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을 꾸지만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청춘들이 있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을 좋아하고 해당 분야에 진출하고 싶은 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정작 꿈을 향한 실천은 더디기만 하다.
이태성 게임 기획자는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서 열린 넥스개발자컨퍼런스(NDC2015)에서 "게임 기획 지망생에게 들려주는 괜찮은 이야기'란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현재 넥슨코리아에서 '버블파이터' '카운터스트라이크온라인' 등 다수의 게임 개발에 참여해온 경력 10년의 베테랑 기획자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그 역시 마음만 앞서고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 있었다.
이날 이태성 기획자는 풋내기 시절의 기억을 되살려 자신의 경험담을 쏟아냈다. 그는 "중 고등학교 시절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었지만 개념이 부족했다. 뭘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게임만 했다"며 "그러다 방향을 결정짓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블랙앤화이트'을 접한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앤화이트'는 2001년 갓게임 장르의 창시자 피터 몰리뉴가 개발한 PC게임으로 유저가 인류의 문명과 종교, 선과 악 등 모든 것을 관장하는 신이 되어 세상을 다스리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태성 기획자는 "블랙앤화이트에는 멋지지 않은 캐릭터만 나온다. 구경하는 것만으로 재미있어 보이는 게임과 달리 블랙앤화이트의 겉모습은 전혀 재미없어 보였다"면서 "하지만 직접 게임을 플레이해보니 이야기가 달라졌다.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는 기획력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기획자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을 과감히 포기하고 곧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게임학과가 있는 대학에 합격했지만 졸업과 군대까지 약 5년 이상의 시간이 허비된다는 게 아쉬웠다.
이 기획자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MMORPG를 만드는 회사', '2개 이상의 회사에 동시 지원하지 않기',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구성' 등 자신만의 몇 가지 기준을 세웠고 실행에 옮겼다.
자기소개서는 고등학교 때의 특이한 경험과 다양한 게임 관련 활동을 중심으로 작성했다. 그 결과 면접에서 블랙앤화이트 에피소드에 큰 관심을 보였고 쉽게 답변할 수 있었다. 경험을 부각시키면 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이태성 기획자는 강조했다.
또한 기획서 관련 포트폴리오는 3개를 넘지 않았다. 면접관은 1~2장만 봐도 대충 실력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포트폴리오는 최대한 중복되지 않고 회사가 필요로 하는 포지션에 맞도록 구성했다.
"두려워 말라. 신입인 걸 알고 있다."
이태성 기획자는 입사를 앞두고 별의별 고민에 빠졌다. 회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봐 불안했던 것이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회사는 절대 신입에게 무리한 업무를 강요하지 않는다. 업무 초반 개발 및 서비스 중인 게임을 플레이하고 분석 및 피드백을 제출하라고 권유한다. 생각보다 할 일이 없어 고민에 빠질 정도였다."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던 이 기획자는 회사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의 모든 기획서를 다 찾아서 정독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기획서를 쓰는지 궁금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프로젝트 이해와 업무 스타일을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됐다.
"커뮤니티 사이트를 탐독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유저들의 불만을 미리 확인하면 개선 사항에 대한 아이디어를 토론할 때 유용하다."
그는 게임 기획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많은 게임과 책을 접할 것을 천했다. 게임을 많이 플레이할수록 자신의 경험에 보다 디테일한 기획을 더할 수 있으며 각종 서적을 통해 게임에 적합한 소재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태성 기획자는 "혼자 꾸는 꿈은 꿈으로만 남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며 "꼭 게임 기획자의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웅 기자 csage82@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