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소년의 심야시간 온라인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대표적 게임 규제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한 철폐 논의가 재점화될 전망이다.
8일 문화연대는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강제적 게임셧다운제 위헌보고서'를 발간했다며 이달 중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셧다운제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시간(자정~오전 6시)대 인터넷 온라인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제도로, 지난 2011년 11월 일부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행됐다.
◆ 이병찬 변호사 "강제젹 셧다운제, 6가지 기본권 침해"
보고서 집필에 참여한 법무법인 정진의 이병찬 변호사는 "제도 시행이 3년차에 들어서면서 사업자와 청소년 모두 규제에 대한 저항감을 상실하고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 들이는 분위기"라며 "그러나 규제가 고착화돼 국민이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이 때문에 부당한 규제가 정당한 규제가 될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은 물론 부모, 게임사의 권리도 침해하고 있다"며 "더욱이 이 제도로 인해 게임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짙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라도 빨리 이를 제거하는 것이 사회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강제적 셧다운제는 크게 6가지의 기본권을 침해한다.
청소년의 경우 ▲게임을 할 권리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 ▲평등권 등 3가지 기본권을, 게임업계는 ▲표현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 부모는 ▲교육권을 침해받는다.
물론 기본권이라고 해서 언제나 무제한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 등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기본권 제한이 지나치게 과도해 침해의 정도에 이르게 되면 이는 위헌에 해당하는데, 여기서 기본권의 합리적인 제한이니 여부는 과잉금지의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그런데 청소년보호법 제27조 제1항에서는 인터넷게임 중독은 '인터넷게임의 지나친 이용으로 인해 인터넷게임 이용자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회복할 수 없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기능 손상을 입은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지나친 이용'을 합리적으로 해석했을 때 장시간의 이용을 말하는 것이지 심야시간대 이용을 말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이 변호사의 견해다.
이 변호사는 "게임중독이란 게임을 얼마나 오래 하느냐의 문제이지, 게임을 언제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는 하루에 소주 3병 이상 마시는 사람을 알코올 중독자라고 정의, 음주를 규제할 수는 있어도 12시 이후에 소주를 마시는 사람을 알코올 중독자라고 정의해 규제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한 셧다운제는 청소년이 자신의 인격을 자유롭게 발현할 수 있는 권리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로는 2012년 한 중학생 프로게이머가 강제적 셧다운제로 인해 프랑스에서 개최된 대회에서 게임 도중 퇴장 당한 사례가 꼽힌다.
이와 관련 이 변호사는 "헌법재판소는 1993년 18세 미만자가 당구장에 출입할 수 없도록 한 법이 '당구를 통해 자신의 소질과 취미를 살리려는 소년에 대해 당구를 금하는 것은 헌법상 보장된 행복추구권의 한 내용인 일반적인 행동자유권의 침해가 될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며 "김연아 선수가 연습할 공간이 없어 심야에 빙상장을 빌려 연습했던 것을 생각해 보라"고 말하기도 했다.
◆ 청소년·부모·기업 모두 '기본권' 침해
청소년들 외에 게임기업들도 표현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받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헌법에서 말하는 직업선택의 자유란 자기가 선택한 직업을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수행항 있는 자유를 포함한다. 그런데 게임 셧다운제가 시행되면 게임사들은 16세 미만 청소년을 대상으로 0시부터 6시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되므로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발생한다.
특히 비대면 가입을 전제로 하는 게임서비스의 특성상 청소년들이 부모나 다른 성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게임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엔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처럼 쉽게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기 때문에 셧다운제를 통해 게임과몰입을 예방 및 방지한다는 것은 청소년은 물론 게임사에게도 현실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부모 역시 자신의 자녀를 교육할 권리를 침해받고 있다고 전했다. 부모가 자녀의 심야시간 게임을 허용할지 여부는 부모의 교육철학, 자녀의 적성 및 진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부모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하며, 국가가 이에 개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게임중독을 야기하는 것은 게임의 중독성이 아니라 학업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라며 "강제적 셧다운제는 게임중독의 원인을 '게임의 중독성'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러한 근본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사 게임에 대한 규제가 아무리 강력해져도 우리사회는 청소년들의 게임중독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화연대는 2011년 10월 말 학부모와 청소년들로 구성된 청구인단을 꾸리고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 헌재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류세나 기자 cream53@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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