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는 명절 특집 기획으로 '스타워즈'나 '스타트렉' 같은 SF영화가 방영되곤 한다. 영화 속 주인공은 거대 함선을 조종해 우주를 누비며 모험극을 펼친다. 압도적인 적 함대에 맞서 물러서지 않고 혈혈단신으로 함선을 몰아 아군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 누구나 한 번쯤 '멋지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스팀으로 출시된 SF 로그라이크 게임 'FTL:FASTER THAN LIGHT(이하 FTL)'는 이런 '로망'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용자는 반란군에게 패배하기 직전인 연합군의 함장으로서 한 척의 함선에 의지해 행성과 행성, 은하와 은하를 돌아다니며 동료를 모으고, 반란군을 제압하게 된다.

SF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등장하는 함선이나 무기, 종족도 다양하다. 레이저나 미사일을 사용하는 화력형과 각종 드론을 이용하는 기능형, 적 선원을 적극적으로 제압하는 강습형 등 여러 전략에 맞춘 함선이 마련돼 있어 매 게임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종족 역시 수리 전문 '엔지', 정신 조종 특화 '슬러그', 근접전용 '맨티스' 등 다양한 특성이 있어 모집한 종족에 따라 같은 함선도 다른 식으로 운용할 수 있다.

29종의 함선으로 다양한 전투를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 = 게임조선 촬영

'연합'군 답게 다양한 종족을 동료로 사용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FTL은 총 8개의 섹터로 구성됐으며, 각 섹터에는 전투 및 이벤트, 상점, 위험 구역이 있다. 로그라이크 게임답게 각 섹터 및 구역의 위치와 구성은 매 게임마다 다르고, 일정 턴이 지나면 반란군 함대가 주인공 함선을 따라오기 때문에 자신에게 필요한 항해 루트를 만드는 것이 빠른 클리어의 지름길이다.

이용자는 전투 및 이벤트로 게임의 화폐인 '스크랩'을 얻고, 이를 통해 함선 수리 및 개조, 무기 구입, 선원 영입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물론 이 스크랩도 얻는 양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땐 무기나 미사일을 팔아 함선을 수리하는 등 상황에 따른 판단이 필요하다. 

이처럼 FTL은 로그라이크 게임답게 처음 선택하는 함선 외 모든 요소가 무작위로 주어지기 때문에 원대한 항해 계획보다 즉각적인 판단이 더 중요한 게임이다. 다행히 맵 이동은 턴제 형식으로 진행되고, 전투의 경우 실시간이지만 정지 후 명령 하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떤 판단이 적합한지 고려할 수 있는 시간은 충분하다.

누구나 그럴 듯한 항해 계획을 세운다 = 게임조선 촬영

배가 터지기 전까진 = 게임조선 촬영

이 게임의 클리어 타임은 보통 1시간에서 2시간 사이다. 로그라이크 게임치곤 다소 짧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 게임을 처음 접한 초보자의 경우 처음으로 엔딩을 보기까지 보통 10시간 정도가 걸린다고 하니 이번 설 명절 동안 즐기기에 적절한 수준이다.

명절 연휴 동안 이 게임을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면 매일 목표를 정해 플레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권장하는 방법은 연방 해군 순양함 A타입 '오스프리'를 해금하는 것이다. 기본 함선은 범용성이 높지만, 특화 분야가 없어 초보자가 다루기 어려운 함선이다. 반면 오스프리의 경우 방어막을 관통하는 함포를 가지고 있어 강력한 화력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오스프리 해금은 게임을 클리어하지 않아도 가능하니 다른 함선에 비해 얻기도 쉽다.

이후 오스프리로 게임을 클리어하고, 각종 이벤트와 함선 해금에 집중하면 연휴 기간 동안 FTL의 모든 것을 즐겨볼 수 있다. 짧은 시간 동안 로그라이크를 즐기고 싶거나 SF 장르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맛보고 싶다면 이번 설 연휴 동안 FTL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