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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스타19] 양심을 내다버린 먹보 기자의 '나 홀로 푸드트럭' 한 바퀴

신호현 기자

기사등록 2019-11-15 22:37:11 (수정 2019-11-15 20: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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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이 맛난 음식이라서 설레였는가? 매우 유감스럽게도 그런 건 없다.

지스타 취재를 위해 부산에 내려왔을 때 팀 단위로 지시받은 사항이 있었다. 기왕 부산 내려와서 힘들게 취재활동을 하고 있으니 비용 문제를 고려하여 절대 굶고 다니지 말라는 이야기였다.

어차피 회사에 영수증만 제출하면 장땡이라고 하니까 이게 웬 떡인가 싶었는데 정작 첫날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무언가를 챙겨서 먹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결국 2일차가 되어 조금 여유가 생겼고 필자는 양심을 내다 버리고 푸드트럭을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최대한 평소에 먹기 힘든 기름진 거만 골라먹으려다보니 한 바퀴가 아니라 몇 바퀴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내부에서는 치킨 너겟으로 파티를 하고 있다니 어쩔 수 없이 구매한 음식을 다 먹어야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 큐브 스테이크


부산 왔으면 뭐 하겠나 소고기 사묵겠지

일단은 소화 잘되는 고기 중에서도 1티어라는 소고기부터 하나 골라잡았다. 이 시국에 열병 같은 것을 걱정 안해도 되니 참 좋다.

정확히는 소고기를 다루는 가게가 두 곳이었는데 한 곳은 등심, 한 곳은 부채살이었다. 평소라면 가성비가 좋은 부채살을 선호하겠지만 내 돈 나가는 것도 아닌데라고 생각하니 발걸음이 멈추는 곳이 등심 쪽인 것은 당연지사. 


포크가 쉽게 부러지는 탓에 야채를 다 못 먹어 아쉬움이 남았다

스테이크는 부드럽고 촉촉하고 적당히 잘된 밑간 덕분에 소스 없이도 술술 넘어갔다. 오히려 소스를 찍어 먹으니까 단 맛 때문에 손이 자주 가지 않았다. 암만 단짠이 대세라지만 필자의 취향은 확고하다.

야채는 편식 때문에 남긴 것이 아니다. 양파랑 파프리카 좀 찍어먹으려고 강하게 누르니까 저 나무 포크가 버티질 못하고 픽픽 부러져 나갔다.

■ 닭꼬치


일단 보통 줄 서서 먹는 집은 적어도 중간은 가는 것이 이 바닥의 섭리

모든 푸드트럭 중에서도 가장 긴 줄을 자랑하는 가게다 보니 당연히 발걸음이 향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메뉴에 중독된다고 써놓았길래 마약신고번호 1301부터 누르고 조용히 줄을 섰다.

메뉴로는 기본 닭꼬치, 깻잎 닭꼬치, 가쓰오부시 닭꼬치, 치즈 닭꼬치가 있었다. 백종원이 골목식당에서 돈까스집에 갔을 때도 치즈 돈까스를 먹고서 기본 돈까스가 얼마나 맛있을까 후회했던 일화가 기억나서였을까? 얼마나 기본에 충실한 가게일지 궁금하여 기본 닭꼬치 딱 하나만 시켜봤다.


닭꼬치를 먹는 목적은 한칸한칸 잘라가며 호쾌하게 고기를 뜯는 것이거늘

닭꼬치는 일반적으로 길거리에서 파는 것보다 가격이 500원에서 1,000원정도 비싸긴 했지만 불만은 없었다. 파를 중간중간에 끼워넣지 않았기에 꼬치 하나 분량이 닭고기로만 튼실하게 채워져 있었으며 소스의 도움 하나 없어도 아주 적절하게 발라놓은 염장 덕분에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매우 주관적으로 꼽는 단점이라면 꼬챙이째로 주지 않고 고기만 빼서 가지런히 종이박스에 담아준다는 점이다. 본래 닭꼬치의 매력은 가위로 꼬챙이를 한칸씩 잘라가며 호쾌하게 고기를 뜯어먹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맛은 굉장히 안정적이었다.

■ 새우튀김


껍질이 남아있다고? ㅋㅋ 좋다 지금 간다 기다려라

사실 새우를 다루는 푸드트럭은 경쟁자가 5곳이나 있었기 때문에 꽤나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을 했다. 하지만 새우는 원래 머리부터 꼬리까지 껍질채로 씹어먹는 것이 국룰이다. 처음에는 벗겨 먹기 귀찮다는 귀차니즘에서 시작된 것이었지만 적당량의 키틴질 섭취는 콜레스테롤 분해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지 않는가? 키토산 만세다.

더군다나 함께 주는 감자튀김이 크링클 컷 모양이었다. 완전 취향 저격이라 꼬리채로 새우와 함께 감자튀김을 씹어먹을 생각으로 쉬림프 박스를 주문했다.


ㅅㅇ... 속였구나, ㅅㅇ! 여기서 ㅅㅇ는 샤아가 아니라 새우다

하지만 정작 나온 것은 껍질이 이미 벗겨져 있는 음탕한 새우와 크링클 컷이 아닌 슈스트링 감자튀김이었다. 필자는 속아버리고 만 것이다.

하지만 남기면 죽는다는 엄포가 있었기에 일단 새우는 몽땅 해치웠다.

■ 공룡고기


킹룡은 언제나 옳다

드래곤볼에서 손오공과 손오반은 어렸을 적부터 공룡을 사냥하고 통째로 뜯어먹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런 고기 하나쯤 먹는 게 다들 소원이었을테니 그 소원을 오늘 성취하고자 했다.

실제로 쓰인 고기는 칠면조였다. 저기 아메리카 대륙에서는 흔히들 먹는 식재료라지만 한국에서는 생소한 물건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이 맛을 떠나서 1인 1닭도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은 마당에 다리 크기만 저만한 것을 누가 쉽게 도전하겠는가


플라스틱 칼 줄까? 비닐장갑 줄까? 물어보기에 당근 비닐장갑빳따죠를 외쳤다


필자는 사이어인의 강인한 신체를 가지지 않았으므로 조심스럽게 공룡고기에 접근할 필요가 있었다

제조는 적당하게 훈제된 칠면조 통다리에 수제 머스타드 소스를 듬뿍 바르고 빵가루를 잔뜩 코팅시켜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냄새가 심하고 퍽퍽하다는 칠면조 요리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직접 뜯기 전까지는 불안감을 느꼈지만 생각보다는 훨씬 괜찮았다.

오히려 앞서 먹은 요리들 덕분에 배가 슬슬 불러오기 시작한데다가 해야할 일이 아직 남아 있었기에 이 맛있는 녀석을 허겁지겁 먹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못내 아쉬웠다.

추가적으로 신경 쓰이는 부분은 바로 먹는 과정의 불편함. 닭다리는 그냥 잡아 뜯으면 끝이지만 이 새는 신체 구조가 어떻게 된 모양인지 조각조각 뼛조각이 박혀 있었다. 물론 맛과 가성비를 생각하면 이런 건 단점 축에도 못 든다.


쥬라기 월드와 함께 공룡시대가 도래하기 전에 신속하게 해체하고 분석해봤다


before


after

[(부산)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신호현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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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v19 오손도손파이링 2019-11-16 08:18:01

야채 안먹을려고 포크 일부러 부순거 다아는데

nlv19 오손도손파이링 2019-11-16 08:19:18

맨밑에꺼도 남겼네 팀장님 여깁니다 이놈이 다남겼습니다

nlv40 Porca 2019-11-18 09:34:24

좀 먹기전에찍지 다 먹고나서찍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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