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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조선통신사] 네가 그걸 왜 먹어?! 가장 유명한 막타 스틸

신호현 기자

기사등록 2020-08-15 07:02:51 (수정 2020-08-15 07:0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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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아마도 가장 유명한 막타 스틸 중 하나인 2013 롤드컵 결승전의 펜타킬 스틸 장면

장르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게임은 죽기 직전의 상대에게 가하는 마무리 일격, 통칭 '막타'를 넣은 사람에게 돈, 아이템, 명예와 같은 보너스를 쥐여주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이를 가져가기 위해 혈안이 되기 마련이다.

이런 중대 사안을 두고 게이머들 사이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다 보니 지금은 막타 보너스와 별개로 입힌 피해량과 같이 실 측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기여도로 환산하여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사람이 더 큰 보상을 가져가거나 일단 숟가락이라도 얹었다면 누구나 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하는 등의 장치를 마련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논란거리가 될 수 있는 막타 분쟁이 존재한다. 고대하던 최종 보스의 수급을 게임의 주인공인 플레이어가 아닌 다른 캐릭터가 가져가는 경우가 그렇다. 아래의 사례들처럼 말이다.

※ 주의

본 기사는 엘더스크롤 4:오블리비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리치왕의 분노,
던전앤파이터, 몬스터 헌터 월드:아이스본의 최종보스와 엔딩 관련 스포일러를 담고 있으니
해당 게임의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다면 스크롤을 내리지 않으시거나 읽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평민 출신 사제인 내가 알고 보니 황제의 사생아?

<엘더스크롤 4:오블리비언>에서 등장한 '마틴 셉팀'의 사례는 정확히는 주인공의 막타를 뺏은 조연이라고 보기에는 좀 애매한 부분이 있다. 조종이 불가능한 조연 캐릭터라는 것이 기본 설정이지만 활약상을 보면 또 다른 주인공에 가깝기 때문이다.

일단,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주인공 캐릭터는 '크바치의 영웅'이지만 기원도 정체도 불분명한 인물인데다가 본편 중에서는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일이 거의 없고 모든 이야기는 전 황제 '유리엘 셉팀'의 사생아 '마틴 셉팀'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래서인지 마틴은 한때 엘더스크롤 4:오블리비언의 평가를 깎아먹는 주범 취급을 받기도 했다. 마틴을 찾아내서 황제로 만드는 과정은 물론 황제 즉위를 앞두고 갑자기 툭 튀어나온 최종 보스 '메이룬스 데이건'을 자기희생에 가까운 방법으로 때려잡는 것이 당시에는 너무 작위적이고 급한 전개 방식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고 이로 인해 주인공의 활약상 대부분이 묻혀버린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크바치의 영웅은 확장팩, DLC에서 꾸준한 푸시를 받은 결과 후속작에도 영향력을 끼치는 신적 존재가 되면서 주인공다운 활약과 함께 위엄을 되찾았고, 마틴 셉팀은 오랜 시간이 자나면서 비록 젊은 시절 막 나가긴 했어도 근본이 선한 인물이고 부귀영화보다는 제국과 백성의 안위를 위해 한 몸 희생하여 아키토쉬의 아바타 '드래건'이 되어 최종 보스를 물리쳤다는 점 덕분에 지금은 썩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다. 


모드를 통해 다시 보는 오블리비언의 엔딩



인격 부분에서는 좀처름 흠 잡을 구석이 없다. 행보가 문제일 뿐

'티리온 폴드링'은 이쪽 업계에서 아주 유명한 막타 스틸 사례 중 하나다. 왜냐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리즈 시절로 불리는 확장팩 '리치 왕의 분노'에서 최종 보스의 숨통을 끊어 마무리 짓는 역할이 그의 가장 큰 업적이기 때문이다.

사실 제대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긴 와우저라면 티리온 폴드링이 타 게임이라면 주인공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능력과 인품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동의하는 편이다.

적대하고 있는 오키쉬 호드의 일원인 '아이트리그'가 명예로운 인물임을 알자 종족, 진영을 초월한 우정을 나눌 정도로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성기사 직위를 파면당했음에도 기적에 가까운 빛의 권능을 발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은 강자들이 탐낼 만큼 그는 대단한 인재였다.


죽고 나서도 티리온 폴드링을 죽음의 기사로 되살려 재활용하려는 시도가 있었을 정도다

하지만, 리치 왕과의 결전에서 동결에 걸린 채로 전투 내내 별 도움도 되지 않았다가 플레이어 공격대가 피를 다 갉아놓으면 깨어나서 리치왕에게 결정타를 먹이는 전개, 모그레인 가문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의 성검 '파멸의 인도자' 먹튀는 물론 리치왕을 대표하는 무기 마검 '서리한'을 부숴버리면서 전설 무기 내지는 형상 변환의 꿈을 꾸던 게이머들에게 물을 먹인 탓에 인게임에서의 위상과 달리 인식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딜 안 하고 숨어 있다가 보스 막타 업적은 물론 닌자에 뽀각까지 다 했으니 이런 공격대원이 만약 실존했다면 아마 당분간 멀쩡하게 게임하긴 틀려먹은 상황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리치 왕과의 결전에서 최종 보스 막타라는 업적 게이짓은 물론 전설 무기 2개분을 날려먹었으니 욕먹어도 싸다는 드립이 있다



던파 세계관에서 가장 강한 존재들

<던전앤파이터>에서 매 시즌 최종 보스 역할을 맡고 있는 존재 '사도'는 원래 모험가의 힘으로는 범접할 수도 없는 강대한 존재지만 대부분 게임의 배경인 아라드로 전이되면서 가진 힘의 대부분을 잃고 약체화되면서 어찌어찌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 

그나마 안톤 이후로는 전장이 아라드에 국한되지 않기 시작하면서 모험가가 급성장하는 것만큼 사도들도 점차 만전에 가까운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고 모험가들은 이를 굉장히 힘겹게 처치하는 처절한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부활하여 현시점에서 최종 보스로 군림하고 있는 '시로코'의 경우 비명굴에서 토벌당할 당시에만 해도 케인, 록시와 같이 특출나게 강한 검객에게 단신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지만 지금은 이들에 비견할만한 실력을 갖춘 모험가가 16명 모여야 겨우 토벌이 가능한 수준이다.


사도 중에서도 가장 강하다고 일컬어진 이 둘은 서로를 죽일 수 없다는 룰 때문에 겨우 싸움을 멈췄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사도들은 서로를 죽일 수 없다는 일종의 제약을 걸어서 플레이어인 모험가가 이야기의 주인공인 것과는 별개로 막타를 치는 과정에 당위성을 챙겼는데 최근 문제가 생겼다. 시로코의 막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천계, 지벤 황국이 가져갔다는 점이다.

토벌 과정에서 분명 아라드 전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 토벌대는 모든 국가와 세력의 협력을 구했고 하늘성을 타고 올라가면 피해를 입을 천계의 개입도 분명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심연에 잠식된 하늘성 결전에서 거의 모습을 내비치지 않고 있던 천계가 양념을 다 쳐놓은 것을 홀라당 집어먹는 모양새가 된 것은 물론 군부와 과학자의 유착을 싫어하고 탈권위주의 성향을 가진 캐릭터 '메릴 파이오니어'가 '황제 폐하 만세 느낌의 대사로 엔딩을 장식하니 유저 입장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막타 스틸과 캐릭터 붕괴로 불쾌함 2연타



그지없는 멸진룡, 네르기간테의 모습

마지막 사례는 바로 <몬스터헌터 월드:아이스본>의 네르기간테다. 비록 힘으로 밀어붙이는 육탄전에만 특화된 단순하고 정직한 패턴 때문에 샌드백 취급받는 일이 많지만 본편에서 네르기간테는 간판 몬스터답게 꾸준히 플레이어와 충돌하며 존재감을 뽐냈고 임팩트가 넘치는 필살기의 존재, 의외로 귀여운 야생에서의 모습 때문에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스본에 와서는 특수개체인 모두를 멸하는 네르기간테가 투입되면서 패턴이 한층 더러워졌고 파해법 또한 기존 방식대로 용봉력에 의존한 가시 파괴만 노리면 되려 난이도가 올라가는 구조 때문에 피해자가 속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네르기간테에 대한 혐오는 아이스본의 최종 보스 '안-이슈왈다'전을 기점으로 피크를 찍게 되는데 전작에 비해 난이도가 굉장히 높아진 안-이슈왈다를 상대하기 전에 네르기간테가 먼저 나오기 때문에 헌터들은 무지막지한 고룡 둘과 연전을 치러야 하고 네르기간테를 겨우 쓰러뜨려놓으면 엔딩에서 벌떡 일어나서 죽지 않고 살아있었던 안-이슈왈다의 숨통을 끊는 막타 스틸을 자행한다.

심지어 막타를 가져간 네르기간테는 의기양양하게 포효 한 번 질러주고는 제 갈 길 찾아서 떠나버리는데 이를 두고 조사단 중 일부는 네르기간테가 생태계의 파괴를 막기 위해 위험한 고룡들을 잡아먹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으로 그 업보를 세탁하는 발언이 나오지만 정작 힘겹게 싸운 헌터 입장에서는 네르기간테는  죽은 척하고 있다가 튀어나와서 막타만 먹고 내뺀 얌체일 뿐이다.


욤뇸뇸뇸, 이게 웬 떡이람?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신호현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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