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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 게임사와 상생 도모하는 '네오위즈', 한국 게임 시장 패러다임 제시

이시영 기자

기사등록 2020-05-03 13:00:50 (수정 2020-05-03 13: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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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과 모바일 등 멀티플레이 게임이 대중화된 한국 게임 시장. 국내 크고 작은 게임사는 패키지 게임보다는 모바일 게임에 주력하고 있다.

사실 국내의 패키지 게임은 거의 멸종된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 패키지 게임의 맥은 몇몇 국내 인디 개발사가 간신히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여느 인디 개발사가 그렇듯, 개발에만 역량을 집중하더라도 빠듯한 상황에서 마케팅과 홍보까지 겸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에 따라 작품성이 있는, 그리고 흥행에 가능성이 있는 인디 게임이라한들, 게이머에게 알려지지 못해 뒤안길로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국내 인디 게임 분야의 환경이 사회적, 제도적으로 매우 열악하기에 빛을 발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게이머에게 알려지지 못해 사라지는 비운의 작품도 많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생존할 방법을 고심하고 있는 것은 비단 인디 개발사 뿐만이 아니다. 패키지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그리고 모바일 게임으로 그 거대한 흐름이 옮겨가면서 수많은 유수의 게임사가 패러다임을 극복하지 못하고 위기에 처했다. 국내 FPS 게임 시장을 선도했던 '네오위즈'도 그 중 하나.

네오위즈 또한 모바일 게임의 흥행이라는 달콤하면서도 매혹적인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여타 대형 게임사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몸집이 큰 회사인 만큼, 그 몸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활로가 필요했다. 다른 중대형 국내 게임 개발사의 경우 실패를 맛봤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한편, 네오위즈는 최근의 행보를 비추어봤을 때, 타 게임사와는 다른 노선으로 생존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바로 가능성 있는 인디 게임의 발굴과 퍼블리싱이다. 개발에만 역량에 집중하기도 빠듯한 인디 게임사, 그리고 과거부터 쌓아온 퍼블리싱 역량을 묵혀두기엔 아까운 네오위즈. 어쩌면 찰떡궁합일 수 있는 조합이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11월 국내 인디 개발사 '사우스포게임즈'의 2D 플랫포머 게임 '스컬(Skul : The Hero Slayer)'을 시작으로 인디 게임으로 점차 스팀 플랫폼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네오위즈는 '탭소닉 볼드'와 '아이언사이트', '블랙스쿼드' 등으로 이미 스팀 플랫폼에 진출한 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스팀 플랫폼에서의 운영 노하우를 쌓아왔다.

스컬은 현재 앞서 해보기(Early Access)를 진행 중이며 올해 10월 출시를 목표로 마지막 담금질을 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 때부터 많은 국내 게이머의 관심을 받아온 작품이며, 스팀에서도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라는 성적을 받아들면서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는 중.

스컬은 인간 용사가 사람들을 구출해가는 스토리를 반전시켜, 해골 몬스터가 인간 모험가들에게 잡혀간 마왕성의 마물을 구하러간다는 설정이다. 게임은 여타 플랫포머류와 비슷하게 진행되며, 자신의 머리, 즉 해골을 바꿔가면서 다채로운 스타일의 전투를 펼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다음으로 네오위즈가 발굴해낸 인디 게임은 '젤리스노우 스튜디오'의 '메탈 유닛(Metal Unit)'이다. 메탈유닛은 고전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감성이 묻어나는 작품으로, 주인공은 M-Unit 슈트를 입고 지구를 침략해온 외계인과 지구 내부의 고대 괴물들에 대항한다. 얼리억세스가 진행 중인 메탈유닛은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 지표를 유지 중이다.

다양한 무기와 스킬을 사용하면서 적들의 탄막을 피하는 등 짜릿한 전투를 펼칠 수 있다. 여기에 메카물과 미소녀 콘셉트, 다소 유치해보이지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 도트 그래픽으로 고전 게임의 향수를 자극한다.

얼리억세스는 스컬과 메탈 유닛이 먼저 이뤄졌지만, 네오위즈가 가장 먼저 발굴한 인디 작품은 '플레비 퀘스트 : 더 크루세이즈 (이하 플레비 퀘스트)'다. 플레비 퀘스트는 2012년 '아미 앤 스트레티지'라는 이름으로 개발을 시작한 작품으로, 끝내 출시되지 못할 것 같았지만 개발자 2인이 네오위즈에 입사하면서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 네오위즈는 이들 개발자에게 플레비 퀘스트라는 작품이 탄생할 수 있도록 개발에만 역량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게이머는 십자군 전쟁이 한창인 유럽에서 자신의 세력을 키우고 살아남아야 한다. 게임의 진행은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방식이며, 전투와 외교, 종교 등의 요소가 결합돼 자신의 세력을 넓혀가는 재미가 있다. 플레비 퀘스트 또한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Very Positive)' 평가를 받고 있다.

플레비 퀘스트에 이어서, 꽤 오랜 기간 동안 개발 중인 '사망여각'도 네오위즈의 도움을 받게 됐다. '루트리스 스튜디오'의 사망여각은 개발 과정에서 전체적인 게임의 틀을 뜯어고치는 대공사가 이뤄지는 등, 많은 난관이 있었으나 지난해 12월, 거의 완성된 형태의 데모를 공개하면서 다시금 게이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망여각은 동양 설화에서 등장하는 저승과 바리공주, 염라대왕 등 게임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소재로 참신한 모습을 갖췄다. 여기에 독특한 색채와 메트로베니아풍 게임 특유의 재미를 더했다. 네오위즈는 루트리스 스튜디오와 사망여각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면서 퍼블리싱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성공적인 서비스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 시장이라는 레드오션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계속해서 찾아야만 하는 게임 퍼블리셔와 참신한 아이디어와 개발력을 갖췄으나 자금과 인력의 부족으로 그 재능을 모두 발휘하지 못하는 인디 게임사, 이들이 손을 잡고 각자가 보여줄 수 있는 역량을 집중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또, 모바일 플랫폼에만 집중되고 있는 현재의 국내 게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으며 한국 게임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자 소규모 게임사와 대규모 게임사가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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