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아버지 ´컴백´ …실패가 자산이 되는 게임사, 미리내

원조 스타트업, 미리내게임즈…"1세대 개발자의 힘 보여줄 것"

변화는 거대한 기업을 통해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거대한 기업라고해서 변화를 주도하는 것만도 아니다. 90년대 후반 뜻이 맞는 이들이 의기투합해 탄생한 것이 바로 온라인게임이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한 것이 오늘날의 넥슨과 엔씨소프트다.

15년이 넘게 흐른 지금도 대한민국 어디에선가 세상을 놀라게할만한 게임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게임조선에서는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미래 역군이 모여있는 글로벌허브센터에서 구슬 땀을 흘리고 있는 개발사를 찾았다. <편집자 주>

▲ 정재성 미리내게임즈 대표

국내게임산업의 1세대 개척자 정재성 대표가 돌아온다. 국내 게임계에 씨앗을 뿌렸던 그가 미래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열매를 맺기 위해 긴 잠행을 깨고 용트림을 시작한다.

대한민국이 게임서 세계 최고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1세대 개발자들의 도전 덕분이다. 이들은 마니아 문화에 머물렀던 게임을 산업으로, 문화로 나아가는 토대를 마련했다.

정재성 미리내게임즈 대표는 국내 최초 상용화 PC패키지게임 '그날이오면'을 선보인 개발자이자 불모지였던 80~90년대 국내게임산업을 개척하고 발전시킨 역사의 산증인이다. 그가 설립한 미리내소프트는 당시 개발자들의 게임사관학교로 불리며 수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이런 그가 2006년 이후 7년 동안의 긴 잠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프로젝트NX'와 '그날이오면' '루시' 등 3개의 모바일게임을 만들고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젝트NX'는 PC온라인과 연동되는 크로스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다.

◆ 허진호 크레이지피쉬 대표와 인연, 국내 게임업계 복귀로 이어져

정재성 대표의 복귀는 허진호 크레이지피쉬 대표와 함께이기 때문에 더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허 대표의 크레이지피쉬는 미리내게임즈가 개발하는 모든 게임의 국내 배급을 맡을 예정이다.

허 대표는 세계 최고의 MMORPG '리니지'를 발굴한 장본인일 뿐만 아니라 아이네트 대표이사를 시작으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 NHN 사외이사, 네오위즈인터넷 대표이사를 역임한 한국 게임사의 거장이다.

'리니지'는 현재 송재경과 엔씨소프트라는 대명사로 대변되고 있지만 그 뒤에 숨은 진정한 조력자로 허진호 대표가 꼽힌다. 허 대표는 1998년 당시 자신이 설립한 아이네트에서 송재경과 함께 '리니지'를 개발하고 있었고 엔씨소프트는 아이네트의 게임개발 부문을 인수해 1999년 '리니지'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재성 대표는 "허 박사님의 설득이 없었다면 국내 복귀는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2~3년 내 '리니지' 탄생 때와 같은 시장 혁명의 시기가 올 것이라는 말에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PC와 인터넷의 등장으로 '리니지'와 같은 게임이 나올 수 있었던 것처럼 스마트폰의 무한진화로 또 다른 시장이 열릴 것이라며 미리내의 미래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했다.

"2~3년 내에 PC와 모바일이 완벽히 연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리내게임즈는 그때를 대비해 다양한 장르의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 프로젝트NX, 공중전 백미…모바일계 '던파'

미리내게임즈의 처녀작은 '프로젝트NX'다. 이 게임은 크로스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8월 모바일 버전을 시작으로 12월 PC온라인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프로젝트NX'는 이미 텐센트, CJ E&M 넷마블, 크레이지피쉬와 400만 달러(약 50억원) 규모의 퍼블리싱 계약이 체결될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텐센트는 중국, 넷마블은 PC온라인, 크레이지피쉬는 모바일 퍼블리싱을 담당한다.

'프로젝트NX'는 '던전앤파이터'류 액션 MORPG로 이용자는 지상은 물론 공중까지 자유롭게 이동하며 적 몬스터와 전투를 펼친다. 수십 종의 영웅 캐릭터는 물론 다양한 장비까지 갖춰 PC온라인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정재성 대표는 "프로젝트NX는 2~3년 후 열릴 크로스플랫폼 시장을 보고 준비한 게임"이라며 "멀티플레이는 물론 PVP까지 PC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 콘텐츠가 들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미리내게임즈는 캐주얼 SNG '루시'를 올 8월 출시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루시는 콘솔게임 '동물의숲'을 모바일 SNG로 만든 것으로 상상하면 이해하기 쉽다"며 "특허 기술이 적용돼 바닥은 물론 건물까지 모두 꾸밀 수 있어 아기자기한 면에서는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리내게임즈는 다수 IP(지적재산권)를 보유한 알짜 회사다. 현재 정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IP만 약 50여개.

이 회사는 고전 명작 '그날이오면'과 같은 국내 이용자에게 익숙한 IP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에인션트오브드래곤' '풀메탈자켓' 등을 보유해 해외 시장 진출에 큰 이점을 갖고 있다.

◆ '실패는 자산이다'…창의적 작품 만들 터

미리내게임즈의 목표는 대박이 아니라 라인업 구축이다. 그래서 팀원의 도전과 아이디어가 중요하다는 게 정 대표의 생각이다.

정재성 대표는 "성공을 떠나 도전한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며 "후발 주자가 성공할 수 있도록 토대를 다지고 개척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모험하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싶다"는 정 대표는 이를 직접 실천하고 있다.

먼저 미리내게임즈는 매출의 5%를 직원에게 인센티브로 주는 파격 복지 규정을 두고 있다. 영업이익도 아니고 매출에서 쪼개 주는 만큼 모든 직원이 자기 회사처럼 일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

프로젝트에 실패했지만 도전한 팀에게 주는 인센티브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도전만 하더라도 매출에서 일정 비율 적립해둔 인센티브를 해당 팀에게 주는 것.

정재성 대표는 "영업이익이 아니라 매출에서 5%를 떼기 때문에 조작할 수 없는 투명한 배분이 이뤄진다"며 "이는 기업 문화를 바꾸기 위한 미리내게임즈의 작은 도전"이라고말했다.

영원히 흐르는 은하수처럼 '선구자' 미리내가 꾸준히 기억되는 개발사로 남길 바래본다.

▶ 미리내게임즈는?

2013.12 NX Project(온라인게임)서비스 예정
2013.08 아스란(MMORPG), 고스트헌터(Action MO), 캐논팡팡(미니) 핑거볼(미니), 루스2(SNG), 트리스탄(카드배틀) 개발 예정
2013.08 Lucy in the sky with diamond”서비스 예정
2013.08 NX 모바일 게임 출시 예정
2013.07 그날이오면 3.5 3D 서비스 예정
2013.07 시뮬레이션 SNG 제왕삼국지개발완료 예정
2013.02 미리내게임즈를 모바일과 온라인 게임개발 사로 분할
2012.10 차세대 모바일 게임 삼국지외 1종 개발 시작

▶ 정재성 대표이사

2012 ~ 현재 미리내게임즈 대표이사
2011.3 ~ 2011.9 Open GL/ES1~2 엔진(Mesa 3D 포팅 및 개발)
2009 ~ 2012 미국 EON SMART CTO(최고 기술 이사)
2005 ~ 2006 차세대3D모바일 엔진 개발 및 설계 진행 및 차세대 3D 입체 설계 및 개발 업그레이드
2003 차세대3D모바일 엔진 개발 및 설계, 온라인 게임 칸 개발 기획 및 지휘, 온라인게임 음성100채널 합성 칩 개발지휘
2001.6 ~ 2006 미리내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2000.5 ~ 2006 로고스텍 대표이사
1997 네크론 개발 지휘(미국,독일,중국수출), 세가 세턴/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공동개발 (일본 – Infiny(신일본제철 자회사))
1994 그날이오면 4
1993 그날이오면 3, 고속 압축 알고리즘 개발
1992 자유의투사
1989 그날이오면 2, 영상 프로세싱칩 알고리즘 설계
1987 미리내소프트웨어 설립, '그날이오면' 개발

▶ 저서

1998 Reahat5.0 Network
1997 고급사용자를 위한 Assamble과 C의 만남
1996 API모듈을 이용한 C프로그래밍, Xwindow프로그래밍
1995 게임 제작자를 위한 도구(제작 툴 대장간), 초보자를 Linux 가이드 북, 중급자를 위한 Linux Network

▲ 프로젝트NX 시연 영상

▲ 프로젝트N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