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온라인게임에서 '자동 전투'는 일반적인 유저들은 정당하지 못한 게임 행위라는 인식이 있었다.
흔히 '오토(AUTO)'라 불리던 자동 전투는 (게임사에서 인정하지 않는) 불법 프로그램과 매크로 등을 사용해 일정 지역에서 반복적인 행동으로 유저들의 퀘스트 수행이나 레벨업을 방해하는 행위로 간주됐고 게임사들은 오토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하거나 시스템 상으로 자동 사냥이 불가능하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시대에 등장한 모바일게임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자동 전투 시스템을 탑재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점점 유저들 사이에서 자동 전투는 게임 내 편의 기능으로 인식됐다.
자동 전투 시스템은 바쁜 일상 속에서 틈틈이 시간을 내 게임을 플레이하는 라이트 유저나 스마트폰을 통한 조작에 어려움을 느끼는 유저들이 쉽게 모바일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줬고 시간과 장소의 제한이 적은 모바일게임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비교적 플레이 시간이 긴 RPG(역할수행게임) 장르 뿐 아니라 가볍게 한판 한판 즐길 수 있는 캐주얼 장르에서도 게이머의 행동을 대신해 주는 자동 플레이 시스템이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스마트폰게임 시장에서 자동 사냥을 최초로 도입해 성공적인 결과를 낸 '헬로히어로'와 캐주얼 보드게임 맞고에 자동 치기 시스템을 도입한 '프렌즈맞고 for Kakao(이하 프렌즈맞고)', 디펜스 게임에 자동 사냥 시스템을 추가한 팔라독 시리즈의 최신작 '팔라독앤히어로즈'를 소개하고 최근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유행 중인 자동 전투 시스템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 '헬로히어로'의 성공으로 급부상한 자동 전투 시스템
핀콘의 '헬로히어로'는 2013년 2월 출시됐다. 당시 모바일게임 시장은 애니팡-캔디팡-다함께차차차 등 캐주얼 장르의 게임이 인기를 끌던 시기를 이어 받아 첫 선을 보인 스마트폰 RPG로 자동 전투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었다.
백여 개의 스테이지와 수백 종의 캐릭터, 전 서버 이용자가 참여하는 레이드, 실시간 일대일 대결, 타임어택 등 온라인게임에 버금가는 콘텐츠로 발매 당시 많은 주목을 받은 헬로히어로는 자동 전투를 내세운 모바일 RPG라는 점에서 특히 더 주목받았다. 당시만 해도 RPG는 하나의 캐릭터를 골라 직접 조종하여 성장시키는 것이 핵심이라는 통념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유저들의 우려와 달리 자동 전투의 도입은 캐릭터 육성이 중심인 헬로히어로에 매우 적합했고 다양한 연령층이 방대하고 복잡한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특징이 있어 이후 출시되는 모바일 RPG 게임에 필수 시스템이 됐다.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헬로히어로의 자동 전투는 바쁜 게임 유저들의 생활 패턴과 제한적인 모바일 환경(유저 컨트롤, 네트워크 등)을 고려해 최대한 간편하게 게임에 유저를 참여시키고 그에 따른 결과를 공유하기 위해 도입된 시스템이다"며 "자동 사냥의 경우 편의성과 몰입도 사이에서 균형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많은 게임사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헬로히어로는 전 세계 1500만 유저를 보유하고 있으며 올 5월에는 삼성 스마트TV 서비스로 출시돼 PC, 스마트TV 등의 플랫폼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헬로히어로는 자동 전투 시스템을 처음 모바일 RPG에 도입해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다.
◆ 규칙따위 몰라도 OK, 맞고도 이제 자동화시대 '프렌즈 맞고'
지난 2일 출시된 엔진의 '프렌즈맞고'는 국내 맞고 게임으로는 최초로 자동 치기의 개념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프렌즈맞고는 이용자들과의 실시간 대전은 물론 컴퓨터와 대결해 보상을 얻을 수 있는 ‘보너스 대전’ 등 혼자서도 즐길 수 있고 다른 맞고 게임보다 캐주얼 성을 강조한 게임이다.
특히 자동 치기 시스템으로 빠른 캐릭터 육성이 가능해 재화(게임머니)를 쉽게 모을 수 있고 맞고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이 자동 치기를 보며 맞고의 기본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 캐주얼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실제로 맞고를 잘 모르는 기자가 자동 치기로만 게임을 진행해 본 결과 10판 중 6판에 승리하는 결과를 얻었으며 이후 패 선택에 어려움이 있을 때도 자동 치기를 이용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관련해 엔진 한 관계자는 "프렌즈맞고는 맞고를 잘 모르는 초보자도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모바일보드게임을 지향하고 있다"라며 "기존 맞고 게임보다 더욱 캐주얼 함을 강조하기 위해 스마트폰 환경에 최적화된 자동 치기와 추천 패 기능 등을 넣어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 프렌즈맞고는 자동치기 시스템을 도입해 캐주얼성을 더욱 강조했다.
◆ 디펜스 게임이 어렵다고? 자동사냥 품은 '팔라독앤히어로즈'
모바일 디펜스 게임을 대표하는 팔라독 시리즈의 최신작 '팔라독앤히어로즈'도 자동 전투를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구글플레이를 통해 출시된 디앱스게임즈의 팔라독앤히어로즈는 매 스테이지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캐릭터와 마법중첩, PVP 시스템이 특징인 게임으로 전작에 비해 캐릭터 육성 쪽이 강화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자동 전투 시스템이 큰 몫을 하고 있는데 주목할만한 것은 자동 사냥이 끝난 후 알아서 해당 스테이지를 반복적으로 수행한다는 것.
한 번 클리어한 스테이지에 한해 자동 전투를 끝내고 나면 다시 플레이한다는 문구와 함께 10초의 카운트가 시작되고 이때 확인을 누르면 다음 스테이지로 이어지고 반복하기를 누르거나 10초를 기다리면 그대로 해당 스테이지가 자동 전투로 진행된다.
즉 유저는 경험치나 아이템 획득 효율이 높은 스테이지를 매번 선택할 필요 없이 편하게 반복할 수 있고 자신의 캐릭터를 더욱 편하게 육성해 더 높은 단계에 도전할 수 있다.
관련해 개발사인 페이즈캣 한 관계자는 "팔라독앤히어로즈에는 기존 디펜스 요소보다는 RPG의 성장요소들이 많이 추가돼있고 이로 인해 파밍을 해야 하는 구간들이 생기기 마련이다"라며 "유저 입장에서 파밍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게 하려고 디펜스 장르임에도 자동 전투 기능을 추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밖에 출시 중인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장르를 불문하고 자동 플레이 시스템을 도입해 유저들에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 디펜스 게임인 팔라독앤히어로즈는 RPG 요소를 부각하기위해 자동 사냥 기능을 도입했다.
자동 전투 혹은 자동 플레이는 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시스템으로 유저 편의성을 극대화해 게임에 쉽게 참여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최근에는 RPG 뿐아니라 캐주얼 게임이나 디펜스 등 다양한 장르에서도 자동 플레이 시스템이 도입돼 모바일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과도한 자동 시스템의 남용은 자칫 게임 고유의 재미를 반감시키거나 조작감을 저해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실제로 한 모바일 게임 개발사의 경우 "과도한 자동 전투 때문에 단조로움을 느낀다는 피드백과 조작감을 살리는 데 더 많은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가장 많이 접수되고 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때문에 어찌 보면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 플레이 시스템을 게임 콘텐츠에 적절히 녹여 기본적인 재미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게임에 집중하게끔 하는 것이 현시대 게임사들의 과제라 생각한다.
덧붙여 내년에는 자동 플레이 시스템뿐 아니라 유저 편의성과 몰입도를 높여줄 새로운 시스템 등장하길 기대한다.

[이동준 기자 rebell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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