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기사는 니케 TERMINUS TICKET에 대한 감상을 담았으므로 스토리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TERMINUS TICKET BGM과 함께 감상하시면 이번 이야기의 의도에 조금 더 집중하실 수 있습니다.
삶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을 하나의 여정이라고 한다면 그 여정의 위대함은 가고자 하는 목적지의 화려함이 아니라 직접 자신의 발로 걸어온 궤적과 평생을 살아온 자신의 소신으로 마지막을 결정할 수 있는 인간의 존엄함에서 나온다.
'승리의 여신: 니케'가 겨울 시즌 이벤트 스토리로 선보인 'TERMINUS TICKET' 속 '노라'의 이야기는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의 위대한 서사를 완성한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 '노라'는 평범한 인간이다. 그리고 할머니 캐릭터다. 니케가 선보여온 수많은 매력적인 미형의 캐릭터들과는 확연히 다른 인물이다.

'노라'는 이제 지휘관들조차 너무나 당연한 공간이 되어버린 '방주'와 '지상'의 경계를 허무는 인물이다. '노라'는 방주 건축 전 지상을 기억하는 몇 안 되는 인물로, '노라'에게 있어 방주는 생명을 연장해 주는 안식처이면서도 또, 영혼을 가둔 감옥이었다. 그래서 '노라'는 '방주에 갇혔다'고 자조적으로 표현한다.
그녀의 인생은 이미 방주 밖에서의 삶보다 안에서의 삶이 더 길다. 수십 년 세월 동안 익숙해져 버린 방주의 가짜 하늘 아래서 순응하며 살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지상이라는 미지의 영역으로 다시 여행을 떠난다.
그것은 단순히 '살아남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강제로 멈춰진 자신의 여정, 즉, 다시 자신의 뜻대로 인생을 살아나가겠다는 인간의 숭고한 용기이자 위대한 여정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녀도 역시 사랑을 했다. 그녀가 그렇게 고향으로 가고자 했던 것은 수십 년 전 고향에 두고 온 연인 '루시안'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용서를 갈구하는 고행의 길이기도 했다.
여정 중에 우연히 만난 '홀로 살아 남은 사슴'을 위로하는 그녀의 모습은 사실 그녀 자신의 멈춰버린 과거를 치유하는 과정임을 말해준다. 누군가를 떠나 보내고,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누군가 죽어도 누군가를 살아가는 것처럼 생명은 그렇게 순환한다.
노인이 되어버린 '노라'의 늙은 몸은 여정 속에서 조금씩 죽어간다.
여행의 동료들은 '노라'의 건강을 염려해 방주로의 복귀를 제안하지만 '노라'는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 '노라'는 삶의 연명보다도 자신의 삶을 어디서, 어떻게 매듭지을 것인가-를 주체적으로 선택한다. '노라'는 이미 많은 잘못된 선택을 했고, 이를 평생을 후회해온 인물이다. 삶의 여정은 후회 속에서 비로소 길을 찾는 것이기에, 그녀는 인간이기에 삶을 살아가는 선택을 한다.
'노라'의 선택은 죽음과 다소 멀어진, 방주의 보호와 지상의 탈환이라는 맹목적인 삶을 살아가는 니케들에게도 울림을 준다. 니케들은 '노라'의 선택을 존중해 주고, 드디어 종착역에 그녀를 내려준다.
노인은 자신의 종착역에서 어린 아이처럼 목 놓아 흐느낀다. 삶의 여정을 더 풍성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이미 우리의 곁에 있었음을 비로소 깨달았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변치 않는 약속이기도 했다.

'노라'가 남긴 일기는 "살아라, 살아 남아서 너희의 여행을 이어가라"는 문장으로 끝을 맺는다. 노인의 여정은 열차의 다른 이들보다 일찍 끝이 났지만 곁에서 그 위대한 여정을 지켜보고, 일기장을 건네받는 니케들에게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노인이 남긴 삶의 기록은 많은 이들을 올바른 여정으로 이끌어주기에.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다. 자신의 과오와 슬픔, 잘못된 선택을 후회하고, 짊어진 채 끝까지 나아가는 존재다.
인간의 여정이 위대한 이유는 그 끝에 죽음이 기다리고 있음에도 사막의 놀라움을, 설산의 장엄함을, 매 순간 햇살을 따뜻함을 느끼고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부르며 묵묵히 나아가는 그 당연한 발자국이 남기 때문이다.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gamechosun.co.kr]

















