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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날 막을 순 없으셈", 검은사막 유저가 전 여친에게 연락한 까닭은?

이시영 기자

기사등록 2019-05-15 15:53:59 (수정 2019-05-15 15: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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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뜬금없는 상황에서 용기를 발휘할 때가 종종 있다. 바로 피폐한 삶에 한 줄기 빛과도 같은 '취미' 혹은 '여가'에 목숨 아닌 목숨을 거는 경우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바 있는 영화 '어벤져스 : 엔드게임'에 얽힌 사연이 있다. 지난달 충남 서산에서는 대민 지원을 나왔던 공군 소속 이병이 어벤져스 : 엔드게임을 관람하기 위해 탈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어벤져스를 보고 싶은 마음에 군형법을 어기는, 즉 군무이탈을 저질렀던 것. 여담이지만 다행히(?) 해당 탈영 장병은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엔딩까지 본 후에 체포되었다고 한다.(해피엔딩?)

물론, 해당 병사의 탈영은 그 어떠한 이유가 되었든 간에 정당화될 수 없다는 개인적인 견해를 밝힌다. 이처럼 십일년을 끌어온 대장정의 마지막이었던 탓에 각종 스포에 시달려 교우 관계, 연인 관계가 흔들렸다 카더라(?) 하는 마냥 웃고 울 수 없는 사연들이 있었다. 



위의 사례는 미래의 자신에게 해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덕력'을 발휘한 사례다. 그리고 게임 쪽에도 사연 하나. 펄어비스가 직접 서비스를 준비 중인 온라인 MMORPG 검은사막 계정 이관 작업과 관련하여 과거의 자신을 내던지면서까지 안면몰수한 사연이 등장했다. 

5월 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계정은 꼭 본인꺼로 해야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었다. 해당 글에서는 글 작성자의 전 여자친구와의 메신저 대화 내용의 스크린샷이 담겨 있는데, 글 작성자가 "잘 지내냐?"라는 안부로 시작된다. 그리고 글 작성자는 전 여자친구에게 뜬금없이 "나 부탁하나만 하자"라고 전한다.

그 부탁은 바로, "검은사막 이관신청 한 번만 해달라는 것". 왜 그는 전 여자친구에게 갑자기 검은사막 이관신청을 부탁했던 것일까? 검은사막은 다음게임과의 서비스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펄어비스가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하게 되었는데, 계정 이관 신청을 하지 않으면 추후에 게임 이용이 불가능하다. 


검은사막은 펄어비스가 자체 서비스를 하면서 계정 이관을 진행 중에 있다 = 펄어비스 제공

그리고 글 작성자는 안타깝게도 전 여자친구의 개인 정보로 가입된 계정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었던 것. 이관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은 남남이 되어버린 전 여자친구의 도움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렇다 한들 가히 엄청난 용기.
 
차단 등이 거론되는 대화 내용을 확인하면 알겠지만, 결코 두 연인은 좋게 이별을 맞이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에서 세상 누구보다도 껄끄러운 상대에게 계속해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자신의 자존심마저 버려가면서 부탁했다. 상황이 어떻게 됐든 결국 전 여자친구는 부탁을 들어줬다고 전하면서 이야기는 훈훈하게 마무리되었다.


글 작성자가 게재한 대화 내용 = 커뮤니티 게재글 갈무리

해당 게시글에는 많은 댓글이 달리면서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이렇게까지 해야되냐"라는 의견부터 "해피엔딩이다"라는 댓글까지. 어찌 되었든 해당 이용자는 이후로도 계속 본인이 좋아하는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 여자친구의 계정으로. 다시는 연락 안한다는 약속과 함께.

무모하면서도 이성적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행동. 앞 날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는 원동력은 바로 '덕력'이다. 누군가는 한심하게 볼 수도 있는 덕후들의 사연이지만, 그리고 두 번째 사연의 경우는 진위를 파악할 수 없지만, 우리는 이들을 이해하고 측은하게 여긴다. 어쩌면 우리도 마음 한편으로 이러한 '덕력'을 보여주는 용기에 대해 박수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편, 5월 30일부터 펄어비스에서 자체 서비스를 시작하는 '검은사막'은 6월 8일 이용자들을 초청하는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 '검은사막 하이델 연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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