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초부터 서브컬처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그 이름이 드디어 우리 곁으로 왔습니다. 하나의 프랜차이즈를 성공시켰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족적을 남긴, 스타 프로듀서 '해묘'가 제시하는 새로운 비전은 무엇일까 하는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 속에서 말이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리프라인'이 선보이는 '명일방주: 엔드필드'는 2026년 상반기 최대 기대작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아주 영리하고도 묵직한 한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사실 이 게임의 첫인상은 완벽에 가까운 오프닝에서 결정됩니다.

뭔가 보통 일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는 비주얼 = 게임조선 촬영

서브컬처 장르를 즐기는 유저들이 무엇에 열광하고, 어디서 전율을 느끼는지 개발진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화면을 압도하는 오프닝 시퀀스는 단순히 화려함을 넘어, 우리가 왜 이 낯선 행성 '탈로스 II'의 관리자가 되어야 하는지를 단숨에 납득시키죠.

설렌다

아무리 못 알아봤다지만 사과를 이렇게... = 게임조선 촬영
캐릭터들의 매력 또한 전작의 유전자를 훌륭하게 이어받았습니다. '명일방주' 특유의 절제되면서도 세련된 외형, 그리고 각자의 서사를 품은 개성 넘치는 디자인은 소유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단순히 예쁘고 멋진 것을 넘어, 세계관과 맞물려 돌아가는 이들의 설정은 다시 한번 우리를 '덕질'의 늪으로 인도합니다.

4인 분대 전투 단위의 전투 매커니즘 역시 흥미롭습니다.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익숙한 캐주얼 액션의 맛을 살리면서도, 마치 전장을 조망하는 전술적인 '지휘'의 재미를 한 그릇에 담아냈습니다.

각 오퍼레이터의 스킬이나 속성, 원소 시너지를 조합한 콤보 방식을 기본으로 차용했고, 자칫 복잡할 수 있는 실시간 전투를 누구나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도록 영리하게 설계했습니다.
단수가 쌓이는 공격과 저스트 회피, 각종 팝업 스킬로 전투의 변주를 구성해둔 점은, 내 손가락이 바쁘게 움직이는 재미와 내 머릿속 설계대로 판이 짜이는 쾌감이 공존하는 기묘한 밸런스를 보여줍니다.


무엇보다도 밀도 높게 설계된 '탐험'의 묘미를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단순히 넓기만 한 벌판이 아니라, 필드 곳곳에 탐험욕을 자극하는 기믹들이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지형의 고저차를 활용한 입체적인 동선이나, 논리적인 사고를 요구하는 퍼즐 요소들은 유저로 하여금 "저 언덕 너머엔 무엇이 숨겨져 있을까" 혹은 "저기 있는 저 상자 쪽으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원초적인 궁금증을 자극합니다.

탈로스 II에서 '짜증'보다 '궁금증', '도전욕'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단순히 아이템을 줍는 행위를 넘어, 철저히 계산된 환경 속에서 숨겨진 요소를 찾아 헤매는 과정 자체가 어드벤처 RPG로서의 완성도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공업 시스템'을 통한 '행성 개척' 콘텐츠죠. 사실 '명일방주'란 이름에서 '찐서브컬처'를 기대하고, 처음 접하신 분들은 '행성 개척'이나 '자동화 공정' 같은 시뮬레이션 키워드는 다소 생소한 영역일지 모릅니다.

'엔드필드'는 이 차가운 기계적 메커니즘을 매력적인 서사와 결합해 서브컬처의 문법으로 기가 막히게 말아줍니다.
철저하게 계산된 스토리를 따라가고, 필요에 따라 행성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기지를 구축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돌리는 것에 관심이 붙고, 여기서 재미에 빠져들게 됩니다. 전혀 관심 없던 분야를 '가장 유니크한 즐거움'으로 바꿔놓는 마법을 부린 셈입니다.
기지를 세우고, 전력을 연결하는 과정이 유기적으로 진행되면서 시뮬레이션에 전혀 관심 없던 유저들조차 어느새 효율적인 공장 배치에 몰두하게 되는 강력한 흡입력은, 생소함을 새로운 중독성으로 치환해낸 셈입니다.

물론, 이 광활한 개척지가 마냥 친절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우선 초반부터 쏟아지는 정보량이 워낙 방대하다 보니 초반 진입 장벽이 꽤 있는 편입니다. 캐릭터 육성과 오픈월드 탐험도 바쁜데, 공장 시뮬레이션과 행성 개척의 메커니즘이 명일방주 시리즈 특유의 고유명사로 쏟아지니 자칫 꽤나 벅찬 숙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빨리 자동화 완성하고 해치우고 싶은데 계속 발로 뛰며 전선 깔고 짚라인 신경써서 깔아야 하는 입장은 답답할 수 있겠습니다. 최소한의 운영을 위한 간소화 추천 모드 정도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일방주: 엔드필드'는 흔한 '서브컬처', 흔한 '오픈월드' 사이에서 갈증을 느끼던 유저들에게 선사하는 '종합선물세트'임에 분명합니다.
익숙한 '아는 맛'의 캐릭터성과 전혀 새로운 '개척의 맛'이 공존하는 이 묘한 구성은, 자신들만의 세계관,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고집스럽게 완성시킨 개발진의 자신감으로 비춰질 정도입니다. 심지어 그 고집스런 장인들이 이 시대 최고의 장인 집단 중 하나라면 더더욱 믿을 만 하겠죠.
넉넉한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이 광활한 행성의 관리자가 되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치밀하게 구축된 세계는 여러분이 어디서도 만나보지 못했던 색다른 모험의 시간을 선물해줄테니까요.
개발/배급 그리프라인
플랫폼 AOS / iOS / PC / PS 5
장르 3D 전략 RPG
출시일 2026년 1월 22일
게임특징
- 놀랍도록 아름답게 표현된 지적 유희
플랫폼 AOS / iOS / PC / PS 5
장르 3D 전략 RPG
출시일 2026년 1월 22일
게임특징
- 놀랍도록 아름답게 표현된 지적 유희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