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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특집] 오, 나의 인생게임(2)…국산 RPG의 e스포츠 도전 '의미'를 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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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사진'이란 단어가 있다.

실물이 다소 과장됐던 인물의 매력을 그대로 담았던 찬란하게 아름다운 모습이 찍힌 사진을 의미하는 말이다. 비슷한 의미로 게이머에게는 누구나 '인생게임'이 있을 법하다. 그동안 게임을 즐기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게임이거나 의미있고 즐거운 추억이 많이 서려 있는 게임 말이다.

2015년을 마무리하며 <게임조선>에서는 각 기자의 '인생게임'을 특집 기획기사로 준비했다. 가수 BMK의 꽃피는 봄이 오면이란 노래에는 '꼭 찰나 같아 찬란했던 그 봄날을'이란 가사가 있다. 연말 특집 [오, 나의 인생게임] 기사 시리즈를 통해 여러분의 봄날 같은 게임을 추억할 수 있길.

<편집자 주>

2015년은 국산 e스포츠의 큰 도전이 있는 해였다.

외산 게임이 e스포츠 시장을 점령한 가운데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이 각각 e스포츠를 성공적으로 진화-발전시켰기 때문.

이는 외산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 국내 e스포츠 시장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주기에 충분해 게임업(業)에 종사자의 한 명으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사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을 이야기하자면 당연스레 외산 게임이 먼저 언급될 수밖에 없다. 초창기 e스포츠의 장을 연 스타크래프트부터 리그오브레전드, 하스스톤 등 다양한 외산 게임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면에는 국내 게임의 발전이 RPG(Role playing Game, 역할수행게임)게임 위주로 발전했다는 점에 기인할 수 있다.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 성공 이후, 국내에서는 MMORPG 열풍이 불었으며, 던전앤파이터 이후에는 MORPG까지 가세하며 그야말로 RPG가 대세인 상황이 왔다.


▲ 국내 게임 시장은 MMORPG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RPG는 여러모로 e스포츠와 어울리기 힘든 장르다. RPG 장르의 경기에서는 단순 참가하려고만 해도 장기간 자신의 캐릭터를 직접 육성해야 하며, 고품질의 장비를 획득하기 위해 오랜 시간 투자를 해야 한다. 또한, 각종 업데이트를 통해 캐릭터의 특징이나 밸런스가 큰폭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도 상당히 부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e스포츠 강세를 보였던 RTS(Real-time strategy, 실시간전략)은 다르다.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RTS 는 밸런스를 잡을 종족 자체가 적고, 다양한 유닛이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로 밸런스를 유지한다.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은 다수대다수의 게임은 캐릭터의 밸런스를 팀 조합, 픽밴이라는 서브 시스템을 이용해 추가로 맞추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자신이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그저 종족, 캐릭터를 새로 선택하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다.


▲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e스포츠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결국 RPG 위주로 성장한 국산 게임의 e스포츠화는 요원할 뿐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e스포츠의 답을 찾아가는 국산 RPG가 있다. 바로 던전앤파이터와 블레이드앤소울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 2D 대전격투게임의 진화, 던전앤파이터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는 2D 격투게임의 온라인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초창기 '결투장' 콘텐츠가 인기를 끌었다. 피로도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등장한 던파에서는 피로도를 다 쓰고 나면 으레 결투장에서 다른 유저와 경합을 벌이곤 했다.

특히, 개인전이나 팀전으로 대두되던 RPG 시장의 PvP에서 대장전이라는 시스템을 입히면서 유저의 성취감을 한층 업그레이드하고 RPG 게임 특유의 밸런스 문제를 조정했다은 점도 고무적이었다.


▲ 대장전은 성취감은 물론 캐릭터 상성 밸런스를 조정한다는 장점이 있다.

대장전은 과거 오락실에서 인기를 끌었던 더킹오브파이터즈 시리즈의 결투방식을 좀 더 실시간화한 방식이다. 각 팀의 선수를 한명씩 내보내 승부를 보며, 승부에서 이긴 선수는 체력과 마나를 조금 회복한 상태에서 다음 선수와 맞붙게 된다. RPG에서는 대개 캐릭터 간 밸런스 상성이 크게 문제되곤 하는데, 대장전에서는 적 캐릭터의 상성에 맞춰 캐릭터를 바꿔낼 수 있어 마치 리그오브레전드의 픽밴 시스템처럼 시스템 적으로 밸런스를 조정할 수 있다.


▲ 여러 캐릭터를 순차적으로 내는 대장전 격투의 시초, 더킹오브파이터즈 시리즈

여러 요인으로 결투장을 대중화 시킨 던파는 결국 결투장을 e스포츠화한다. 이후 중국과 일본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단순히 국내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글로벌화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 던파와 사이퍼즈의 e스포츠화 '액션 토너먼트'

특히, 2015년에는 한중일로만 벌어지던 경합이 글로벌 서버의 가세로 더욱 흥미진진한 판이 됐다. 영어권을 아우르는 글로벌 서버에서 올라온 선수는 기존 한중일에서 자주 선택하던 캐릭터, 전술과는 다른 이면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


▲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5 던파 월드챔피언십

또한, 2014년까지 기존 선수들이 강세를 보였다면, 2015년에서는 세대교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새로운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고착화된 던파 e스포츠 시장을 좀 더 유연하게 만들었다는 점도 특이할만 하다.

◆ 국산 MMORPG의 명가 엔씨소프트의 e스포츠 처녀작, 블레이드앤소울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이하 '블소') 역시 RPG e스포츠화에 앞장서고 있다.

RPG 특유의 RvR(Realm Versus Realm) 시스템을 이용해 유저의 PvP 욕구를 자극 시킨 블소는 이후 비무장을 업데이트하면서 e스포츠의 길을 걷고 있다.

이후 국내에서는 각종 비무연과 비무제 행사를 치르며 PvP를 활성화했고 2014년에는 결국 용쟁호투라는 이름으로 한중전까지 펼치면서 국내 시장을 넘어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2014년 용쟁호투가 중국 선수를 초청한 느낌이 강했다면, 2015년에서는 본격적인 월드챔피언십의 개막이었다. 용쟁호투에 참석했던 중국은 물론 새롭게 서비스를 시작한 일본과 대만까지 월드챔피언십 16강 토너먼트에 참석하면서 본격적인 e스포츠 판이 만들어진 듯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2015 월드챔피언십

물론 블소 역시 e스포츠를 하면서 RPG 특유의 여러 문제점을 보이긴 했다. 직업 간 상성이 극명한 경우도 일부 존재했으며, 밸런스 적으로 뒤쳐진 일부 캐릭터는 계속해서 대회 초반에 떨어지면서 상위권에서 '없는' 캐릭터 취급을 받는 등의 아쉬움도 보였다.


▲ 2015년 비무 최대 이슈라면 단언컨대 주술사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엔씨소프트는 시즌 공백기마다 밸런스 패치를 단행하고 적응기를 주고 있으며, 개인전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는 부분에 태그 매치와 용오름 계곡 등 새로운 콘텐츠로 변화를 주고 있다.

한편, 블소는 2016년 1월 19일 북미와 유럽에 론칭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2016년에는 더욱 많은 국가의 선수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PG 장르의 e스포츠화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RTS 장르에 비해 대중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직업간의 상성, 밸런스, 진입장벽 등 여러부분에 있어 e스포츠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게임과는 거리가 먼 부분이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른 e스포츠 게임에서 볼 수 없는 일대일의 직관적인 전투가 RPG e스포츠만의 매력임에는 틀림없다.

2015년 새롭게 다져놓은 던파와 블소는 2016년 더 크게 비상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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