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레볼루션에는 6개 종족의 30가지 클래스를 육성하는 수많은 유저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장 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거나 높은 랭킹을 기록하는 유저들을 우리는 장인 또는 랭커라고 부른다.
게임조선에서는 이러한 장인, 랭커 유저들을 만나 해당 직업의 역사와 현황,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과 효율적인 활용법을 묻고 있는 '용사를 만나다' 코너를 연재하고 있다.
이번에 만나본 인물은 그레시아 서버의 KENZO로 2번이나 캐릭터를 갈아타는 과정을 거쳤음에도 매번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수 있는 수준으로 캐릭터를 육성한 고수 중의 고수다.
그런 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캐릭터인 에바스 템플러에 정착했는지 그리고 에바스 템플러는 어떻게 키워야하는지 인터뷰를 통해 확인해보자.
인터뷰이의 프로필 화면 = KENZO 제공
Q.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에바스 템플러 육성중인 39세 KENZO라고 합니다. 자영업을 하고 있으며 서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리니지2레볼루션은 중간에 3개월 정도 쉰 기간을 빼면 오픈 직후부터 지금까지 근 3년을 쭉 플레이하고 있는 것 같네요. 캐릭터는 스펙트럴 댄서-실리엔 템플러-에바스 템플러 순으로 2번 갈아탔습니다.
Q. 마지막 캐릭터로 에바스 템플러를 골라 정착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우선 먼저 거쳐간 스펙트럴 댄서랑 실리엔 템플러 얘기부터 해야하는데요. 둘 다 서버 내에서 항상 3위 내에 위치해 있던 랭커였지만 리니지2레볼루션에 시간을 자금을 너무 허비하다보니 사업이 힘들어져서 게임을 그만뒀습니다.
하지만 지인들이 계속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랭커 수준의 고투력이 아니어도 혈맹에 도움이 되는 에바스 템플러 직업을 추천하기에 복귀해서 다시 키우게 됐죠.
Q. 에바스 템플러를 새로 키우면서 느낀 특징과 장단점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제가 타 종족의 탱커들을 직접 플레이해보거나 많이 겪어보면서 느낀 에바스 템플러의 장점은 다른 탱커에게 없는 빠른 발과 공격 속도 그리고 공격 및 상태이상으로부터 완전 무적을 제공하는 이지스 스탠스 덕분에 요새전, 공성전의 각인 군주로 사용할 시 활용도가 매우 높습니다.
단점이라면 다른 탱커들이 다 그렇듯이 화력이 부족한 점과 무적에 대한 반동으로 탱킹력이 다른 탱커진보다 조금 더 약하다는 점 정도가 있겠네요.
Q.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요새전, 공성전에서 사실 에바스 템플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각인 성공 여부가 갈릴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인데 밸런스 측면에서 각인 중 무적 유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각인에 소요되는 시간이 총 20초입니다. 에바스 템플러의 무적 시간은 5초 내외고 각인이 끝나기 전에 무적을 키고 돌입하기 때문에 각인에 쓸 수 있는 무적 시간은 길어야 3초가량이죠. 엄청 좋은 건 맞지만 절대적으로 좋다고 볼 순 없습니다. 게다가 각인은 혼자 들어가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얼마 전에도 바츠 요새전에서 각인 군주로 이터널 가디언과 에바스 템플러가 대결했는데 여기서는 이터널 가디언 쪽이 승리로 경기가 끝났습니다. 오히려 가디언은 광역 군중 제어기와 몸이 훨씬 튼튼하다는 측면에서 한타로 상대를 압도할 수 있기 때문에 일장일단이 있다고 보시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Q. 콘텐츠별 성능을 매겨주시고 이유를 첨언해주셨으면 합니다.
두 콘텐츠 모두 중위권입니다. PvE에서는 공격 속도가 높아서 평타 사냥이 편하고 PvP에서는 딜이 약하긴 하지만 어쨋든 탱커인만큼 트라이뷰널, 에바스 그레이스, 에바스 윌로 파티원에게 확실하게 딜찬스를 만들어 줄 수 있고 버티는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닌지라 그리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곧 죽어도 탱커라고 잘 죽지도 않으면서 꾸준히 적을 방해하고 딜로스를 유발하니 최소한의 성능은 보장되는 셈 = KENZO 제공
Q. 핵심 스킬과 활용법을 소개해주세요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말씀드린 무적스킬 '이지스 스탠스'와 궁극기 '에바스 윌'입니다. 무적은 발동하고 있는 동안 타겟팅에서 벗어나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잘만 쓰면 적의 공격을 집중시킨 뒤 이를 전부 흡수하여 상당한 수준의 딜로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장난 식으로 적진을 가르는 모세 같은 자라고 농담하기도 하지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런 특성 때문에 상대는 스킬을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두고 상당히 압박을 많이 받게 되어 각인 시 심리전 용도로 매우 효과적입니다.
궁극기는 광역으로 디버프를 지울 수 있어서 벤전스, 공포를 제외한 모든 군중제어기를 카운터 칠 수 있으며 시전자가 스턴에 걸린 상태에서도 풀어낼 수 있어서 높은 지구력과 상황 대처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용 범위가 화면을 덮는 수준이라 적용받는 아군의 인원수가 많을수록 효율이 급증하는 궁극기 '에바스 윌' = KENZO 제공
Q. 장신구, 탈리스만, 스킬 세팅에 대해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주 장신구는 블랙오르, 보조 장신구는 엘븐을 사용합니다. 다른 탱커에 비해 속도 방면에 이점이 있다보니 나센이 강제되지 않아 탱킹력을 더 챙길 수 있는 게 장점이죠. PvE, PvP 콘텐츠와 관계없이 이 조합을 항상 쓴다고 보시면 됩니다.
탈리스만은 사냥할 때는 노보 크리셋으로 불리는 광폭한 격노를 주로 사용하며 싸움을 할 땐 빨파 레감셋인 영웅 굳건한 가호 조합식을 사용합니다. 레어스킬 감쇄 무시는 레어스킬의 쿨이 돌아왔을 때만 스왑하기 때문에 우선순위가 낮은 편이고 크리티컬 감쇄 무시는 솔직히 맞춰놓긴 했는데 쓸 상황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어차피 상대가 크리티컬 감쇄 세팅이 있어야 이득을 보는데 레어스킬 한 두번 오가면 승패가 결정되는 만큼 대부분 레어 감쇄를 쓰고 있으며 노템 기준 크리티컬 감쇄가 20% 내외라서 이 경우 크감무의 효율이 크게 떨어집니다.
노보로 불리는 크리티컬 위주 세팅 '광폭한 격노' = KENZO 제공
결국 떼쟁은 레어스킬 한 두방으로 승패가 오가는만큼 크리티컬 감쇄보다는 레어스킬 감쇄가 효율적 = KENZO 제공
그 밖에 스킬은 사냥할 때 이지스 스탠스-트라이뷰널-에바스 그레이스-에바스 윌-메테오 스톰-홀리 쇼크를 고정으로 쓰고 있고 1:1은 어차피 점사 등으로 인해 쉽게 죽는 상황이 나오지 않다보니 이지스 스탠스 대신 콤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러시 임팩트를 넣고 홀리 쇼크 대신 발동이 매우 빠른 썬더 볼트를 넣습니다.
때쟁은 다시 이지스 스탠스를 넣고 레어 스킬을 홀리 쇼크, 프로즌 아머로 세팅하여 파티를 지원하는데 주력합니다.
콤보를 중시한 대인전에서는 러시 임팩트로 선타를 잡아 빠르게 스킬을 연계하고 떼쟁은 범위 효과 위주로 스킬을 세팅한다 = KENZO 제공
Q. 그 밖에 에바스 템플러 유저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 같은게 있나요?
스킬 활용편에서 말씀드렸지만 무적과 궁극기를 어느 순간에 사용하는지가 에바스 템플러의 가치를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만큼 중요하니 이에 대해 잘 이해하시고 숙달되기까지 꾸준히 연습하시는 것만이 이 캐릭터를 잘 플레이할 수 있는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특급 생존기를 보통 공격 당하기 전에 미리 쓴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요새 손컨하시는 분들은 피지컬이 좋아서 무적이나 궁을 보면 칼같이 반응해서 공격을 중지하고 대상을 변경하는게 신속하니 공격받는 도중에 잘 사용해야 합니다.
그 밖에 팁이 될만한 내용이 있다면 사냥 성능이 썩 좋은 캐릭터는 아니니 듀얼 클래스는 활 캐릭처럼 딜이 좋고 편한 캐릭터를 키우시길 추천드립니다.
Q. 인터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리니지2레볼루션이 MMORPG라고는 해도 기본 숙제만 하루에 소비하는 시간이 2~3시간 정도인데요. 직장이나 사업을 가진 사람들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안하면 자기 캐릭터가 도태되어버리고 말거든요.
또한 에전에는 과금을 하면 솔직히 초반에 무과금 유저와 차이가 많이 났엇는대 지금은 무과금과 초과금이 붙어도 초과금이 맞다가 도망가게 되는 형평성이 어긋난 일도 벌어지곤 합니다. 과금을 강요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투자한 만큼의 메리트는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그 중에서도 요새 가장 문제가 되는 게 매크로 문제인데요. 솔직히 바쁜 생활을 하는 현대인에게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만 한 사람이 여러 캐릭을 구동하는 멀티는 좀 많이 아닌 것 같습니다. 모든 절차가 자동화가 되는 셈인데 그럼 누가 이 게임을 애정가지고 하겟습니까? 다들 자동으로 쟁하고 컴퓨터랑 싸우고 하는데 그 부분에서의 조치가 많이 미흡해 보이네요.
어제도 신규 서버에서 몇 달동안 2억 정도 지르셨던 분이 캐릭터를 삭제했다고 하셨던데 이런 저런 여러 가지 이유로 그런 선택을 하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공식 커뮤니티에 질문하면 제발 좀 매크로가 아닌 성심성의껏 적어주신 답변이 달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