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은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자사 사옥에서 'NDC2015'를 개최했다. 2007년 33개 세션에 소규모 사내행사로 시작됐던 NDC는 2011년부터 대외에 공개했고, 올해는 '패스파인더'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99개 세션을 준비했다.
행사 이틀째인 20일 공공지원센터 지하2층에서는 블루홀 스튜디오의 김낙형 전 라이브팀장이 '8년동안 테라에서 배운 8가지 교훈'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게임 개발자 지망생들을 위한 강연으로 유저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테라의 예로 풀어냈다.
1. 성공은 의외의 곳에서 일어난다.
지금이야 테라하면 엘린을 떠올리지만 실제 전략적으로 가장 공을 들인 캐릭터는 케스타닉이라 말했다. 초기 테라의 포스터에 케스타닉이 중심에 위치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는 것. 개발 초기에는 소수 유저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제작돼 '포포리 여성'이라고 불리던 캐릭터가 인기의 중심에 올라간 셈이다.
김팀장은 또 다른 예로 엘린 '학교 수영복(스쿨미즈)' 대박 에피소드를 꺼냈다. 일본서비스 인기가 떨어질 무렵 일본 라이브팀에서 스쿨미즈 디자인을 의뢰했는데 원래 기획에도 없던 아이템이었지만 제작이 어렵지 않아 큰 기대없이 만들었다는 것.
결과적으로 학교 수영복은 일본서버에서 폭발적인 판매고를 올려 국내 판매된 모든 수영복의 판매량보다 많은 수가 판매됐다고 말했다.
2 세상은 생각보다 빨리 변한다.
김팀장은 "테라를 개발할 당시 퀘스트는 그리 중요한 콘텐츠가 아니었지만 출시가 임박했을 때는 아주 중요한 콘텐츠가 된 상태였다"는 말로 게임계의 빠른 변화를 피력했다. 즉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의 상황을 파악하고 적용하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실패작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다른 예로 부분유료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결정이 늦거나 적용이 늦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전사적 프로젝트로 진행했다는 것. 이는 지금도 게임을 개발하는데 기본 원칙임을 강조했다.
3. 재미는 아이디어가 아닌 밸런스에서 나온다.
김팀장은 게임, 특히 MMORPG의 진정한 재미는 밸런싱에서 나오며 이를 잃은 게임은 그 가치를 잃은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예로 들며 필요성과 시행법은 알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테라의 경우 런칭 전 특공대로 불리우는 15인 규모의 테스터를 모집해 하루 10시간, 2달 이상 밸런싱을 했음에도 더 빨리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점을 내세웠다.

4. 리텐션(고객유지전략)은 진짜 중요하다.
"게임을 평가하는 유일한 가치는 리텐션이 될지도 모른다" 4장을 열며 시작한 첫 마디다. 유저가 조금이라도 오래 게임을 즐기게 하는 것은 완성도, 재미, 이벤트 등 다양한 방법이 있기에 결고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덧붙였다.
아주 어려운 숙제지만 수치로 측정이 가능하기에 항상 주시하면 향후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햇다.
5. 친분은 휘발되지만 실적은 남아 신뢰가 된다.
게임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물이기에 개발을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누구와 일을 해야되느냐'라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친한 사람'을 선택하게 되는데 이는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해가 된다는 것이 김팀장의 설명이다.
"어떤 사람인지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해낸 사람이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하며 리더쉽의 본질 역시 지도자의 자질이나 카리스마보다 어떤 실적을 가지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도 덧붙였다.
6. 대규모 제작이란 결국 책임 회피와의 끝없는 싸움이다.
여러팀이 얽힌 업무는 필연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때 책임 소재가 분산돼 의사 결정이 지연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큰 조직일 수록 이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
이에 김팀장은 합리적인 책임분산을 위한 실질적 책임자가 필요하는 것을 강조했다. 프로젝트의 규모가 클 수록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중요해지는데 이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보다 '누가' 해결하느냐가 중요해진다는 것.
7. 개발과 경영은 분리할 수 없다.
"많은 개발자가 개발과 경영은 대립적 구도로 바라본다. 하지만 이는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김팀장의 첫마디다. 경영은 조직의 목표를 위해 자원활용에 대한 결정과 실행을 하는 조직이기에 개발에 신경을 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 경영자의 결정과 개발자의 생각이 대립하는 경우가 있어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일을 줄이기 위해 개발자도 경영에 대한 공부가 필수임을 강조했다. 매출만을 위한 경영, 재미만을 위한 개발을 내세우면 반드시 실패하기 때문에 경영과 개발의 상호 이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8. 온라인 게임은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업
비지니스는 사업모델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달라진다. 콘솔은 만들어 파는 판매의 개념이 강하고 월정액 게임은 게임 이용권을 팔기 때문에 리스와 비슷한 개념이라는 것.
김팀장은 '그렇다면 테라같은 부분 유료화 게임은 뭘까?'라는 질문에 "게임은 플레이를 통해 얻는 재미있는 시간과 경험을 얻는 것이며 부분 유료화 게임은 거기에 돈을 투자하면 더 재미있는 시간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 정의했다. 즐거운 경험을 판매한다는 것은 오락실 시절부터 바뀌지 않았지만 게임의 형태는 계속 변해가고 있으니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한 온라인 게임의 최대 특징인 커뮤니티의 가치도 강조했다. 완성도만 집중한 온라인 게임은 실패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고 오히려 완성도가 떨어져도 커뮤니티에 재미를 느낀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이는 10년 이상 장수한 게임이 가장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김팀장은 마지막으로 "이상이 8년간 테라를 개발/서비스하면서 얻은 지식이다."고 말하며 "부족한 지식이지만 누구에게나 도움이 됐으나 좋겠다."는 말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