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오, 나의 인생게임(4)…나의 시간을 훔친 악마 게임 TOP5](https://www.gamechosun.co.kr/dataroom/article/20160101/131429/b1.jpg)
'인생 사진'이란 단어가 있다.실물이 다소 과장됐던 인물의 매력을 그대로 담았던 찬란하게 아름다운 모습이 찍힌 사진을 의미하는 말이다. 비슷한 의미로 게이머에게는 누구나 '인생게임'이 있을 법하다. 그동안 게임을 즐기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게임이거나 의미있고 즐거운 추억이 많이 서려 있는 게임 말이다.
2015년을 마무리하며 <게임조선>에서는 각 기자의 '인생게임'을 특집 기획기사로 준비했다. 가수 BMK의 꽃피는 봄이 오면이란 노래에는 '꼭 찰나 같아 찬란했던 그 봄날을'이란 가사가 있다. 연말 특집 [오, 나의 인생게임] 기사 시리즈를 통해 여러분의 봄날 같은 게임을 추억할 수 있길.
<편집자 주>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겠지만 기자는 게임을 업(業)으로 삼고 있다.
온라인, 모바일, 콘솔게임 등 플랫폼을 막론하고 이슈가 되는 게임은 자는 시간을 쪼개서라도 플레이해보는 게 일이다. 덕분에 매년 접하는 게임이 수십 가지에 이르는데 이는 2015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모든 게임을 넉넉하게 플레이한다면 좋겠지만, 시간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 대부분 게임이 짧게는 수 시간, 길어도 수십 시간정도 플레이하면 손을 놓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지 않으면 쏟아지는 게임을 커버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는 시간을 쪼개서 꾸준히 플레이하는 게임들이 있다. 이들은 업무와 상관없이 순수하게 게이머로서 즐거움을 느끼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2015년 기자를 즐겁게 했던 게임'들은 뭐가 있을까? 플레이 시간을 기준으로 TOP5를 추려봤다.
※ 본 기사는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에 의해 쓰였음을 알립니다.
※ 나열 순서는 플레이 시간과 상관없이 무작위로 적었습니다.
◆ 세월에 따른 완숙미가 일품. '아키에이지'
첫 번째 주인공은 엑스엘게임즈(대표 송재경)의 '아키에이지'다.
아키에이지는 2013년 1월에 정식 오픈했으니 어느새 3년을 꽉 채워가는 게임이다. 오픈 당시를 회상해보면 자유도 높은 게임성, 엄청난 양의 콘텐츠를 앞세워 오픈 전부터 초대작 취급을 받았던 게임이고 '내가 게임 좀 했노라~'고 말했던 게이머라면 누구나 기대하는 그런 게임이었다.
하지만 오픈베타가 시작되자 잦은 버그, 전투의 밋밋함, 복잡한 시스템 등의 이유로 평가가 급변한다. 이 글을 쓰기 위해 당시에 쓰여졌던 기사들(거기에는 기자가 직접 쓴 것들도 있다.)을 천천히 읽어봤는데 '게임성에 비해 가혹한 혹평을 받았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사실...이는 출시 전부터 받았던 기대감에 대한 반사효과라 생각하면 이해 못 할 수준은 아니다. 아키에이지는 당시 그만큼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냉혹한 말이지만 기자도 당시에는 어렵고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콘텐츠들에 적응하지 못하고 접었던 게임이다.

그런데 올해 초 우연히 들어가 본 게임은 참 많이 바뀌어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내가 잊고 지냈던 공백기 동안 엑스엘게임즈는 쉬지 않고 게임을 다듬어왔던 것이다.
여러 콘텐츠들이 전체적으로 쉽게 그리고 직관적으로 다듬어졌다. 캐릭터 선택, 이동, 제작 등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초보자가 이해하기 어려웠던 게임인 만큼 그 변화의 느낌이 컸다. 여기에 하우징, 해상전, 공성전같은 특유의 콘텐츠가 더해지니 그야말로 재미있는 게임이 된 것이다.
덕분에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기자의 적지 않은 휴일을 빼앗아간 게임이 됐다.

이 코스튬은 2015년 기자가 접했던 모든 코스튬 중 으뜸으로 꼽고 있다.
◆ 모바일에 언리얼4게임을 어떻게 만드냐?... 되는데요? 'H.I.T'
넥슨(대표 박지원)이 서비스하고 넷게임즈(대표 박용현)가 개발한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H.I.T(이하 히트)'가 두 번째 주인공이다.
원래 기자는 모바일 게임을 길게 즐기지 않는 편이다. 기자는 게임 개발자가 3번째로 싫어한다는 '뼛속까지 무과금러'(참고로 2위는 '무과금러이면서 키보드워리어', 1위는 '게임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라더라...)인지라 스스로 '돈 쓸 생각도 없는데 서버 트래픽이나 갉아먹는 민폐 짓은 하지 말고 빠르게 빠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는 농담이고
오랜 시간 온라인과 콘솔 게임에 익숙해져서인지 자동사냥이 보편적인 데다가 상대적으로 부실한 콘텐츠를 가진 모바일 게임에 눈길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틀림없이 모바일 게임만의 재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개인적인 성향'에 의해 등한시했던 것이다.

그런데 '히트'는 몇 년간 굳건히 지켜왔던 그 선입관을 한 방에 깨뜨린 게임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히트같이 완성도 높은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게임 중 기자의 손에 잡힌 최초의 게임은 우연찮게도 '히트'였다.
기자가 단점이라 생각했던 '자동사냥'과 '부실한 콘텐츠'는 히트를 즐기면서 '피곤함을 줄여주는 편리한 사냥'과 '난잡하지 않고 빠르게 집중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장점으로 바뀌었으니 콩깍지가 쓰여도 제대로 쓰인 모양이다. 뭐... 굳이 자기방어를 하자면 사람이라는게 자기 좋을대로 생각하는 동물이 아니던가?
어찌 됐든 히트는 지금도 출퇴근 지하철에서 즐기는 꿀잠을 방해하는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이다.

그나저나 2차 대규모 업데이트는 언제 해주나요?
◆ 신이시여... 정령 이 게임이 한글화란 말입니까? '파이널판타지14'
게임 좀 즐긴다는 사람치고 파이널판타지라는 IP(지적재산권)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드래곤퀘스트' 시리즈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RPG 시리즈이자 이름만 달고 나오면 기백만 장은 거뜬히 팔아치운다는 바로 그 게임말이다.
콘솔 게임 경력이 20년이 넘는 기자에게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는 단순한 게임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게임이다. 기자는 지금도 '네가 해봤던 RPG 중 뭐가 제일이지?' 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파이널판타지10'이라고 대답하고 있을 정도다.
'파이널판타지4'부터 모든 시리즈를 섭렵했지만 '파이널판타지11'과 '파이널판타지14'는 기자에게도 난공불락의 게임이었다. 해외에서만 서비스되는 온라인 게임이라니... 절대 즐기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어의 압박과 결제의 불편함을 감수하고까지 즐기고 싶진 않았기에 현지화를 애타게 기다리기만 하는 그런 게임이었다.
그래서 기자는 아이덴티티모바일(대표 전동해)에서 '파이널판타지14' 서비스를 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한 명의 게이머로서 '산타를 처음 본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아니... 더 기뻐했던 것 같다. 그냥 아주 많이 기뻤다.

그렇게 출시된 게임은 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미 세계에서 그 게임성을 인정받은 게임(現 세계 MMORPG 부문 2위)에 아이덴티티모바일의 기합 팍팍 들어간 현지화가 합쳐지니 금상첨화다. 여기에 '요시다 나오키' 프로듀서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 몫 단단히 했다.
오픈 초기부터 꽤 최근까지 하루 한두 시간씩 꼭 즐겼던 게임이지만 '빙결의 환상'이 업데이트될 무렵부터 시간에 쫓겨 잠시 쉬고있는 상태. 내년부터 다시 각 잡고 '극 시바'를 때려잡기 위해 접속할 예정이다.

라라펠, 초코보, 사보텐더, 모그리까지 죄다 내 취향이다!!!
◆ 극한 몬스터 등장! 게이머의 스트레스도 극한! '몬스터헌터4G'
기자에게 몬스터헌터 시리즈는 '바이오해저드', '파이널판타지', '슈퍼로봇대전' 시리즈와 함께 출시하면 무조건 사서 즐기는 콘솔 IP 중 하나다. 하나같이 플레이시간이 상당히 긴 편이라 해당 게임이 발매하면 몇 달간 기자의 다크서클이 팬더처럼 짙어지곤 한다.
지난 3월 '몬스터헌터4G'가 발매됐다. 오랜만에 먼지 쌓인 '닌텐도3DS'를 꺼내 출퇴근 시간과 잠들기 전 두어 마리씩 잡는 생활을 무려 4개월간 반복했다.

'어려움', '긴 플레이 시간', '높은 진입 장벽', '집중력'
위에 네 가지 키워드를 충실하게 가진 게임이니 만약 끌리는 게이머가 있다면 게임기를 구입해서라도 즐겨보길 권하는 그런 게임이다. 발매 3개월 만에 340만 장을 팔아치운 게임이니 재미에 대한 부분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보다 상당히 어려운 게임이니 참고하자.
또 기자에게는 이에 대한 아픈 기억도 있다. 올해 상반기를 완전히 불태워줬던 '닌텐도3DS'는 여느 때보다 무더웠던 7월 어느 날 술에 얼큰하게 취해 어떻게 분실했는지도 모르게 사라졌다. 솔직히 15만 원 넘게 주고 산 게임기보다 280시간 넘게 즐겼던 세이브 파일을 분실한 게 더 가슴 아프더라.
지금 이 글을 쓰면서 회상하니 또 뼈아프다...

높은 난이도로 집중력을 요하는 게임. 도전욕구를 자극한다.
◆ 엉엉~~ 제라툴님, 아르타니스님 날 가져요~~ '스타크래프트2 공허의유산'
기자는 사실 RTS(실시간전략시뮬레이션) 장르를 끔찍하게 못한다. 대한민국이 '브루드워' 열풍에 빠졌던 2000년 초반에 1,000판이 넘게 레더게임에 도전했지만 이긴 게임은 10판 남짓이다. 그렇다고 승률 1% 남짓한 게임을 하면서 재미있다고 느낄 정도로 변태적 성향을 가진 사람도 아닌지라 나에게만큼은 '큰 재미를 못 주는 게임'이었다.
그래서 '스타크래프트2 자유의날개'가 발표돼 온 대한민국이 들썩거릴때도 '그러던가 말던가~'라면서 시큰둥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기자에게 스타2의 재미는 의외의 곳에서 발견됐다. 캠페인 모드가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매 판마다 뚜렷한 목적이 있고 레더에서는 볼 수 없는 유닛 업그레이드가 있어 색다른 재미를 부여했다. 쉬움부터 아주 어려움까지 나뉜 난이도도 꽤 절묘해서 반복 플레이도 지겹지 않았다.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블리자드의 '완벽한 현지화'였다. 드라마를 보는듯한 컷신과 영화에 버금가는 시네마틱 무비를 완벽한 한글과 한국어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외국어라면 '헬로우'밖에 모르는 기자에게 축복이나 다름없었다.

기자는 17년 스타크래프트 스토리의 종지부를 찍는 '공허의 유산'편을 꽤 오래전부터 기다려왔었다. 지금은 어찌어찌 모든 엔딩을 본 상황. 스토리에 대해 각종 커뮤니티에서 호불호가 나뉘고 있는 편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깔끔하게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도 기자는 주변인들에게 '스타2는 캠페인만 해도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영업(?)하는 그런 게임이다. 스토리에 대단함을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지만, 스포일러 때문에 말을 아껴야 하는 것이 통탄스러울 정도... 그래도 이 말만은 꼭 해야 되겠다.
'제라툴과 아르타니스가 완전 멋짐!!'
단언컨데 블리자드는 '남자가 광분하는 포인트'를 정확히 알고 있는 회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