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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웹젠과 하운드13이 선보이는 액션의 정권지르기 1만번 '드래곤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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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영화, 애니메이션에서 만드는 사람들의 이력은 중요도가 매우 높은 정보 중 하나다. 신작을 처음 발표했을 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배경과 캐릭터, 핵심 주제와 같은 내용들도 분명 가치 판단을 내리는 부분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해당 작품을 만들기 전까지 제작진이 어떤 작품을 만들어왔는지를 안다면 어느 정도 작품의 성향과 완성도를 유추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하운드13에서 개발하고 웹젠이 퍼블리싱하는 이 게임 '드래곤소드'는 불을 보듯 뻔한 작품에 가까웠다. 개발사의 전작인  '헌드레드 소울'을 통해 이들이 만드는 작품에서 액션성만큼은 충분히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됐지만, 이용자를 다소 피곤하게 만드는 레벨 디자인과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는 않은 서사로 인해 아쉽다는 인상을 지울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캐릭터 디자인도 행적도 오히려 너무 올드한 구성이라 최근을 기준으로는 참신하게 느껴질 정도
 
실제로 접한 '드래곤소드'는 예상한 그대로의 게임이었다. 자신이 품고 있는 비밀을 알지 못해 어느샌가 사건의 중심으로 휘말려 들어가는 주인공, 유쾌발랄 동료, 어떻게든 얼렁뚱땅 해결되는 사건이라는 조합을 통해 그야말로 올드 스쿨에 가까운 서사를 보여줬고, 중간중간 웃음을 주고 싶은 포인트가 무엇인지는 알겠는데 그것이 지나치게 간파되기 쉬운 패턴을 보여주는 탓에 크게 재미를 느낄 만한 부분이 없었다.
 
특히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정점을 달리고 있었던 것이 조니였다. 생긴 것은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데 실은 평판이 밑바닥을 달리는 용병단의 단장이라는 설정을 통한 부조리, 제대로 할 줄 아는 일은 없지만 어쩄든 임기응변 능력만큼은 뛰어난 동네 바보형스러운 모습이 주인공 옆을 지키는 조력자이자 개그캐릭터로 활용하기에는 찰떡같았지만 콘셉트에 너무 잡아먹힌 탓에 스크립트나 비중이 너무 과했다.
 
그러니까 형님이 왜 이런 주인공스러운 장면을 다 가져가시는 겁니까
 
국왕을 알현하는 장면에서조차 분수를 모르고 무릎을 꿇지 않겠다고 버티다가 단원들에게 철권제재를 당하고 이 국면에서는 주인공이 나서야겠지 싶은 부분까지 조니가 꼭 먼저 튀어나와서 일단 시선을 강탈하는 것이 가장 큰 악수였다. 똑같은 펀치라인을 우격다짐으로 넣는 것만큼 쉽게 질리는 개그 패턴은 없는데 그것이 주인공의 비중을 빼앗는 형태로 나타나니 이는 철저하게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하는 서사 기반의 오픈월드 게임에서는 명확한 약점에 가깝다.
 
심지어 이런 방식의 스토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거나 스토리 자체에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을 고려한 것인지 스킵 기능이 있긴 했는데 정작 스킵을 하면 이야기를 다시 볼 수도 없다. 만에 하나 시나리오 라이터가 치밀하게 복선을 배치하고 긴 호흡에 걸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것이라면 재평가를 받을 여지조차 없게 되는 것인데, 스토리의 진행 상황이 계정 전체에 묶이고 진행에도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왜 이런 설계가 들어간 것인지는 의문이다.
 
오픈월드 탐험은 퍼밀리어의 존재 유무에 따라 평가가 달라졌을지도 모를 수준
 
오히려 오픈월드는 생각보다는 훨씬 잘 나온 편이었다. 전체적으로 필드에 펼쳐져 있는 퍼즐과 기믹이 심심한 느낌이 있긴 해도 맵에 배치되어 있는 밀도와 간격의 밸런스가 좋았으며 기본적으로 액션을 잘 만드는 회사의 게임이라 그런지 탐험에 사용되는 조작의 반응성이나 플레이 체감도 제법 괜찮았다.
 
물론 캐릭터의 조작 방식은 철저히 합을 주고 받는 액션 게임의 형태에 가깝기에 캐릭터만 사용할 경우 필드 플레이가 그렇게 매끄럽게 굴러가지는 않는다. 긴급회피(구르기)를 홀드하여 달리기 상태에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낮은 크기의 단차는 벽을 차오르는 느낌으로 올라갈 수 있지만 지형을 붙들고 올라가는 파쿠르가 지원되지 않아 일반적인 형태의 오픈월드 ARPG와 다르다는 이질감을 느끼기 쉽다.
 
다만, 스토리를 조금만 진행하여 탈 것에 해당하는 퍼밀리어를 획득하면 그때부터는 우리가 익히 아는 오픈월드 ARPG의 모습으로 변모하게 된다. 퍼밀리어는 소환 딜레이나 쿨타임이 없고 공중에 뜬 상태에서 즉시 불러낼 수 있으며 활공과 등반에 스태미너를 요구하기는 해도 게이지 총량이나 소모값이 굉장히 후한 편이라 이른 시점부터 빠르고 속도감 있는 탐험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브레이크 이후 레이나가 공중콤보를 마운트로 연계하여 벽돌진 무력화를 유도하는 모습
 
액션은 제작진이 출시 전 인터뷰에서도 유독 자신감을 내비쳤던 분야인 만큼 정말 재미있게 뽑아낸 것이 특징이다. 호쾌한 타격감과 연출, 상황과 조건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QTE 위주의 콤보 플레이가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어 손이 제법 바쁘긴 해도 때리는 맛이 있고 보는 맛이 있는 액션을 제대로 만들어 놓았다.
 
QTE가 발생하여 태그스킬을 쓸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기본적으로 캐릭터 교대기가 꽤 높은 위력의 피해와 상태이상 유발치를 가지고 있으며 시스템 차원에서 스왑 플레이를 적극 권장하기 때문에 서포터 역할이 배정된 캐릭터들도 액션이 꽤나 다채롭고 재미있다.
 
심지어 채널링이나 그랩이 들어가는 몇몇 시그널스킬은 교대를 하더라도 끝까지 동작을 이행하기 때문에 합동 공격으로 순식간에 적의 슈퍼아머를 부수고 일방적으로 두들겨 패는 것이 가능하며, 오픈월드 ARPG에서 통상적으로 플랫폼을 넘나들거나 낙공(낙하 공격)의 트리거로만 작동하는 점프와 착지가 드래곤소드에서는 일부 채널링 스킬을 제외하면 동작을 즉발 캔슬하는 기능이 있어서 점프 공격-착지 공격-대시 공격을 연속으로 넣어버리는 메트로바니아 스타일의 액션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꽤 신선하게 다가오는 부분이었다.
 
플레이어와 합을 주고받는 몬스터와의 상호작용에서도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이쪽 분야에서 함정과 지형지물을 이용한 공략이야 기본 소양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그랩이 활성화된 캐릭터들이 몬스터의 머리에 올라타서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히고 시야를 방해하며 일시적인 무력화를 유발하거나 벽을 향한 돌진을 유도하여 다운시키는 모습은 능동적으로 상황과 환경을 조성하는 헌팅 액션 게임의 느낌까지 나서 드래곤소드는 그야말로 온갖 액션 게임의 좋은 점을 적절하게 벤치마킹해서 넣은 종합선물세트의 느낌을 주고 있었다. 
 

 
모 작품의 바바리안스러운 스킬셋을 가진 카스텔라가 반가웠다
 
드래곤소드를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느낀 점은 액션이 재미있고 만듦새가 좋지만 이것이 결국 오픈월드 ARPG라는 장르와는 미스매칭이라는 것이었다. 세계를 탐험하고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을 지상과제로 삼는 게임에 들어가기에는 드래곤소드의 액션은 너무 본격적이고 무거웠다.
 
특히 스왑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팀 단위의 오픈월드 ARPG에서 서포터들의 성능을 평가할 때 기준이 되는 버프 스킬의 업타임과 가동률을 알 수 있는 지속시간 및 쿨타임 정보가 스킬 툴팁에서 제공되지 않거나 중독, 화상과 같이 피해 유발 상태이상의 계수가 표기되지 않는 등 디테일한 부분에서도 단점이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성 하나만큼은 정말 기가 막히게 잘 깎아온 게임이었다. 안 그래도 액션에 일가견이 있는 제작진이 CBT에서 받은 피드백 중에서도 액션에 중점을 두고 개선을 진행했다고 하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인데,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으면서 액션 하나만으로 계속 플레이하는 것을 고려하게 만들 정도이니 액션 게임 마니아들에게 드래곤소드는 최소한 찍어서 먹어볼 만한 가치는 충분한 타이틀이지 않을까?
 
 
 
 

신호현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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