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내는 '갓겜(신의 게임)'과 더이상 손 쓸 도리가 없는 '망겜(망한 게임)'은 어디서부터 결정되는 것일까? 마치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처럼 갓겜 역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야만 갓겜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을까?
게임 역시 어찌보면 그런 점에서 볼 수 있다. 좋은 개발사와 좋은 환경, 좋은 IP(지식재산권)를 이어받은 게임은 어느 정도의 성공을 보장받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톰클랜시의 더디비전(이하 '디비전')'은 금수저 게임임에는 확실했다. 유비소프트라는 걸출한 개발사에서 '톰클랜시' 프렌차이즈 게임으로써 많은 관심을 모아왔기 때문이다.

▲ 비록 다운그레이드됐다지만, 여전히 최상의 그래픽을 보여주는 디비전
톰클랜시의 명성과 밀리터리 게임의 자존심, 화려한 그래픽과 매력적인 세계관. 디비전은 그야말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갓겜이 되기 위한 코스를 차례대로 밟는 듯 했다.
하지만 갓겜과 망겜은 정말 한 끗발 차이였다.
◆ 2016년 대작 퍼레이드의 시작
2016년에는 정말 많은 대작이 펼쳐졌다. 언차티드4와 오버워치, 다크소울에 둠과 배틀필드1, 문명6 등 그야말로 역대급 대작이 연이어 등장했다. 이러한 대작의 시작에는 디비전이 있었다.
2013년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E3 2013에서 첫 공개된 이후 전세계 게이머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아온 유비소프트의 오픈월드형 TPS MMORPG 디비전이 2016년 3월 8일 출사표를 던졌다.
▲ 블랙프라이데이로부터 시작되는 그린플루
디비전은 현실감 넘치는 그래픽과 실사적인 움직임은 물론 유사 천연두 바이러스 '그린플루'에 의해 통제불능의 상태가 되어버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 등 다방면에서 크나큰 매력을 어필해왔다.
다양한 여러 요소 덕택에 디비전은 유비소프트 창립 이후 24시간 이내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며 화려한 시작을 알렸다.
◆ 바닥난 콘텐츠와 막장운영
기분 좋은 스타트와 다르게 디비전은 시작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세계 유저가 오픈과 동시에 몰리면서 유비소프트의 서버는 이를 감당하지 못했다.
게임에 접속하는 것도 자체도 어려웠지만, 접속하고 난 후에도 끊임없는 튕김, 지연현상 등이 발생하면서 그야말로 디비전을 고대해온 유저에게는 악몽의 시작이었다.
이어서 초기 디비전 요원으로 등록하는 컴퓨터가 정면에서만 상호작용할 수 있는데 오로지 한 대만 존재해 힘들게 접속한 유저들 역시 초반 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 지금이야 별상관없지만, 오픈 첫날 이 탁자 앞은 지옥이었다.
하지만 진정한 악몽은 다크존이었다.
디비전의 엔드 콘텐츠라고 볼 수 있는 '다크존'은 무차별 'PvP' 지역으로 일반 지역과 다르게 플레이어간의 전투가 활발하게 벌어지는 지역이다. 특히, 다크존으로부터 탈출하려면 헬기를 불러야는데, 헬기를 부르게 되면 다크존 내의 다른 플레이어가 모두 알아차리기 때문에 표적이 되기 쉽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핵'을 이용하는 유저들이 등장한 것은 디비전에게 최악의 악재가 됐다. 스피드핵과 에임핵은 물론 한방핵 등 다양한 종류의 핵이 넘쳐나면서 PvP 본연의 재미가 사라지게 됐기 때문이다.
▲ 당장 유튜브에 division hack이라고 치면 수많은 핵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수시로 터지는 서버와 핵에 대한 소극적 대응, 그리고 다크존을 포함한 모든 콘텐츠가 사실상 아이템 파밍 외에 없다는 점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혹평을 받으며 디비전의 인기는 말 그대로 수직낙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2016년 6월 선보인 첫 DLC(다운로드콘텐츠) '언더그라운드' 역시 디비전의 추락을 막을 수 없었다.
언더그라운드는 기존 디비전에 새로운 파밍요소를 더하는 로그라이크형식의 던전이 주요 콘텐츠였다. 기존 다크존 파밍이나 던전 파밍으로 지친 유저에게 새로운 파밍 던전이 열린 것은 좋지만, 던전 난이도나 세트아이템의 밸런스 등이 조절되지 않아 큰 전환점이 되지는 못했다.
◆ 부활의 신호탄, 서바이벌
계속된 악재 속에서 디비전은 비상의 준비를 맞이했다. 바로 1.4 패치였다. 1.4 패치는 그동안 계속 언급되어 왔던 버그와 불편했던 시스템이 대폭 수정됐으며, 일반 월드 역시 티어로 구분되면서 티어가 높을수록 일반몹에게서도 최종 장비를 습득할 수 있도록 변경되어 파밍에 있어서 파격적인 변화를 꾀했다.
이후 더욱더 높은 난이도의 월드 티어를 포함한 1.5패치와 두번째 DLC '서바이벌'이 공개되면서 완벽한 반동에 성공했다.
언더그라운드에 이어 새롭게 공개된 서바이벌은 는 단순히 파밍을 그치는 콘텐츠가 아닌 '서바이벌' 모드를 새롭게 추가한 DLC로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음에도 극한의 상황에 내몰린 듯한 느낌이 적어 아쉬움을 자아냈던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줬다.
▲ 디비전 부활의 시작, 서바이벌 DLC 트레일러 영상
서바이벌모드는 바이러스에 노출된 극한의 상황에서 추위와 NPC 적들은 물론 24명의 플레이어가 권총 한자루를 들고 시작하는 성장형 모드로, 매 시나리오마다 모든 장비가 초기화되는 대신 30분~1시간 내에 빠르게 최종 아이템을 맞출 수 있는 모드다.
비록 여기서 맞춘 아이템은 매 판마다 초기화되지만, 탈출에 성공 시 일반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최고 등급의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만큼 단순한 던전형 파밍에 질린 유저에게 마치 한판의 RTS 게임을 하는 듯한 독특한 느낌을 주면서 호평을 얻었다.
그 결과 PC기준으로 스팀 내에 복합적(38,000여건의 사용자 평가 중 58%가 긍정적이라 답변)이었던 평가가 최근 한달 기준으로 대채로 긍정적(8,000여건의 사용자 평가 중 73%가 긍정적이라 답변) 평가로 반등했다.

▲ 전체 평은 '복합적'으로 여전히 나쁜 편이지만, 최근 30일 평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물론 다시금 유저들이 몰리면서 종종 서버가 불안한 모습을 띄긴 했지만, 이전에 비하면 확실히 양호해진데다 핵 유저에 대한 강경한 대응이 이어지면서 다시금 상승세를 타게 됐다.
발매된지 1년도 되지 않은 대작 게임의 평가가 이렇게 천국과 지옥을 오갈수 있을까?
많은 기대 속에 공개되었던 디비전은 용두사미라고 할 정도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고, 불안정한 서버와 수많은 핵에 의해 AAA급 게임 타이틀의 명성이 무색하게 바닥을 쳐보기도 했다.
하지만 디비전은 그런 바닥속에서도 꾸준한 밸런스 조정과 성공적인 DLC로 '갓겜'의 영광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오히려 밑바닥을 경험했기 때문일까? 오기와 독기로 만들어진 서바이벌은 디비전을 갓겜으로써 재평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고작 8개월도 안되는 기간 동안 갓겜과 망겜의 경계를 건너온 디비전의 다음 행보가 어찌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실패 끝에 온 성공을 확인한 디비전은 유저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그 끝은 2017년 디비전의 새 DLC 라스트스탠드(Last Stand)에서 결판날 것이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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