽤 유리한 입지에 있었으며 이전까지의 일반적인 대전격투게임과는 달리 3 대 3의 팀 엔트리 구성 시스템을 채용하여 근본적인 캐릭터의 상성 유불리를 극복하거나 심리전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 독특한 매력이 있어 꽤 안정적으로 오락실에 정착하여 많은 팬들을 불러 모았다.

사실 KOF는 팬들 사이에서 시리즈 최고의 인기작을 이야기한다면 다소 의견이 엇갈리는 경향이 있다. 스파 2의 사례와 비슷하게 일본에서는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기틀을 잡은 95편, 중국의 경우 국가 정책으로 인해 당분간 후속작의 수입이 금지되면서 꽤 오랜 시간 마지막 작품으로 활약하던 97편, 게임의 종합적인 완성도와 별개로 밸런스가 가장 좋은 편에 속한다는 2002이 대표적인 후보다.


최상위권에서는 특정 캐릭터만 돌려쓴다는 게 밸런스 관련 비판점인데 일반 유저들은 비교적 다양한 캐릭터를 사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지역을 불문하고 민속놀이라 칭할 수 있는 작품은 98편이다. 게임 시스템이 굉장히 세련된 편이고 다른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그나마 치명적인 버그가 적으며 여유로운 입력 체계,  드림매치라는 특성상 엄청나게 많은 캐릭터 풀 등 장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낮은 피해량 때문에 동실력 기준으로 게임을 오래 즐길 수 있는 것도 나름대로 영향이 컸다. 오락실에서 코인 넣었는데 툭탁퍽하고 수초 만에 게임오버되면 무슨 재미겠는가.

■ 철권 태그 토너먼트


시리즈는 7편까지 나왔지만 그래도 오락실을 출입하던 사람에게 가장 익숙한 건 이 화면이다

아케이드 대전격투게임 시장의 패러다임이 2D에서 3D로 넘어가면서 많은 히트작이 생겨났지만 바통을 가장 잘 이어받았다고 평가받는 것은 <철권 태그 토너먼트>다. 

태그 토너먼트는 전작에 해당하는 철권 3의 기판을 활용하라는 지시와 함께 짧은 개발만 주어진 탓에 전작에서 비교적 날림 공사가 이뤄졌다는 탄생 비화가 있지만 전작의 베이스가 워낙 탄탄했기에 게임성 면에서 흠잡을 구석이 그리 많지 않았고 비슷한 시기 발매작 중에서는 가장 앞서나가는 그래픽과 사운드로 게이머들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철권 특유의 화려한 공중 콤보가 정립된 것은 물론 태그까지 들어간 탓에 플레이어 역량에 따라 굉장히 다채로운 콤보가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주된 인기 포인트며 낮은 체력 잔량 등 조건이 맞으면 피해량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철권의 고유 시스템 '레이지' 덕분에 짜릿한 일발역전도 꽤나 많이 나와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가 즐거운 것도 특징이다.


철권 플레이어의 세대차를 나누는 붕권의 음성은 딱 태그 토너먼트까지가 '오-아'였다

그 밖에도 스트리트 파이터 3나 더 킹 오브 파이터즈 99처럼 다른 대전격투게임들이 기존의 주인공을 밀어내고 새로운 캐릭터들이 전면에 등장하는 '세대교체'에서 반발이 생긴 것과 달리 철권 태그 토너먼트는 이전 세대 캐릭터들을 다시 출연시키는 등 올드팬에 대한 예우가 좋고 다음 세대 캐릭터들은 비슷한 느낌을 주되 확실한 차이를 두는 리뉴얼을 올바른 적용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무릎(배재민)을 비롯한 한국 1세대 철권 게이머들이 대부분 태그 토너먼트로 게임을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물론 아직까지도 기판이 현역으로 오락실에서 구동되고 있는 환경 탓에 고인물이 가득한 인외마경이 되긴 했지만...

■ 버블보블


아이들과 여성 게이머들이 대체로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겉모습과 달리 실제 내용이나 난도는 꽤 하드한 편

<버블보블>은 최신작인 4편, 프렌즈가 2019년에 발매될 정도로 오래됐고 명맥이 쭉 이어져온 아케이드 시리즈지만 대부분의 게이머가 기억하는 것은 1986년에 타이토 버블보블 기판으로 출시된 한국에서는 보통 '보글보글'이라 불리는 1편이다.

사실 게임의 요소는 단출한 편이다. 버블, 보블이라는 버블 드래곤을 조종하여 좌우 이동과 점프, 버블 발사 만 알면 조작은 거기서 끝이고 매 스테이지는 적에게 버블을 쏴서 점프 또는 몸통 박치기로 터뜨리면 되는 단순한 시퀀스의 반복이며 고급 테크닉이라고 해봐야 이미 생성한 버블 위로 타이밍에 맞춰 점프를 반복하면 터뜨리지 않고 무한히 상승하거나 특수 방울의 위치를 임의대로 조정해서 갇힌 적을 처리하는 퍼즐 패턴 정도다.


이 화면을 영접했다면 당신은 이미 충분한 고인물... 아니 썩은물일 것이다

반면 실제 게임의 난이도는 고전 아케이드 게임이 거진 다 그렇듯 하드코어를 지향하고 있다. 1인 플레이로는 결코 진짜 엔딩을 볼 수 없는 것은 물론 2인 노미스 플레이로 모든 면을 주파해야만 이 게임의 비밀에 접근할 수 있으며 당연히 이조차도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후반부의 레벨 디자인은 어지간한 실력자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상기한 사항들은 현대에 와서는 분명 장점으로 취급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여전히 많은 오락실에서 띵똥거리는 반복 멜로디의 배경음악과 함께 열심히 가동 중이다.

진짜 엔딩을 본다거나 스코어링 같은 목표가 없다면 적당히 동전 한 개 넣고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구성과 더불어 지금 기준으로 봐도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캐릭터는 한 번쯤 이 게임들 돌아보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을 보여준다.

■아타리 테트리스


게임 내에서 R문자는 러시아 형식으로 뒤집은 키릴 문자 Я로 표기되는 것이 암묵의 룰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하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던 쌍팔년도, 블록 4개를 아무렇게나 이어붙인 도형들이 무작위로 출현하고 이를 적절하게 이어붙여 줄을 만들고 지워나가는 작품 '테트리스'가 게임 업계 전체를 주름잡고 있었다.

사실 테트리스는 원조에 해당하는 '일렉트로니카 테트리스'를 개발한 소련 과학기술원이 당시 공산주의 국가 이념 때문에 저작권 소유에 대해 강하게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입장이었고 이를 PC버전으로 포팅한 도스 테트리스를 기점으로 엄청나게 많은 아류작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지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가장 높은 작품이라면 보통은 아케이드작 <아타리 테트리스>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3라운드마다 만나는 코삭 댄스 아저씨

지금의 테트리스는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테트리스 컴퍼니(TTC)의 허가가 없다면 제작 및 배포가 금지되어 있고 규칙의 수정도 불가능하지만 테트리스의 홍수 속에서 아타리 테트리스가 가장 빛난 것은 무엇보다 일련의 개조를 거쳤음에도 흠잡을 구석이 없는 게임성, 게임 진행에 악영향을 주는 버그의 부재 등 높은 완성도를 들 수 있다.

더군다나 흥을 돋우는 마성의  BGM, 3스테이지마다 화면 중앙에서 코삭 댄스를 추는 러시아 아저씨 등 깨알 같은 요소들은 이 게임을 플레이해본 사람들의 뇌리에 아타리 테트리스의 이름이 강하게 남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테트리스 컴퍼니의 라이선스를 구매하여 만든 작품들은 앞으로도 계속 나오겠지만 적어도 오락실에서는 아타리 테트리스를 넘어설 작품은 없어 보인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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