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 게임조선 촬영
항상 똑같은 게임만 하고 있는 느낌. 몇 년 전부터 게임 불감증이라는 것이 찾아왔고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상태다. 게임의 각종 소식을 전하는 일을 하고 있는 만큼 항상 새로운 게임 혹은 이슈가 되는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으나 "이 게임은 내 마음 속 깊은 곳의 심금을 울리고 있어!"라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다.
특히 모바일 게임은 더더욱 그렇다. 모바일 게임의 퀄리티가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를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발전해가고 있다. 과거에는 레트로 게임 및 2D 게임의 이식 등이 모바일 게임을 이끌었으나 현재는 화려한 그래픽과 더불어 모바일로 즐길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가 최적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모바일 게임의 한계는 뚜렷했다. 모바일 기기의 환경에 맞춰야 했기 때문에 '자동 시스템'이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으며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바로 이 '자동 시스템'이 내키지 않는다. 자동 시스템을 이용해서 모바일 게임을 하고 있노라면 즐거움을 위해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반대로 새로운 모바일 게임이 출시해 초반부를 플레이하고 있자면, "도대체 자동 사냥 기능은 언제부터 되는거야?"라고 의문을 가지는 스스로와 마주한다. 어느새 모바일 게임의 자동 사냥 기능에 길들어져 있으면서 한편으로는 모바일 게임의 자동 사냥 기능을 배척하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근 4년 동안 즐기고 있는 모바일 게임이 있다. 모바일 게임은 비교적 수명이 짧다고들 하지만 PC 온라인 및 콘솔 게임 못지 않게 긴 시간을 즐겼고 현재도 즐기고 있는 '레이아크(Rayark)' 사의 리듬 게임 '디모(Deemo)'다.

디모와 기억을 잃은 소녀 = 게임조선 촬영
레이아크사는 디모 이전에 '사이터스(Cytus)'라는 리듬 게임으로 히트를 친 바 있으며, 그 뒤를 잇는 후속작으로 디모를 출시했다. 디모는 여타 리듬 게임과 다른 컨셉을 도입했는데, 바로 '피아노'다. 피아노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악기 중 하나이며 감미로운 선율과 음색, 풍부한 음역대로 심금을 울린다.
기존의 리듬 게임이라하면 일렉트로니카풍을 메인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디모는 특이하게도 피아노와 피아노 건반이 내는 음을 모티브로 했다. 특히 피아노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도트가 건반의 모양을 띠고 있고, 플레이어가 충분히 게임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음율을 감상할 수 있도록 흰색과 검정색만으로 배경이 꾸며져 있다.
주요 등장 음악도 클래식과 재즈 등의 피아노를 베이스로 하는 곡으로 이뤄져 있으며 실제로 게임을 즐기다보면 노트에 맞춰서, 그리고 배경음에 맞춰서 한 편의 피아노곡을 연주하고 있는 착각마저 들게 한다.

디모 실제 플레이 장면 = 게임조선 촬영
디모가 많은 리듬 게임 마니아에게 사랑받은, 그리고 리듬 게임을 즐겨하지 않는 게이머도 끌어들인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아마 '스토리'일 것이다. 리듬 게임에 탄탄한 스토리까지 갖춰져 있다니, 여타 리듬 게임에서는 좀처럼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구성이다.
기억을 잃은 한 소녀가 알 수 없는 곳에 떨어지게 되고, 그곳에서 디모라 불리우는 남성과 가면을 쓴 여성 아이를 만난다. 여기서 디모는 소녀가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도록 도와주는 한편, 가면을 쓴 여성은 이를 탐탁치 않게 여긴다. 그리고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소녀가 그 곳에 온 이유와 디모가 소녀를 도와주는 이유가 밝혀지며, 스토리의 엔딩은 가슴 저미는 아련한 감동이 한껏 묻어있다.
단순히 게임이 진행될 때마다 스토리가 전개되는 방식에서 탈피한 것도 눈여겨볼 만한 포인트다. 게임 내에는 각종 단서가 있는데, 이를 통해서 배경 스토리나 비밀을 예측해낼 수 있고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에 대해 기대감을 품게 한다. 단서는 게임 내 오브젝트나 수록곡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또, 특정 포인트에 도달하면 흑백으로만 이뤄진, 그리고 개성 넘치는 단편 애니메이션이 등장해 게이머의 감정 이입을 유도한다.

디모에 포함된 애니메이션은 몰입에 큰 도움을 준다 = 게임조선 촬영
디모는 2013년에 출시한 게임이지만, 여전히 업데이트가 되고 있는 부분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한다. 두 세 차례의 큰 업데이트를 통해서 대규모로 수록곡을 추가하고 스토리를 완성시켰다. 또, 이용자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UI와 인터페이스 개선에도 힘을 썼다.

매우 다채로운 앨범과 수록곡이 준비돼 있다 = 게임조선 촬영
그외에도 꾸준히 유료곡을 내면서 게이머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자사의 사이터스와 더불어 크루세이더 퀘스트(Crusaders Quest), 오르텐시아 사가(Hortensia Saga), 브레이브 프론티어(Brave Frontier) 등의 게임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채로운 곡을 추가했다.

국내 보컬, 로메론이 부른 크루세이더 퀘스트 OST 'Knots Way' = 게임조선 촬영
피아노로 연주한다는 모티브를 가진 디모이지만, 결코 피아노 곡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강렬한 일렉트로닉 기타와 협주를 하기도 하며, 때로는 EDM 사운드와 어우러져 또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레이아크는 대만의 게임회사인 만큼, 중화권의 전통 음악도 만나볼 수 있으며 유명 고전 음악인 소나타 등도 연주 가능하다.

디모에서는 클래식 곡도 만나볼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디모 4년 차, 유일하게 업무 외적으로 즐기는 게임이며 버스와 지하철에서의 무료한 시간을 달래주는, 더 나아가 지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감성 가득한 작품이다. 리듬 게임에 심히 잼병이라 여전히 Hard 난이도 Lv.8~9 정도 밖에 풀콤보를 못하고 있고 올챠밍은 꿈도 못 꾸는 입장이지만, 디모에서의 풀콤보와 올챠밍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단지 더욱 멋진 연주를 위한 수단일 뿐 디모에 수록된 곡들을 플레이, 연주하는 그 자체가 너무 즐겁다.
모바일 게임에 거의 정형화되다시피한 자동 시스템에 질린, 그리고 상큼한 자극이 필요한 게이머라면 한 번쯤 디모(Deemo)를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TRIPP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